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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원 KU2018 (토론 | 기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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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Mountain/Water/Building/Site가 6/3/9/8개로 총 26개가 도출되었다. 전체 노드 수가 15/38/74/22로 149개임을 감안한다면 대략 1/6의 공간만이 세 명 이상에 의해 언급되고, 나머지 5/6은 둘 혹은 단독으로 언급된 것이다. 26개 중에서도 11개는 3명에 의해서만 언급되었으니 만약 조건을 네 명 이상으로 좁혔다면 1/10이 된다. <br/><br/> | <big>Mountain/Water/Building/Site가 6/3/9/8개로 총 26개가 도출되었다. 전체 노드 수가 15/38/74/22로 149개임을 감안한다면 대략 1/6의 공간만이 세 명 이상에 의해 언급되고, 나머지 5/6은 둘 혹은 단독으로 언급된 것이다. 26개 중에서도 11개는 3명에 의해서만 언급되었으니 만약 조건을 네 명 이상으로 좁혔다면 1/10이 된다. <br/><br/> | ||
최상단에는 열두 작가나 언급한 한강이 자리한다. 수도 선정에 있어서 강의 존재는 필수불가결하며, 따라서 한강이 서울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 요소가 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지 않다. 따라서 한강을 12명이나 언급한 것에 놀랄 것이 아니라 한강을 언급하지 않은 한 명의 작가가 궁금해지는데, 그 인물은 바로 신택권으로 그는 한강 대신 삼강을 언급한다.<br/> <br/> | 최상단에는 열두 작가나 언급한 한강이 자리한다. 수도 선정에 있어서 강의 존재는 필수불가결하며, 따라서 한강이 서울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 요소가 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지 않다. 따라서 한강을 12명이나 언급한 것에 놀랄 것이 아니라 한강을 언급하지 않은 한 명의 작가가 궁금해지는데, 그 인물은 바로 신택권으로 그는 한강 대신 삼강을 언급한다.<br/> <br/> | ||
− | 11명이나 언급하며 바로 뒤를 잇는 종묘와 8명에 의해 언급되어 5위를 차지한 사직의 결과도 이목을 끈다. 「성시전도시」에서 종묘와 사직은 대개 '左廟右社'로 함께 언급되었으나, 특정 작가들은 사직을 언급하지 않고 종묘만 언급했다. 그 역은 존재하지 않는다. 형식적으로는 동등한 층위에 있는 공간 요소이지만, 신하된 입장으로 임금에 대한 예를 다하는 것과 신령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 중 하나를 택한다면 필시 전자를 택했을 것이다. 물론 그 원인으로 정치적 압박감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창덕궁에 가까워 「성시전도시」의 주된 배경이 되었던 | + | 11명이나 언급하며 바로 뒤를 잇는 종묘와 8명에 의해 언급되어 5위를 차지한 사직의 결과도 이목을 끈다. 「성시전도시」에서 종묘와 사직은 대개 '左廟右社'로 함께 언급되었으나, 특정 작가들은 사직을 언급하지 않고 종묘만 언급했다. 그 역은 존재하지 않는다. 형식적으로는 동등한 층위에 있는 공간 요소이지만, 신하된 입장으로 임금에 대한 예를 다하는 것과 신령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 중 하나를 택한다면 필시 전자를 택했을 것이다. 물론 그 원인으로 정치적 압박감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창덕궁에 가까워 「성시전도시」의 주된 배경이 되었던 종묘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적었던 경복궁 일대에 사직이 포함되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두 공간은 실질적인 우열이 있었던 것이다.<br/><br/> |
또 흥미로운 점은 비슷한 층위의 공간들이라 할 수 있는 북한산-남산(11명), 인왕산-낙산(6명), 창덕궁-창경궁(3명), 돈의문-흥인지문(3명) 등이 같은 횟수로 언급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를 우연의 일치로 볼 수도 있겠지만, 언급한 작가의 구성이 달라짐에도 불구하고 그 횟수가 유지된다는 점에서 이 공간들의 영향력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북한산과 남산은 남북으로 상하 대칭을, 인왕산과 낙산은 좌청룡 우백호로 좌우 대칭을, 돈의문과 흥인지문도 마찬가지로 좌우 대칭의 공간이다. 물론 여기서 스케일면에서 북한산과 남산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이 어불성설이긴 하다. 실제로 남산에 비견될만한 북쪽의 산은 북악산(6명)이다. 다만 북한산이 멀고 험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비교적 낮았던 반면 남산은 항상 가까이서 한양도성의 중심을 잡아 주었다는 점에서 물리적 스케일이 아닌 실질적 영향력은 북쪽의 북한산에 비견될 만 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br/><br/> | 또 흥미로운 점은 비슷한 층위의 공간들이라 할 수 있는 북한산-남산(11명), 인왕산-낙산(6명), 창덕궁-창경궁(3명), 돈의문-흥인지문(3명) 등이 같은 횟수로 언급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를 우연의 일치로 볼 수도 있겠지만, 언급한 작가의 구성이 달라짐에도 불구하고 그 횟수가 유지된다는 점에서 이 공간들의 영향력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북한산과 남산은 남북으로 상하 대칭을, 인왕산과 낙산은 좌청룡 우백호로 좌우 대칭을, 돈의문과 흥인지문도 마찬가지로 좌우 대칭의 공간이다. 물론 여기서 스케일면에서 북한산과 남산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이 어불성설이긴 하다. 실제로 남산에 비견될만한 북쪽의 산은 북악산(6명)이다. 다만 북한산이 멀고 험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비교적 낮았던 반면 남산은 항상 가까이서 한양도성의 중심을 잡아 주었다는 점에서 물리적 스케일이 아닌 실질적 영향력은 북쪽의 북한산에 비견될 만 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br/><br/> | ||
외에도 한양의 물리적 중심부인 운종가(7명)와 종각(6명)가 상위에 랭크됐으며, 조선의 미래라는 상징성을 가졌던 성균관도 7명에 의해 언급됐다. 또 순위에 경복궁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경회루(4명)는 포함되었는데, 이는 위에서 살펴본 겸재의 그림에서처럼 당시 경복궁이 경회루 터만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또 경회루가 창덕궁보다 많이 언급된 이유는 창덕궁의 경우 '창덕궁'이라는 Site보다 각종 부속 Building으로 언급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으로 추측된다.<br/><br/><br/></big> | 외에도 한양의 물리적 중심부인 운종가(7명)와 종각(6명)가 상위에 랭크됐으며, 조선의 미래라는 상징성을 가졌던 성균관도 7명에 의해 언급됐다. 또 순위에 경복궁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경회루(4명)는 포함되었는데, 이는 위에서 살펴본 겸재의 그림에서처럼 당시 경복궁이 경회루 터만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또 경회루가 창덕궁보다 많이 언급된 이유는 창덕궁의 경우 '창덕궁'이라는 Site보다 각종 부속 Building으로 언급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으로 추측된다.<br/><br/><br/></big> |
2023년 6월 14일 (수) 13:43 판
목차
Contents
연구 목적
「성시전도시」는 1792년 정조가 신하들로 하여 '성시전도'를 시제로 하여 지어 올리게 한 일백운 칠언고시를 의미한다. 지금까지 발견된 「성시전도시」는 총 13종이다. 본 연구는 「성시전도시」에 묘사되는 한양의 공간을 조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18세기 문인들이 기록한 한양의 공간들과 그 표현들을 분석함으로써 단순히 당대 어떤 공간이 존재했는지 파악하는 것을 넘어, 그 공간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또 당대 사람들에게 어떠한 정감을 불러일으켰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공간의 종류는 크게 자연공간과 도시공간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이 두 경관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더구나 한양의 경우, 도읍 선정 시 배산임수는 물론이고 산맥들의 균형까지 고려하여 선정된 수도였으므로, 두 경관을 떼어 놓고 분석할 수는 없다. 특히 동양의 건축은 서양의 건축과는 달리 건축물의 외면보단 자연경관과의 관계맺음 속에서 그 미감을 추구했다.[1] 이러한 영향 관계 속에서 전체적인 한양의 경관景觀이 구성된다. 본 연구는 「성시전도시」에 묘사된 18세기 후반 한양의 공간요소들을 추출하고 그들 사이 관계를 밝혀내 한양경관을 복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구 대상
본 연구는 「성시전도시」 13종을 연구 대상으로 한다. 13종은 다음과 같다.
- 이덕무 「城市全圖 七言古詩百韻」
- 박제가 「城市全圖應令」
- 신택권 「城市全圖 擬應製 百䪨古詩」
- 신관호 「奉和 禁直諸臣城市全圖應制百䪨」
- 신광하 「御題御批 城市全圖七言百約古詩初試壯元親試御考書下有聲畵三字」
- 이만수 「城市全圖百韻文臣應製」
- 이집두 「城市全圖 七言百約古詩 潭善大夫前行承政院右承旨臣李集斗製進」
- 정동간 「城市全圖 七言百約古詩」
- 김희순 「城市全圖」
- 유득공 「城市全圖應製御評都是畵, 春城遊記」
- 서유구 「城市全圖 試券」
- 이희갑 「城市全圖 百約」
- 이학규 「城市全圖 一百韻」
상기한 13종의 시 전문을 대상으로 '성시전도시에 묘사된 산(Mountain), 물(Water), 건축물(Building), 구역(Site)을 연구할 것이다. 여기서 '산'에는 봉우리와 언덕까지 포함시킨다. 또 '물'에는 강과 하천같은 자연공간 뿐 아니라 인공연못과 다리 등의 인위적인 공간도 포함된다. '건축물'에는 궁궐(전각), 행정 기관, 학술 기관, 군사 기관, 외교 기관, 사당, 신전, 제단, 석대, 누각, 정자, 문, 가게, 탑, 집, 명승지, 공원, 바위가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구역'에는 궁궐, 교육 기관, 의식 기관, 성, 시장, 지역 일대 등이 포함되는데, 몇몇 요소는 '건축물'과 겹치는 것이 보인다. '건축물'과 '구역'의 공간은 다소 애매하기는 하나 '독립적인 건물인지 여부'에 따라 구분한다. 예컨대 궁궐 내부의 전각들이 모여 하나의 궁궐을 형성할 때, '궁궐'은 'Site'에 해당하고 '궁궐 내부의 전각'은 'Building'에 해당한다.
상황에 따라서 이해를 돕기 위해 겸재 정선을 비롯한 당대 화가들의 그림을 차용할 계획이다.
2023년 4월 26일 현재 기준으로 이덕무의 「城市全圖 七言古詩百韻」에 드러난 자연경관 및 주변 정경 데이터셋을 수집 완료하였다. 20개 구와 35건의 표현이 추출되었다. 이 중 불명확한 대상들을 제하더라도 총 200 이상의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2]
연구 방법
데이터 샘플링
클래스(Class)
명칭(name) | 설명(description) |
---|---|
Poem | 「성시전도시」 13종 |
Line | 「성시전도시」에서 7언으로 된 개별 시구 |
Expression | 개별 시구를 1/2/3/4/5/7글자로 분절한 시어 |
Person | 인물 |
Mountain | 산, 산봉우리, 언덕 |
Water | 강, 천川, 연못, 나루, 다리 |
Building | 인위적 건축물ꞏ구조물 |
Site | 지역ꞏ구역 |
관계(Relation)
관계정의 | 관계어(name) | 설명(description) | 자원(source) | 대상(target) |
---|---|---|---|---|
창작하다 | creates | 작가와 작품의 창작 관계 | Person | Poem |
부분으로 갖다 | hasPart | 작품과 해당 작품의 시구 간 포함 관계 | Poem | Line |
시구와 해당 시구의 표현 간 포함 관계 | Line | Expression | ||
공간과 공간 사이의 추상적 포함 관계(물리적 포함 관계가 아님) | Building | Building | ||
Site | Building | |||
안에_위치하다 | isLocatedIn | 공간과 공간 사이의 물리적 포함 관계 | Mountain | Mountain |
Building | Building | |||
Building | Site | |||
Site | Mountain | |||
가리키다 | refers | 시의 구체적인 표현이 어떠한 물리적 경관을 지칭하는지 환원 | Expression | Mountain |
Water | ||||
Building | ||||
Site |
속성(Attributes)
속성(name) | 설명(description) | 클래스(class) | 예시 |
---|---|---|---|
id | 성시전도시 13종에 대한 개별 시의 식별값 | All | PM001 |
name | 개체데이터의 대표명 | All | 성시전도시_김희순 |
korname | 개체데이터의 한글명 | Poem | 성시전도 |
chiname | 개체데이터의 한자명 | Poem, Person, Building, Site | 城市全圖, 景福宮 |
creator | 특정 작품(Poem)의 작가명 | Poem | 김희순 |
midName | 작가의 자字(이름) | Person | 차수(次修) |
courtesyName | 작가의 호號 | Person | 초정(楚亭) |
birthYear | 작가의 출생년도 | Person | 1750 |
deathYear | 작가의 사망년도 | Person | 1805 |
clan | 작가가 소속된 가문 | Person | 안동김 |
topHeight | 산의 해발 고도 최고점 | Mountain | 836m |
latitude | 위도 | Mountain, Building, Site | 37.659 |
longitude | 경도 | Mountain, Building, Site | 126.978 |
sort | 개별 공간데이터의 추가 분류 기준 | Mountain, Water, Building, Site | 봉우리, 나루, 궁궐 |
originalText | 개별 시구의 원문 | Line | 昌慶宮深蔭綠碧 |
transText | 개별 시구의 번역문 | Line | 창경궁은 짙푸른 숲으로 우거지고 |
description | 부가 설명 및 주석 | Expression, Water, Building, Site | - |
referenceURL | 시어에 대한 부가 설명 및 주석 | Person, Mountain, Water, Building, Site | - |
연구 데이터
데이터 수집 방법
『성시전도시로 읽는 18세기 서울 - 13종 성시전도시 역주』의 원문과 번역문을 참고하며 13명 작가의 시구 전체를 일일히 확인하였다. 때때로 다른 학우와 도움을 주고받았다.
데이터 목록
(구글 스프레드시트에 정리)
Visualization
(오류 시 우클릭 후 '새 탭에서 이미지 열기')
Map
작가별 특정 라벨 언급 공간 수 비교
Mountain, Water, Building, Site의 네 가지 라벨에 추가로 '궁궐'이라는 임시 라벨을 세워 작가별 언급 수를 비교해 보았다. 이덕무는 Water에서 신택권에 밀려 2위를 차지한 것 외에는 네 가지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였다. 이는 이덕무가 자신의 성시전도시에서 한양 내외의 다양한 공간들을 언급하는데 주안점을 뒀음을 보인다. Water의 경우에는 신택권이 자신의 성시전도시 147구~166구에서 二四橋를 나열하기 때문에 압도적으로 1위에 올랐다. 이는 초기 전체 노드·관계도에서도 두각을 보였던 지점이다.
長橋競踏二十四 장통교 다리밟기는 스물네 다리로 이어지고
到處軒堂陳八簋 곳곳의 큰 집에서는 성찬을 베푸네
鐘樓南畔廣通橋 종루 남쪽은 광통교라
迤下長昌溝水涘 장창교 아래로 맴돌아 흐르는 도랑물
水標西挾濬司過 수표교 서쪽 준천사를 끼고 지나가고
河梁束至孝敬邇 하량교 동쪽을 지나 멀리 효경교에 이르네
馬廛新橋亘南北 마전교와 신교는 남북에서 이르고
長慶凝鑾連尺咫 장경교와 응란교는 지척에서 이어지네
芹宮始踐香橋也 성균관은 처음 향교를 건너고
梨峴終到黃叅矣 배오개 지나 마침내 황참의교에 이르렀네
洞口經歷芭子廛 종묘동구의 파자전을 지나
中學門前移步跬 중학문 앞에서 발걸음을 옮기니
十字橋通慈壽宮 십자교는 자수궁교와 통하고
朽橋尙存琮琛圯 무너진 다리 그대로 있으니 종침 흙다리라네
大道西邊惠政橋 큰길 서쪽에는 혜정교가 있고
小路軍寺接松杞 작은 길의 군기시교는 송기교와 접하네
水閣東連會賢坊 수각교는 동쪽으로 회현방과 이어지
鍾峴南路筆洞汜 종현 남쪽 길로 필동천이 흐르네
水沈橋接靑寧尉 수침교는 청녕위교와 접하는데
餘橋鎖鎖何足紀 나머지 다리 자잘하여 어찌 다들수 있겠는가
한편 특수한 '궁궐'라벨을 쿼리로 만든 이유는 궁궐을 많이 언급하는 작가가「성시전도시」에서 임금을 찬미하고자 하는 의도가 강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덕무, 박제가, 신택권, 정동간, 신택권, 이학규의 여섯 작가만 구체적인 궁궐 공간을 언급하였다. 나머지 작가들도 궁궐을 언급하긴 하였으나 구체적인 물리적 공간을 특칭하는 대신 추상적인 궁궐 개념을 언급하였기 때문에 연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흥미로운 것은 구체적인 궁궐을 언급한 여섯 작가들의 공간 언급 히트맵을 살펴보면, 이들이 경복궁 일대나 인왕산자락, 청계천 이남에 비해 창덕궁 일대의 공간을 더 많이 언급한 작가들이라는 점이다. 이로써 이들의 「성시전도시」가 당대 정조가 살았던 창덕궁 주변의 공간들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이는 더 나아가 이들이 임금을 찬미하고자 하는 의도가 비교적 높았다는 방증이 된다.
서유구가 단 한 개의 Building도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은 특이한 점이다. 이 외에도 위의 표들을 통해 다양한 작가별 분석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기한 이덕무의 5관왕이나 신택권의 압도적인 Water 언급량을 제외하면, 나머지 작가들의 언급 양상은 차이는 있을지언정 두드러지는 차이는 없다. 결국 「성시전도시」는 200구 1400자의 많은 텍스트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작가별 자신의 선호 분야에 따른 '선택과 집중'이 비교적 덜 발휘되었고, 결국 대부분의 작가들의 언급 양상이 평균으로 수렴하지 않았나 싶다. 물론 그 안에서도 미세한 차이를 가려내는 연구도 진행 가능하겠으나, 본인의 연구는 '작가'보단 '공간'에 초점이 가 있으므로 이 논의는 여기서 이만 마치도록 하겠다.
인물별 언급 공간 빈도 히트맵[7]
히트맵을 비교하다 보면 유달리 서유구, 이집두, 이희갑에게 빨간 구역이 많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그들이 언급한 공간 수 자체가 적기 때문에 각 작가 내에서의 비율이 확 올라가 발생된 결과임을 감안하여 봐야 한다.
한양 공간 구분
열두 작가의 히트맵을 비교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대강의 공간 분할을 할 수 있었다.
都城圖에 적용시킨 공간 구분[8]
한 눈에 살펴봐도 나머지 세 구역에 비해 창덕궁의 언급량이 압도적으로 많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경복궁이 임진왜란 때 소실된 이후 흥선대원군의 중건 시도 전까지 터만 남아있던 반면, 창덕궁은 사실상 조선의 제1 궁궐로서의 입지를 다졌으며 정조가 거처하던 공간이기 때문이다.
겸재 정선이 그린 <경복궁>. 한 때 제1의 궁궐이었던 공간이라곤 느껴지지 않으며 성벽 안은 무분별하게 소나무가 자라있는 모습이다[13]
인왕산자락 구역에서는 인왕산을 필두로 필운대가 두루 여러 노드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있음이 보인다. 이는 이 구역이 당대 한양인들에게 풍류를 즐기는 명승지적 공간을 형성하고 있음을 함의한다. 박제가, 서유구, 신관호는 이 구역의 공간을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겸재 정선이 그린 <인왕산도>. 인왕산을 등지고 마을이 모여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청계천 이남 구역은 남산과 그에 속한 잠두봉을 제외하면 특정한 공간이 두각되지 않는다. 이를 통해 당대 이 공간에는 소위 랜드마크라 부를 만한 건축물이나 구조물이 없었음을 알 수 있다. 신택권은 유일하게 이 구역을 언급하지 않았다.
경복궁 일대에서 핵심적인 노드는 북악산과 사직이고, 경복궁은 그 다음이다. 이는 본인이 자의적으로 구역을 네 개로 분할할 때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새삼 당대 경복궁의 영향력이 얼마나 약했는지 볼 수 있는 부분이다. 경복궁 중에서는 경회루가 가장 핵심적인 건물이었고, 그 외에도 작가마다 본인의 관심사에 따라 여러 행정 기관을 파편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이 구역을 언급하지 않은 이는 없지만, 이 구역에서 사직만을 언급한 인물들이 몇 명 있다.
창덕궁 일대는 앞선 세 공간들보다 거의 세 배에 달하는 'refers' 개수를 보유했으며, 그 중에서도 창덕궁 내부의 각종 전각과 궐내각사들이 그 중심에 있다. 또한 예상대로 성균관과 종묘는 이 구역의 핵심 공간이었다. 또 흥인문과 낙산이 기대보다 더 많은 노드들과 연결 관계에 있었다.
이상 네 구역에서 언급된 공간들을 유형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구역 | 언급된 Mountain | 언급된 Building | 언급된 Site | 총 refers 수 | 구역을 언급하지 않은 인물 |
---|---|---|---|---|---|
인왕산자락 | 4 | 6 | 0 | 26 | 박제가, 서유구, 신관호 |
청계천 이남 | 2 | 9 | 0 | 32 | 신택권 |
경복궁 일대 | 1 | 13 | 2 | 37 | - |
창덕궁 일대 | 3 | 35 | 6 | 93 | - |
언급 작가 수를 통해 살펴본 공간 영향력
NeoDash의 표 기능을 사용하여 공간 노드 별 언급한 작가의 수와 목록을 정리하였다. 대상은 3명 이상의 작가들에게 언급된 공간들이다.[14]
공간 | 라벨 | 작가 수 | 언급 작가 |
---|---|---|---|
한강 | Water | 12 | 김희순, 박제가, 서유구, 신관호, 신광하, 유득공, 이덕무, 이만수, 이집두, 이학규, 이희갑, 정동간 |
종묘 | Site | 11 | 김희순, 박제가, 서유구, 신관호, 신광하, 신택권, 유득공, 이덕무, 이만수, 이희갑, 정동간 |
북한산 | Mountain | 11 | 김희순, 박제가, 서유구, 신관호, 신광하, 신택권, 유득공, 이덕무, 이만수, 이희갑, 정동간 |
남산 | Mountain | 11 | 김희순, 박제가, 서유구, 신관호, 신광하, 유득공, 이덕무, 이만수, 이집두, 이학규, 이희갑 |
사직 | Site | 8 | 김희순, 박제가, 서유구, 신광하, 신택권, 유득공, 이덕무, 이희갑 |
운종가 | Site | 7 | 박제가, 신관호, 신광하, 신택권, 이만수, 이학규, 정동간 |
성균관 | Site | 7 | 박제가, 신광하, 신택권, 이덕무, 이집두, 이학규, 정동간 |
인왕산 | Mountain | 6 | 김희순, 신택권, 이덕무, 이집두, 이학규, 정동간 |
낙산 | Mountain | 6 | 김희순, 서유구, 이덕무, 이만수, 이희갑, 정동간 |
북악산 | Mountain | 6 | 서유구, 이덕무, 이만수, 이집두, 이희갑, 정동간 |
종각 | Site | 6 | 신관호, 신택권, 이덕무, 이만수, 이학규, 이희갑 |
필운대 | Building | 5 | 유득공, 이덕무, 이만수, 이학규, 정동간 |
숭례문 | Building | 4 | 신관호, 유득공, 이덕무, 이만수 |
경회루 | Building | 4 | 신광하, 신택권, 이만수, 이학규 |
규장각 | Building | 4 | 신광하, 이만수, 이집두, 정동간 |
백운대 | Mountain | 3 | 김희순, 신관호, 신택권 |
춘당대 | Building | 3 | 박제가, 신관호, 이학규 |
창덕궁 | Site | 3 | 박제가, 신택권, 이덕무 |
창경궁 | Site | 3 | 박제가, 신광하, 이학규 |
돈의문 | Building | 3 | 신관호, 유득공, 이덕무 |
흥인지문 | Building | 3 | 신관호, 유득공, 이학규 |
원각사탑 | Building | 3 | 신관호, 이덕무, 이만수 |
명륜당 | Building | 3 | 신관호, 신택권, 이덕무 |
반수 | Water | 3 | 신관호, 신택권, 이희갑 |
성균관 문묘 | Site | 3 | 신택권, 이덕무, 이만수 |
오간수문 | Water | 3 | 이덕무, 이만수, 이희갑 |
Mountain/Water/Building/Site가 6/3/9/8개로 총 26개가 도출되었다. 전체 노드 수가 15/38/74/22로 149개임을 감안한다면 대략 1/6의 공간만이 세 명 이상에 의해 언급되고, 나머지 5/6은 둘 혹은 단독으로 언급된 것이다. 26개 중에서도 11개는 3명에 의해서만 언급되었으니 만약 조건을 네 명 이상으로 좁혔다면 1/10이 된다.
최상단에는 열두 작가나 언급한 한강이 자리한다. 수도 선정에 있어서 강의 존재는 필수불가결하며, 따라서 한강이 서울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 요소가 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지 않다. 따라서 한강을 12명이나 언급한 것에 놀랄 것이 아니라 한강을 언급하지 않은 한 명의 작가가 궁금해지는데, 그 인물은 바로 신택권으로 그는 한강 대신 삼강을 언급한다.
11명이나 언급하며 바로 뒤를 잇는 종묘와 8명에 의해 언급되어 5위를 차지한 사직의 결과도 이목을 끈다. 「성시전도시」에서 종묘와 사직은 대개 '左廟右社'로 함께 언급되었으나, 특정 작가들은 사직을 언급하지 않고 종묘만 언급했다. 그 역은 존재하지 않는다. 형식적으로는 동등한 층위에 있는 공간 요소이지만, 신하된 입장으로 임금에 대한 예를 다하는 것과 신령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 중 하나를 택한다면 필시 전자를 택했을 것이다. 물론 그 원인으로 정치적 압박감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창덕궁에 가까워 「성시전도시」의 주된 배경이 되었던 종묘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적었던 경복궁 일대에 사직이 포함되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두 공간은 실질적인 우열이 있었던 것이다.
또 흥미로운 점은 비슷한 층위의 공간들이라 할 수 있는 북한산-남산(11명), 인왕산-낙산(6명), 창덕궁-창경궁(3명), 돈의문-흥인지문(3명) 등이 같은 횟수로 언급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를 우연의 일치로 볼 수도 있겠지만, 언급한 작가의 구성이 달라짐에도 불구하고 그 횟수가 유지된다는 점에서 이 공간들의 영향력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북한산과 남산은 남북으로 상하 대칭을, 인왕산과 낙산은 좌청룡 우백호로 좌우 대칭을, 돈의문과 흥인지문도 마찬가지로 좌우 대칭의 공간이다. 물론 여기서 스케일면에서 북한산과 남산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이 어불성설이긴 하다. 실제로 남산에 비견될만한 북쪽의 산은 북악산(6명)이다. 다만 북한산이 멀고 험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비교적 낮았던 반면 남산은 항상 가까이서 한양도성의 중심을 잡아 주었다는 점에서 물리적 스케일이 아닌 실질적 영향력은 북쪽의 북한산에 비견될 만 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외에도 한양의 물리적 중심부인 운종가(7명)와 종각(6명)가 상위에 랭크됐으며, 조선의 미래라는 상징성을 가졌던 성균관도 7명에 의해 언급됐다. 또 순위에 경복궁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경회루(4명)는 포함되었는데, 이는 위에서 살펴본 겸재의 그림에서처럼 당시 경복궁이 경회루 터만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또 경회루가 창덕궁보다 많이 언급된 이유는 창덕궁의 경우 '창덕궁'이라는 Site보다 각종 부속 Building으로 언급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세 명 이상의 작가에 의해 언급된 공간들[15]
공간들 사이의 관계
공간들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고자 한 시구 내에 언급된 각기 다른 공간을 분석하기로 했다. 예컨대
駝岳仁王相依披 '낙산과 인왕산 서로 의지하여 펼쳐 있네
에서, 낙산과 인왕산이 언급되었으며 이들 사이의 관계는 相依披이다. 이 관계는 공간을 의인화한 관계로 볼 수 있다.
해당되는 시구들을 4개의 공간 라벨별 관계로 다시 쪼개어 분석해 보기로 했다. 다시 말해, 앞뒤 순서에 관계없이 'Mountain-Mountain', 'Mountain-Water', 'Mountain-Building', 'Mountain-Site', 'Water-Water', 'Water-Building', 'Water-Site', 'Building-Building', 'Building-Site', 'Site-Site'로 분석 대상을 구분하였다.
Mountain-Mountain[16]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표에서 '(나열)'은 관계어가 없이 공간만 나열된 경우이다.
관계유형 | 번호 | 공간 1 | 공간 2 | 관계 |
---|---|---|---|---|
Mountain-Mountain | 1 | 낙산 | 인왕산 | 相依披 의지하여 펼치다 |
2 | 북악산 | 낙산 | 涳遠邇 끌어안다 | |
3 | 북악산 | 남산 | 涳遠邇 원근에서 당기다 | |
4 | 북악산 | 남산 | 相特 서로 우뚝 솟다 | |
5 | 남산 | 무악산 | 遙角猗 멀리서 뿔처럼 의지하다 | |
6 | 남산 | 북한산 | "백운과 청학이 하늘 높이 솟아 바라보다" | |
7 | 북한산 | 낙산 | 東包 동으로 끌어안다 | |
8 | 관악산 | 북한산 | 朝 조회하다 | |
Mountain-Water | 1~7 | 북한산 | 한강 | 총 7개. 한산-한수, 화산-열수, 배산임수 |
8 | 낙산 | 오간수문 | 抱 안다 | |
9 | 배오개 | 황참의교 | 到 | |
10 | 인왕산 | 한강 | 南臨 내려다보다 | |
Mountain-Building | 1 | 북악산 | 숭례문 | 正南 |
Mountain-Site | 1 | 곡성 | 둥그재 | 角持 각각 대치하다 |
2 | 북한산 | 북한산성 | 爲保障 요새로 삼다 | |
3 | 인왕산 | 경복궁 | 脚 밑 | |
4 | 사현 | 계당치 | 右瞰 우로 굽어보다 | |
5 | 배오개 | 종루 | 칠패(총 3개 나열) | |
Water-Water | 1~6 | - | - | 상기한 二四橋이므로 제외 |
Water-Building | 1 | 부용지 | 주합루 | (위치하다) |
2 | 홍제천 | 세검정 | 繞 두르다 | |
3 | 광통교 | 종루 | 南 (二四橋) | |
Water-Water | 1~4 | - | - | 상기한 二四橋이므로 제외 |
Building-Building | 1 | 석양루 | 조양루 | 相接對 |
2 | 춘당대 | 관풍각 | 邊 (위치하다) | |
3 | 공상 | 친잠단 | 綠擁 둘러싸다 | |
4 | 종각 | 선무사 | (나열) | |
5 | 동관왕묘 | 남관왕묘 | 達相遙멀리서 서로 바라보다 | |
6 | 창덕궁 후원 | 대보단 | 最密邇 가장 가까이 위치하다 | |
7 | 집춘영 | 어영청 | 屬 속하다 | |
8 | 태평관 | 명설루 | 東 | |
9 | 선혜청 | 균역청 | (나열) | |
10 | 세심대 | 필운대 | "세심대의 꽃은 필운대에 이르다" | |
11 | 공북문 | 열천문 | 達相遙멀리서 서로 바라보다 | |
12 | 종루 | 흥인지문 | 돈의문(총 3개) "鍾東鍾西仁義以" | |
13 | 흥인지문 | 돈의문 | 숭례문(총 3개 나열) | |
Building-Site | 1 | 파자전 | 종묘동구 | (나열) |
2 | 명륜당 | 성균관 문묘 | 邊 (위치하다) | |
3 | 명정전 | 창덕궁 | 近接 | |
4 | 필운대 | 북둔 | (나열) | |
Site-Site | 1~7 | 종묘 | 사직 | 左廟右社 |
8 | 남한산성 | 북한산성 | (나열) | |
9 | 동서양궐 | - | (나열) | |
10 | 창덕궁 | 창경궁 | 分開 |
겸재 정선의 <동문조도>. 우측 하단의 오간수문과 좌측 낙산이 보이나 이 관계를 왜 '抱'라고 했는지는 다소 의문이다. 추가로 흥인지문과 동관왕묘도 보인다.
겸재 정선의 <세검정>. 홍제천이 세검정을 '繞'한 모습이 잘 드러난다.
겸재 정선의 <서원조망도>. 북악산과 인왕산 사이 자락에서 한양 일대와 남산을 마주 대한 것으로, 북악산-남산의 "涳遠邇" 관계나, 인왕산의 "脚"에 경복궁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덧붙여 상기한 표에서 각 7번씩 등장했던 '북한산-한강', '종묘-사직'의 시구별 표현 양상은 다음과 같다.
洛面邙背入瞺視 앞에는 강 뒤에는 산 한 눈에 들어오네
山名是華水名洌 산 이름은 화산이요 물 이름은 열수라
包絡漢山臨漢水 한산을 둘러싸고 한수에 임하였네
今見此山臨漢涘 이제 보니 이 산 한수를 바라보고 있구나
水環于南山壬姿 남쪽에는 물이 두르고 산은 북쪽에 있고
漢山漢水築斯城 한산과 한수에 성곽을 쌓고
背負叢山面遠水 울창한 산을 등에 지고 멀리 강물을 바라보네
左廟右社刱制度 왼쪽에 종묘 오른쪽 사직단은 제도에 따라 세우고
左廟右社接周官 왼쪽 종묘 오른쪽 사직단은 주나라 제도 살핀 것으로
左廟右社宏樹立 왼쪽 종묘 오른쪽 사직단에 큰 나무 서 있고
左廟右社肅且穆 왼쪽에 종묘 오른쪽에 사직단 엄숙하고 공손하며
左廟右社俱穹崇 왼쪽 종묘 오른쪽 사직단 모두 우뚝 솟아 있고
左廟右社遵古制 왼쪽에 종묘 오른쪽에 사직단은 옛 조직을 따른 것으로
左廟右社先營度 왼쪽에 종묘 오른쪽에 사직단 먼저 영도하고
이외에 「성시전도시」의 공간을 다룬 그림
<경기감영도>. 이덕무의 175-178구 "돈의문 밖에는 무엇이 보이는가/봄날 교외에서 창을 휘두르고 원기 놀이 하고 있네/반송지 물은 푸르러 물을 들일 수 있을 것 같고/푸른 연꽃은 물결에 흔들리고 백지도 잠겨 있네". 또 그림에서는 「성시전도시」에서 언급되었던 영은문과 모화관도 보인다
겸재 정선의 <양화환도>. 유득공의 93-94구 "다시 종남산 높은 곳에서 바라보니/양화나루 입구에는 향풀이 아른거리네"
연구 결과
본인은 한양의 공간 요소들을 수집하여 이들 사이의 관계를 분석하고 그로부터 나오는 정감을 추적하겠다는 목표 하에 다음과 같은 연구 방법을 시도하였다.
1. 간단한 작가별 공간언급양상 차이 및 히트맵 비교
2. NeoDash를 통한 한양의 공간 시각화 및 한양 공간구역의 자의적 구분 및 구역별 공간특징 분석
3. 3명 이상의 작가에 의해 언급된 공간들을 작가 수 순서대로 나열하여 공간별 영향력 확인
4. 공간들 사이의 관계 파악 및 당대 화가들의 그림과 비교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작가들 중 Water 라벨을 제외한 전 라벨에서 가장 많은 공간을 언급하였으며, 신택권은 二四橋를 나열한 탓에 Water 라벨에서 압도적인 노드 수를 보유하였음. 그러나 이를 제외하면 노드 수 자체로는 11명의 작가들 사이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음. 히트맵의 경우 전체적인 범위는 대동소이하나 그 비중에 있어서 일부는 한양 동쪽이 더 부각되는 반면 일부는 서쪽이 더 부각되었음.
2. 한양 공간을 인왕산자락, 청계천 일대, 경복궁ꞏ육조거리 일대, 창덕궁ꞏ성균관ꞏ종묘 일대의 네 구역으로 구분하였음. 앞 세 구역에 비해 창덕궁 일대의 공간구역이 세 배 정도 많은 노드 및 관계 수를 보였음. 이는 당시 창덕궁에 임금이 거주했기 때문으로 보임.
3. 전체 공간 노드의 1/6 정도만이 세 명 이상의 작가에게 동시에 언급되었음. 한강, 종묘, 북한산, 남산, 사직 순으로 가장 많은 시인들에게 언급되었음.'
4. 공간 사이의 관계 파악을 위해 한 시구 내에서 두 공간이 언급되는 경우를 추출하여 종류별로 살펴보고 그 관계어를 따로 수집하였음. 총 64개의 시구가 해당되었고, 특히 한강과 북한산, 종묘와 사직은 각각 7개의 시구에서 언급되었음. 그러나 관계어들이 대부분 물리적 위치에 대한 관계를 설명하는데 그쳤기 때문에 유의미한 분석은 도출해내지 못함. 또한 「성시전도시」에 묘사된 경관을 나타내는 그림을 찾기가 쉽지 않았음.
결국 본 연구는 「성시전도시」의 시구들과 표현들을 모아 Neo4j 및 NeoDash를 활용한 분석은 성실하게 수행하였으나, 연구자 본인의 소기 목적이었던 공간 사이 관계 분석이 미진하였으며, 공간이 자아내는 정경 추적은 완전히 실패하였다. 「성시전도시」의 공간들을 데이터화하고 공간 언급의 양상들을 시각화를 비롯한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살펴봤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아야 할 듯 싶다.
연구 소감
연구 관련
-데이터가 적은 것이 문제이지 많은 것이 문제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많은 것도 많은 것 나름대로 그 광활함 속에서 관계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분석 시 neo4j보다 neoDash를 적극 활용하였다. neo4j는 전체적인 조감도를 보듯 활용하였다.
-속칭 노가다를 하면서 힘들긴 했지만 지식이 서서히 쌓여가고 교수님 표현대로 '머리에 근육이 생겼다'. 연구 시에도 이 근육을 기반으로 한 직관으로 분석을 수행하였다. 그런 직관에 기반하여 쿼리를 짜고 neo4j를 돌려봤더니, 그 직관에 부합되는 결과를 얻을 때마다 쾌감이 느껴졌다. '내가 뭔가를 헛한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연구 방향을 설정하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함부로 방향성과 결론을 설정했다가 데이터가 내 마음과 다르게 나왔을 때 그걸 어떻게 애써 포장하거나 조작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는 고전적 인문학 연구와의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된다.
-neo4j나 neoDash는 전체적인 형세를 보기에는 좋은데, 연구에 있어서 전체적인 형세를 보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기 때문에 결국 프로그램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연구자의 창의적인 주제설정과 섬세한 대상 포착이 중요한 듯 하다.
디지털인문학 관련
-디지털인문학의 디지털화를 위해선 아날로그적인 수작업이 필요한 아이러니가 있었다. 물론 이렇게 한 번 해놓으면 되긴 하는데, 그 한 번 하기가 참 어렵다.
-시간을 정말 많이 투자했다. 디지털인문학이 트렌드가 되어 다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막 장려하는데, 그 최전선에 투입되어 디지털화를 하고 있는 연구자들은 정말 죽어나겠다 싶었다.
지식 일반론[1] 철학과생들은 이러고 놉니다
참고 자료
박현욱, 『성시전도시로 읽는 18세기 서울 - 13종 성시전도시 역주』, 보고사, 2015. 번역 및 각종 표현.
최완수, 『겸재의 한양진경: 북악에 올라 청계천 오간수문 바라보니』, 동아일보사, 2004. 겸재의 한양진경 자료.
이한성, [겸재 정선 그림 속 길] 시리즈 칼럼 114편 연작, CNB 저널, 2018~2022.[2] 겸재 그림과 성시전도시의 공간 사이 관계 파악.
김석, [김석 기자의 문화이야기] 화가들의 핫 플레이스 ‘인왕산’, 신세계그룹, 2017.[3] 인왕산 관련 정보 및 사진자료.
유현준 유튜브 '동서양 건축의 차이! 이 영상만 보면 당신의 세계여행이 달라진다.'[4] 동양건축과 경관
위키피디아[5] 사진 자료.
이 외에 데이터 편찬 시 활용했던 각종 자료는 '구글 스프레드시트' 內 referenceURL 참조
주석
- ↑ https://www.youtube.com/watch?v=nv22sqsKxwE
- ↑ 연구 초기 자연공간과 그 주변의 도시경관만을 대상으로 삼으려던 계획으로부터 확장하여, 「성시전도시」 에 등장하는 한양의 공간 전체를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총 267개의 시구가 활용되었다.
- ↑
- ↑ Match(a:Person)-[*4]-(b:Mountain) RETURN a.name as 인물, COUNT(b) as 언급횟수 order by 언급횟수 desc
Water, Building, Site도 구조 동일 - ↑ Match p=(a:Person)-[*4]->(b) where b.sort='궁' or (b.sort='궁궐') RETURN a.name as 인물, COUNT(b) as 언급궁궐횟수 order by 언급궁궐횟수 desc
궁궐에 해당하는 공간대상이 Building과 Site에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Building{sort:궁궐}과 Site{sort:궁} 언급횟수를 합친 것이다 - ↑ Match(a:Person)-[*4]->(b) RETURN a.name as 인물, COUNT(b) as 총언급횟수 order by 총언급횟수 desc
- ↑ MATCH (a{gid:'P001'})-[*4]->(b) RETURN b
나머지 인물도 구조 동일 - ↑ 편의상 180도 회전하였음
- ↑ MATCH p=(a:Person)-[*4]->(b) WHERE b.longitude<'126.968' and ('37.518'<b.latitude) RETURN p
- ↑ MATCH p=(a:Person)-[*4]->(b) WHERE b.longitude>'126.968' and ('37.518'<b.latitude<'37.569') RETURN p
- ↑ MATCH p=(a:Person)-[*4]->(b) WHERE '126.968'<b.longitude<'126.983' and ('37.569'<b.latitude<'37.631') RETURN p
- ↑ MATCH p=(a:Person)-[*4]->(b) WHERE '126.983'<b.longitude and ('37.569'<b.latitude<'37.631') RETURN p
용량 문제로 저용량으로 사진을 대체하였음. 원본은 http://dh.aks.ac.kr/~red/wiki/images/d/d4/%EC%B0%BD%EB%8D%95%EA%B6%81.png - ↑ 참고로 겸재는 이 그림의 제목을 景福宮이 아닌 慶福宮으로 썼다. 미언대의가 아닌 단순 오기로 보인다.
- ↑ MATCH (a:Person)-[*4]->(e) with e, COUNT(distinct a) as 언급작가수, COLLECT(distinct a.name) as 언급작가 where 언급작가수 >= 3 RETURN e.name as 공간, 언급작가수, 언급작가 order by 언급작가수 desc
- ↑ MATCH (a:Person)-[*4]->(b) with e, COUNT(distinct a) as 언급시인수 where 언급시인수 >= 3 RETURN b
북한산과 백운대는 지도에서 제외되었다 - ↑ MATCH (a:Line)-[r1]-(b1:Expression)-[r2]-(c1:Mountain) MATCH(a:Line)-[r3]-(b2:Expression)-[r4]-(c2:Mountain) where not c1=c2 Return a, b1, b2, c1, c2
나머지도 이와 동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