행위

단시삼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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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연 (토론 | 기여) 사용자의 2020년 6월 20일 (토) 20:34 판 (특징)

초기시


단시삼편



바람


바람이 분다
네나 나나 보지는 못하나
나무닙을 흔들고 간다


저녁


햇발이 서산을 넘엇다
우주는 황혼이 되고
넘어 가마귀 제집을 찾네


달빗


명랑한 달빗
꾸여진 창틈으로 빗취여들고
어렷슬 때 모든 생각
뷔인 머리 속으로 새여든다



1931년 5월 15일 매일신보에 발표. 김종회 교수에 의해 「단오명절」과 함께 2010년 9월 발굴되었다.

특징

  • 정갈한 언어들이 묘사된 정경을 평화로운 수평적 대상들로 바꾸고 있다.
  • 생략과 비유를 통해 보이지 않는 세계를 환기한다.
  • 사물들의 동일성을 재구성한다.

의의

이 시가 같은 시기에 창작된 동요의 수준을 뛰어 넘어 있다고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언어 능력 때문이다. 하나의 언어 표현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까지 환기하는 차원이 그것이다. 시적 압축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언어 능력은 순정한 마음의 동요적 언어와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라고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