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위

단시삼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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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연 (토론 | 기여) 사용자의 2020년 6월 20일 (토) 18:52 판 (초기시)

초기시


단시삼편



바람


바람이 분다
네나 나나 보지는 못하나
나무닙을 흔들고 간다


저녁


햇발이 서산을 넘엇다
우주는 황혼이 되고
넘어 가마귀 제집을 찾네


달빗


명랑한 달빗
꾸여진 창틈으로 빗취여들고
어렷슬 때 모든 생각
뷔인 머리 속으로 새여든다



1931년 5월 15일 매일신보에 발표.


시집 『골동품』에 수록되었다. 황순원이 『동광』(1931.7)에 「나의 꿈」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시인의 행보를 걷게 되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가 숭실중학교 재학 시절 『매일신보』를 중심으로 한 매체에 동요를 집중적으로 발표했다는 사실은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그는 당시의 동요 창작 청년들에게 전문적 인 창작자로 이미 충분히 인정되고 있는 상태였다. 애독자 층도 있어서, 황 순원이라는 필명으로 발표된 동요가 그 자신에 의해 제목만 바뀌어 재발표 된 것에 대해 표절 운운하는 사태도 있었다. 이로 미루어 본다면, 황순원의 동요 창작은 단순한 취미 생활을 이미 넘어서 있는 것이었다. 그는 애독자들 에 의해 보호될 정도로 전문적인 동요 창작자로 널리 인정받고 있는 상태였 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