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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겨울풍경'''</big> / 황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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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내리고<br/>
 
어려서 어머니 따라 여탕에 목욕을 다닐 무렵, 한번은 옆 아주머니가 불시에 내 샅을 손끝으로 쓸며, 어머 잘두 생겼네, 하고 수선을 떨어 처음으로 나는 내 거기를 조고만 두 손바닥으로 가렸다.<br/>
 
어려서 어머니 따라 여탕에 목욕을 다닐 무렵, 한번은 옆 아주머니가 불시에 내 샅을 손끝으로 쓸며, 어머 잘두 생겼네, 하고 수선을 떨어 처음으로 나는 내 거기를 조고만 두 손바닥으로 가렸다.<br/>
 
무척늙으셨습니다, 머리두 많이  빠지시구요, 길거리에서 오래간만에 만난 옛 제자가 사뭇 걱정스런 낯으로 하는 말을 들은 후 나는 베레모를 마련했다.<br/>
 
무척늙으셨습니다, 머리두 많이  빠지시구요, 길거리에서 오래간만에 만난 옛 제자가 사뭇 걱정스런 낯으로 하는 말을 들은 후 나는 베레모를 마련했다.<br/>
 
언제고 어느 한소리가 슬쩍 내 귀에다 대고, 이제 그만큼 살았으면 되지 않느냐고 속삭인다면, 나는 그때 무얼로 어디를 가릴 것인가.<br/>
 
언제고 어느 한소리가 슬쩍 내 귀에다 대고, 이제 그만큼 살았으면 되지 않느냐고 속삭인다면, 나는 그때 무얼로 어디를 가릴 것인가.<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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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24일 (수) 21:12 판

개요

숙제는 1977년 <<현대문학>>에 발표된 시이다. 이후 황순원전집 『기타』에 수록된다.


전문

겨울풍경 / 황동규


눈은 내리고
어려서 어머니 따라 여탕에 목욕을 다닐 무렵, 한번은 옆 아주머니가 불시에 내 샅을 손끝으로 쓸며, 어머 잘두 생겼네, 하고 수선을 떨어 처음으로 나는 내 거기를 조고만 두 손바닥으로 가렸다.
무척늙으셨습니다, 머리두 많이 빠지시구요, 길거리에서 오래간만에 만난 옛 제자가 사뭇 걱정스런 낯으로 하는 말을 들은 후 나는 베레모를 마련했다.
언제고 어느 한소리가 슬쩍 내 귀에다 대고, 이제 그만큼 살았으면 되지 않느냐고 속삭인다면, 나는 그때 무얼로 어디를 가릴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