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LDC(2022)Research3"의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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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nter><font color="black" size="7"><b>박제가의 | + | <center><font color="black" size="7"><b>박제가의 서울 유람과 인상에 대한 고찰</b></font></center><br /> |
− | <center><font color="black" size="6"><b>- | + | <center><font color="black" size="6"><b>-『貞蕤閣集』의 기록을 중심으로-</b></font></cent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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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목적'''== | =='''연구 목적'''== | ||
<div style="float:center; background:black; width:100%; height:3px; text-align:right; padding:2px 2px 2px;"></div><br/> | <div style="float:center; background:black; width:100%; height:3px; text-align:right; padding:2px 2px 2px;"></div><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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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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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본 연구는 박제가의 '정유각집'에 언급된 세 작품, '出惠化門 循城而卥二里 有倉曰城北屯。居民皆種桃 紅霧蒸成。隔岡有破寺 所謂北寺洞者。(이하 '출혜화문')', '北屯桃花下拈韻_同泠齋諸子 (이하 '북둔도화하점운')', '城市全圖應令 (이하 '성시전도')'를 연구 대상으로 한다. '출혜화문'과 '북둔도화하점운'은 성북동의 도화와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성시전도응령'은 박제가가 활동하던 18세기 후반 성북동을 포함한 한양의 공간이 다양하게 언급되어 있는 작품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각 공간에서 백성들의 풍속이 드러난다는 점이다. 이와 더불어 단순히 그 외적인 양상만을 서술한 것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박제가의 생각이 함께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연구의 핵심은 "당시 서울 백성에 대한 박제가의 인상이 어떠하였는가?"라는 질문에 디지털 데이터를 바탕으로 답을 하는 과정으로 압축할 수 있을 것이다. <br/><br/> |
+ | 이번 강좌의 주요 프로젝트인 '성북동 소재 한문학 자원 데이터 모델'과 연결지어, 작품을 파악하고자 한다. 다만, '성시전도'에 성북동을 언급한 문장이 단 하나에 불과하므로,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出惠化門...(하략)', ' 北屯桃花下拈韻_同泠齋諸子'를 함께 참고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성시전도에서 성북동이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특히 강조되는 부분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백성들의 행위를 상세하게 다루기 위해, 각 구절에서 주어와 서술어, 즉 인물과 행동/생각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이 관계성을 분석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Neo4j를 활용하여 각 데이터 간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주된 초점은 각 노드에 대한 박제가의 인상(impression)이 어떻게 표현(expresses)되는지 파악하는 데에 있다. <br/><br/> | ||
+ | 연구 대상이 운문작품이니 시어를 통한 박제가의 시풍 분석에 중점을 둘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대 작가의 입장에서 같은 시어나 표현을 반복해서 사용하는 것은 그리 반가운 일이 아닐 것이라 생각하였다. 작품 전반에서 일관되면서도 반복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다 내린 결론이 바로 '인상'이다. 서자 출신의 실학자 박제가의 시각에서 서울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흥미로운 공간이었으리라 예상한다. 또한 북학파 학자로서 서울의 발전에 대한 인사이트(insight)가 풍부했을 것도 예상할 수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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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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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구 대상 번역'''== | ||
+ | <div style="float:center; background:black; width:100%; height:3px; text-align:right; padding:2px 2px 2px;"></div><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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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出惠化門...(하략)= | ||
+ | <div style="float:center; background:black; width:100%; height:3px; text-align:right; padding:2px 2px 2px;"></div><br/> | ||
+ | <div align="right">담당자: 정현진(번역자: 정현진) (번역 참고자료: [https://library.korea.ac.kr/detail/?cid=CAT000045585753&ctype=m 【돌베개 출판 국역본】]) </div> | ||
+ | <div align="right">[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583A_0040_010_1490 【한국고전종합DB 원문보기】]</div> | ||
+ | ---- | ||
+ | <small>제목</small> | ||
+ | {{OriginTrans4 | ||
+ | |원문1=出惠化門。循城而卥二里。有倉曰城北屯。 | ||
+ | |번역1=(혜화문을 나와 성을 따라 서쪽으로 2리 쯤 되는 곳에 성북둔이라는 창고가 있다.) | ||
+ | |원문2=居民皆種桃。紅霧蒸成。 | ||
+ | |번역2=(거기 사는 백성들이 모두 복숭아 나무를 심어 붉은 안개가 아른거린다.) | ||
+ | |원문3=隔岡有破寺。所謂北寺洞者。 | ||
+ | |번역3=(고개 너머 무너진 절이 있으니 북사동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 ||
+ | |원문4= | ||
+ | |번역4() | ||
+ | }} | ||
+ | <small>내용</small> | ||
+ | {{OriginTrans8 | ||
+ | |원문1=一雨郊原麗矚新。春天數騎踏芳塵。 | ||
+ | |번역1=(비 갠 뒤 교외 언덕의 고운 모습이 새로우니, 봄날의 말 몇 필이 고운 먼지를 밟네) | ||
+ | |원문2=桃花地僻空倉晩。洴澼僧稀古寺貧。 | ||
+ | |번역2=(복숭아 꽃이 핀 외딴곳의 빈 창고가 뉘엿한데, 빨래하는 스님이 없으니 옛 절터가 쓸쓸하네) | ||
+ | |원문3=碧樹園中尋水響。亂山高處見城身。 | ||
+ | |번역3=(푸른 나무 숲에서 물소리를 찾으려니, 울창한 산 높은 곳에서 성벽만 보이누나) | ||
+ | |원문4=莫嫌灌圃生涯拙。我輩十年無此人。 | ||
+ | |번역4=(관포의 삶이 졸렬하다 싫어하지 말게, 우리들은 이런 사람이 10년 동안 없었으니) | ||
+ | |원문5=閒來耳目一時新。埜客鬚眉不染塵。 | ||
+ | |번역5=(한가로워 귀와 눈이 동시에 새로우니, 들판의 나그네는 수염과 눈썹이 속진에 물들지 않았구나 | ||
+ | |원문6=滿地飛花驚節暮。出城嬴馬笑官貧。 | ||
+ | |번역6=(날아온 꽃잎이 땅을 가득 메우니 계절이 저묾에 깜짝 놀라고, 성을 나서 여윈 말 타고는 가난한 벼슬아치 비웃네) | ||
+ | |원문7=溪頭亂石留殘墨。山頂流雲擁半身。 | ||
+ | |번역7=(시냇물 바위에 잔묵이 어지러이 남아 있고, 산꼭대기에서 떠다니는 구름은 내 몸을 끌어 안네) | ||
+ | |원문8=最是夕陽光景絶。白沙堤外醉歸人。 | ||
+ | |번역8=(이 석양의 풍경이 정말 아름다워, 흰 모래 제방 밖에서 취해 돌아온다네) | ||
+ | }} | ||
<br/><br/><br/> | <br/><br/><br/> | ||
− | + | ||
+ | ='''北屯桃花下拈韻。同泠齋諸子。'''= | ||
<div style="float:center; background:black; width:100%; height:3px; text-align:right; padding:2px 2px 2px;"></div><br/> | <div style="float:center; background:black; width:100%; height:3px; text-align:right; padding:2px 2px 2px;"></div><br/> | ||
− | < | + | <div align="right">담당자: 정현진(번역자: 정현진) (번역 참고자료: [https://library.korea.ac.kr/detail/?cid=CAT000045585753&ctype=m 【돌베개 출판 국역본】]) </div> |
− | ( | + | <div align="right">[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583A_0040_010_1490 【한국고전종합DB 원문보기】]</div> |
− | </ | + | ---- |
+ | <small>제목</small> | ||
+ | {{OriginTrans4 | ||
+ | |원문1=北屯桃花下拈韻。同泠齋諸子。 | ||
+ | |번역1=(북둔의 복숭아 꽃 아래에서 운자를 정하고, 영재 유득공 등과 함께 짓다.) | ||
+ | |원문2= | ||
+ | |번역2=() | ||
+ | |원문3= | ||
+ | |번역3=() | ||
+ | |원문4= | ||
+ | |번역4() | ||
+ | }} | ||
+ | <small>내용</small> | ||
+ | {{OriginTrans4 | ||
+ | |원문1=花間生活樹間扉。一道紅霏暎紫暉。 | ||
+ | |번역1=(꽃 사이에서 생활하고 숲 사이 거처하니, 길에는 꽃의 색색빛깔이 비처럼 쏟아지네) | ||
+ | |원문2=呷水鯈魚憐倒影。驚人蛺(잡)解分飛。 | ||
+ | |번역2=(뻐끔대는 피라미는 거꾸로 비친 그림자를 아끼고, 사람에 놀란 나비가 흩어져 날아가네) | ||
+ | |원문3=醉醒俱病難爲酒。凉熱同時未適衣。 | ||
+ | |번역3=(취하나 깨나 괴로우니 술 마시기 어렵고, 추위와 더위 함께 있으니 마땅한 옷이 없네) | ||
+ | |원문4=如此城闉閒境在。那堪雅集十䄵稀。 | ||
+ | |번역4=(이처럼 성곽 안에 한경(閒境)이 있었으니, 어찌 좋은 모임이 10년간 없었음을 견뎌냈을까) | ||
+ | }} | ||
<br/><br/><br/> | <br/><br/><br/> | ||
− | + | ||
+ | ='''城市全圖應令'''= | ||
<div style="float:center; background:black; width:100%; height:3px; text-align:right; padding:2px 2px 2px;"></div><br/> | <div style="float:center; background:black; width:100%; height:3px; text-align:right; padding:2px 2px 2px;"></div><br/> | ||
− | <div align="right">담당자: 정현진(번역자: 정현진)</div> | + | <div align="right">담당자: 정현진(번역자: 정현진) (번역 참고자료: [https://library.korea.ac.kr/detail/?cid=CAT000045585753&ctype=m 【돌베개 출판 국역본】])</div> |
<div align="right">[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583A_0040_010_1490 【한국고전종합DB 원문보기】]</div> | <div align="right">[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583A_0040_010_1490 【한국고전종합DB 원문보기】]</div>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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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Trans8 | {{OriginTrans8 | ||
|원문1=吏胥之拜拜以腰。市井之唾唾以齒。 | |원문1=吏胥之拜拜以腰。市井之唾唾以齒。 | ||
− | |번역1=( | + | |번역1=(이서의 절하는 법은 허리를 숙이는 것이요, 시정꾼의 침 뱉는 법은 이 사이로 뱉는 것이다) |
|원문2=不鞍而騎何處圉。挾籃而拱誰家婢。 | |원문2=不鞍而騎何處圉。挾籃而拱誰家婢。 | ||
− | |번역2=( | + | |번역2=(안장 없이 말 타는 이는 어디 마부고, 바구니를 들고 팔짱 낀 이는 누구집 여종인가) |
|원문3=徒而寬襪是黃門。眄而蹇裳卽紅妓。 | |원문3=徒而寬襪是黃門。眄而蹇裳卽紅妓。 | ||
− | |번역3=( | + | |번역3=(맨발에 큰 버선 신은 이는 황문의 내시이고, 눈치 보며 치마 걷는 이는 기생이로다) |
|원문4=物众地大無不有。亦能偸竊藏奸宄。 | |원문4=物众地大無不有。亦能偸竊藏奸宄。 | ||
− | |번역4=( | + | |번역4=(물건 많고 땅 넓어 없는 것이 없으니, 간사한 도둑놈도 있구나 ) |
|원문5=赤索邏者來睢盱。众中側身立而俟。 | |원문5=赤索邏者來睢盱。众中側身立而俟。 | ||
− | |번역5=( | + | |번역5=(붉은 끈을 동여맨 순찰대가 와서 눈을 부릅뜨고 찾자, 사람들 속에서 몸을 빗겨서서 무언가를 기다리네) |
|원문6=須臾辟易官人來。軺車之坐高可跂。 | |원문6=須臾辟易官人來。軺車之坐高可跂。 | ||
− | |번역6=( | + | |번역6=(잠시후 '물렀거라'하며 높은 분이 행차하니, 그 수레의 자리가 무척 높구나) |
|원문7=荷傘隨者喘最急。且聽且趨諾唯唯。 | |원문7=荷傘隨者喘最急。且聽且趨諾唯唯。 | ||
− | |번역7=( | + | |번역7=(일산을 든 하인은 다급해서 숨을 헐떡이며, '네네' 거리며 듣고 따라가네) |
|원문8=烙竹烟盃長一丈。螺鈿小畣輕可喜。 | |원문8=烙竹烟盃長一丈。螺鈿小畣輕可喜。 | ||
− | |번역8=( | + | |번역8=(쇠로 지져 그린 담뱃대는 그 길이가 한길이요, 작은 나전칠기 상자는 가볍고도 아름답다네) |
}} | }} | ||
{{OriginTrans8 | {{OriginTrans8 | ||
|원문1=蕉葉扇欹大如帆。曳地便輿議政是。 | |원문1=蕉葉扇欹大如帆。曳地便輿議政是。 | ||
− | |번역1=( | + | |번역1=(파초잎 부채는 길이가 배돛 같고, 땅에 끌릴 만큼 큰 수레는 의정부의 벼슬아치구나) |
|원문2=令史義不廢張纓。腋隨何嘗離半跬。 | |원문2=令史義不廢張纓。腋隨何嘗離半跬。 | ||
− | |번역2=( | + | |번역2=(영사는 의리 따라 긴 갓끈 매달고서, 부액하며 따라오니 반보인들 떨어질까?) |
|원문3=帽灰鼠者未陞品。帶烏角者初筮仕。 | |원문3=帽灰鼠者未陞品。帶烏角者初筮仕。 | ||
− | |번역3=( | + | |번역3=(회색 모자 쓴 이는 승품 벼슬이 아니요, 검은 각대 두른 이는 이제 막 벼슬하는 이라네) |
|원문4=一幅森羅大都會。世態人情畢輸此。 | |원문4=一幅森羅大都會。世態人情畢輸此。 | ||
− | |번역4=( | + | |번역4=(그림 한폭에 서울의 빽빽한 모습이 담기니, 세태와 인정까지 여기에 들어있구나) |
|원문5=太平文物侔中華。休養生成四百禩。 | |원문5=太平文物侔中華。休養生成四百禩。 | ||
− | |번역5=( | + | |번역5=(태평한 문물은 중화와 견주니, 백성 길러 4백년을 제사 지냈네) |
|원문6=此圖豈非關世道。蔀屋不違天尺咫。 | |원문6=此圖豈非關世道。蔀屋不違天尺咫。 | ||
− | |번역6=( | + | |번역6=(이 그림은 어떻게 세도와 관련 없겠는가? 초라한 집이 하늘까지 닿을 만큼 많은데) |
|원문7=眞同盤礴郭河陽。不數風流趙承旨。 | |원문7=眞同盤礴郭河陽。不數風流趙承旨。 | ||
− | |번역7=( | + | |번역7=(그림이 곽하양처럼 뒤섞여 소용돌이 치고, 풍류는 조승지를 손꼽지 못하리라) |
|원문8=始知王會圖非偶。休言急就章皆俚。 | |원문8=始知王會圖非偶。休言急就章皆俚。 | ||
− | |번역8=( | + | |번역8=(이제서야 왕회의 그림이 우연 아님을 알았으니, 급취장도 촌스럽다 말 못하겠구나) |
}} | }} | ||
{{OriginTrans8 | {{OriginTrans8 | ||
|원문1=借問興仁門自別。匾獨也方城獨雉。 | |원문1=借問興仁門自別。匾獨也方城獨雉。 | ||
− | |번역1=( | + | |번역1=(묻노라, 흥인문만 왜 독특한가? 저 홀로 납작하고 방성과 치첩까지 있구나) |
|원문2=最憐城北屯邊俗。不種桃花以爲耻。 | |원문2=最憐城北屯邊俗。不種桃花以爲耻。 | ||
− | |번역2=( | + | |번역2=(그 가까이의 성곽 북쪽 둔전 옆 마을의 풍속은, 도화를 심지 않으면 부끄러움으로 여긴다네) |
|원문3=空翠飛來舊宮路。行人解說龍蛇燬。 | |원문3=空翠飛來舊宮路。行人解說龍蛇燬。 | ||
− | |번역3=( | + | |번역3=(먼산의 푸른 빛이 옛 궁궐 길로 날아오니, 행인들이 전쟁 때 불탔던 일을 얘기하네) |
|원문4=石礎人立池灮淺。白鷺飛踏松枝死。 | |원문4=石礎人立池灮淺。白鷺飛踏松枝死。 | ||
− | |번역4=( | + | |번역4=(주춧돌에 사람 서있으니 연못 물빛이 얕구나, 백로가 날아와 앉은 곳은 죽은 솔가지라네) |
|원문5=指點林端射垛明。亦有樵兒暮乘垝。 | |원문5=指點林端射垛明。亦有樵兒暮乘垝。 | ||
− | |번역5=( | + | |번역5=(숲 끝자락의 활터 선명하게 가리키니, 나무꾼이 해질녘에 무너진 담 위에 올라있네) |
|원문6=立辮鬚者彈虛弓。坐屈指者調橫矢。 | |원문6=立辮鬚者彈虛弓。坐屈指者調橫矢。 | ||
− | |번역6=( | + | |번역6=(상투를 틀고 수염 기른 자는 빈 활을 튕기고, 앉아서 꿈지럭대는 자는 굽은 화살을 정비하네) |
|원문7=太平館東明雪樓。紅表丹楹宛在彼。 | |원문7=太平館東明雪樓。紅表丹楹宛在彼。 | ||
− | |번역7=( | + | |번역7=(태평관 동녘의 명설루는 붉은 기둥이 저쪽에서 뚜렷이 보이는구나) |
|원문8=惠廳均廳國之淵。倉庾崇崇万億柹。 | |원문8=惠廳均廳國之淵。倉庾崇崇万億柹。 | ||
− | |번역8=( | + | |번역8=(혜청과 균청은 나라의 큰 기관이라, 그 창고가 억만 계단이나 높다네) |
}} | }} | ||
{{OriginTrans8 | {{OriginTrans8 | ||
|원문1=黃昏幾點平安火。分與南山屬司烜。 | |원문1=黃昏幾點平安火。分與南山屬司烜。 | ||
− | |번역1=( | + | |번역1=(해질녘에 평안화를 붙여 올리면, 남산과 그걸 나누어 사훤이 불씨를 바꾸는구나) |
|원문2=微茫郊署辨羖䍽。磊落天閑滚騄駬。 | |원문2=微茫郊署辨羖䍽。磊落天閑滚騄駬。 | ||
− | |번역2=( | + | |번역2=(작고 아득한 성 밖의 마을에서는 염소를 기르는데, 마음이 여유롭고 한가로우니 준마들이 탄생하네) |
|원문3=對畫應須說畫義。丹靑妙諦通於史。 | |원문3=對畫應須說畫義。丹靑妙諦通於史。 | ||
− | |번역3=( | + | |번역3=(그림을 대할 때는 마땅히 그림의 뜻을 이야기 해야 하니, 단청의 묘한 이치가 역사와도 통하는구나) |
|원문4=濬川䟽尋魚孝瞻。志地篇修鄭麟趾。 | |원문4=濬川䟽尋魚孝瞻。志地篇修鄭麟趾。 | ||
− | |번역4=( | + | |번역4=(개천(청계천)을 파내어 통하게 하니 어효첨의 상소가 있고, '여지승람'의 편수는 정인지가 맡았다네) |
|원문5=拜賀吾王昭儉德。民風朴素無華侈。 | |원문5=拜賀吾王昭儉德。民風朴素無華侈。 | ||
− | |번역5=( | + | |번역5=(우리 임금님의 검소한 덕성에 배례하니, 백성의 풍속도 소박하고 사치 없도다) |
|원문6=南自乇羅北不咸。東至于山西馬訾。 | |원문6=南自乇羅北不咸。東至于山西馬訾。 | ||
− | |번역6=( | + | |번역6=(남쪽은 제주도, 북쪽은 불함산, 동쪽으로는 우산국, 서쪽으로는 압록강) |
|원문7=四千餘里耒所刺。三十六國船不使。 | |원문7=四千餘里耒所刺。三十六國船不使。 | ||
− | |번역7=( | + | |번역7=(4천여 리에 걸쳐 모두 쟁기질하고, 36개국이 배를 쓰지 않는다네) |
|원문8=民不遊手屋皆富。金不欺秤俗盡美。 | |원문8=民不遊手屋皆富。金不欺秤俗盡美。 | ||
− | |번역8=( | + | |번역8=(백성들이 놀지 않으니 집집마다 부유하고, 저울눈을 속이지 않으니 풍속이 모두 아름답구나) |
}} | }} | ||
{{OriginTrans4 | {{OriginTrans4 | ||
|원문1=立國仁城義市中。不以繁華佳麗恃。 | |원문1=立國仁城義市中。不以繁華佳麗恃。 | ||
− | |번역1=( | + | |번역1=(나라를 세움에 인으로 성을 쌓고 의로 저자를 만드니, 번화하고 가려함을 믿음이 없다네) |
|원문2=鳳凰來巢麟在藪。煕煕壽域惟民止。 | |원문2=鳳凰來巢麟在藪。煕煕壽域惟民止。 | ||
− | |번역2=( | + | |번역2=(봉황이 와서 자리잡고 기린이 모여드니, 빛나는 수성에 백성들과 함께한다네) |
|원문3=只將淡墨歲一掃。畫裡人烟應倍蓰。 | |원문3=只將淡墨歲一掃。畫裡人烟應倍蓰。 | ||
− | |번역3=( | + | |번역3=(옅은 먹물로 매년 한번 그렸으니, 그림 속의 마을집은 분명히 몇 배는 많을 것이다) |
|원문4=擬追張華漢宮對。掖垣瀟雨吹燈蘂。 | |원문4=擬追張華漢宮對。掖垣瀟雨吹燈蘂。 | ||
− | |번역4=( | + | |번역4=(장화가 한 궁궐을 그린 일과 짝이 되니, 대궐 담장 비 흩뿌리고 등불빛에 바람 분다네) |
}} | }} | ||
+ | |||
+ | =='''연구 대상 설명'''== | ||
+ | <div style="float:center; background:black; width:100%; height:3px; text-align:right; padding:2px 2px 2px;"></div><br/> | ||
+ | ---- | ||
+ | <big> | ||
+ | ''''출혜화문', '북둔도화하점운'''' | ||
+ | <br/> | ||
+ | <big> | ||
+ | * '''흐름''' '정유각집' 서문 중 이런 문구가 있다. '''苟能學古而能變 創新而能典 今之文猶古之文也 (만약 능히 옛것을 배우되 변화할 줄 알고, 창신하되 능전할 수 있다면, 지금의 글이 옛날의 글과 같다)''' 이는 박지원이 써서 박제가에게 준 것으로, '정유각집' 전반을 관통하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가치관이 두드러진다고 해석할 수 있다. | ||
+ | * '''분석''' '출혜화문'과 '북둔도화하점운'에는 각각 '''我輩十年無此人(우리들은 이런 사람이 10년 동안 없었으니), 那堪雅集十年稀(어찌 좋은 모임이 10년간 없었음을 견뎌냈을까)'''가 언급된다. | ||
+ | * '''시사점''' 시각적으로 출력한 데이터와 함께 후술하겠지만, 두 작품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감정(impression) 노드는 '한가로움'과 '즐거움'이다. 북사동 혹은 북둔을 방문하며 예전에는 인식하지 못하였던 여유와 즐거움을 느낀 대목을 확인할 수 있다. 익숙한 공간에서 새로운 인상을 느낀 이 과정에서도 박제가의 '법고창신' 정신이 녹아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눈으로만 텍스트를 읽으면 박제가의 파편화되고 단순한 인상이겠지만, 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상적인 배경까지 참고할 수 있었다. | ||
+ | <br/> | ||
+ | <big> | ||
+ | ''''성시전도응령'''' | ||
+ | * '''배경''' 작품명에 응령(應令)이 들어갔는데 이는 정조 임금의 명령에 응하였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당대에는 한양의 모습을 상세하게 담은 '城市全圖'가 여러 판본으로 나왔는데, 정조는 이를 바탕으로 박제가를 비롯한 여러 학자들에게 시를 짓도록 명령하였다. 이번 데이터 분석을 통해 그 박제가는 독특하게도, 한양을 조선의 일부가 아닌 전체성을 지닌 도시로 묘사하며, 말 그대로 조감(鳥瞰)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였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 ||
+ | * '''특징''' 상술한 번역을 참고하면 알 수 있듯, 박제가는 한양 일반 백성들의 현실적 감각에 초점을 두어, 사회 현실과 취미생활에 관심이 많았다. 감정(impression) 노드를 통해, 작품에서 묘사한 한양이 매우 생명력 있음을 확인하였고, 특히 이는 시장의 풍경과 놀이(광대와 사당패, 지패놀이 등)를 묘사한 장면에서 더욱더 두드러진다. | ||
+ | * '''의의''' 성시전도에 대해 글을 남긴 다른 학자와 박제가의 차별점은 '평범'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점이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신광화, 이덕무, 이만수, 유득공의 작품에는 한양의 제왕적 권위가 강하게 드러난다. 즉, 한양이 조선의 정치와 교육의 중심지로만 그려졌다는 것이다. 중화사상도 이와 더불어, 중국의 대도시와 비교하는 문장도 종종 확인되었다. 반면 박제가의 글에는 주로 상업과 거리가 그 묘사 대상이며, 인구가 조밀하고 물자가 풍부한 도시공간을 담았다. 이후 이학교, 신관호 등의 학자에게도 한양 백성의 평범한 모습에 주목하도록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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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방법'''== | =='''연구 방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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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 | =='''연구 결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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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iv style="text-align:left;">'''(1) 사물(object)와 감정(impression) 사이의 관계'''</div><br/> 작품에서 상당수의 사물이 시장의 분주함을 표현하는 데에 직결되어 있다. 이에 '분주함' 노드에 '표현(expresses)' 엣지로 연결된 경우가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호기심'과 '아름다움'의 감정이 많이 연결되어 있었다. 당대 서울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그 가운데에서 아름다움을 느낀 인상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 한가로운 일반 백성의 삶은 물론, 분주한 시장의 풍경까지를 한양의 주된 풍경으로 묘사하였다. | ||
+ | <br/><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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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일:정유각집출력4.png]] | ||
+ | <div style="text-align:left;">'''(2) 공간정보(place)와 감정(impression) 사이의 관계'''</div> 파란 장소 노드를 보면 당연하게도 서울에서 뻗어나간다. 그리고 연결되는 감정은 '애국심' 노드가 가장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여전히 분주함과 놀라움까지 보인다. 쓸쓸함과 한가로움의 감정 역시 유의미한 분량을 확인할 수 있다. 박제가는 북학파로도 이름이 널리 알려진 학자로, 좌상단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작품 전반에서 중국을 수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중국의 대도시와 서울을 단순히 비교한 것으로 해석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 북학을 중시하면서도, 이미 상당 수준으로 발전한 서울의 도시적 면모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양의 발전 잠재성과 가능성을 통찰하였다고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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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무리'''== | ||
+ | <div style="float:center; background:black; width:100%; height:3px; text-align:right; padding:2px 2px 2px;"></div><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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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의의 | ||
+ | <blockquote> 본 연구로 '정유각집'의 세 작품을 통해, 한양에 대한 박제가의 인상을 고찰할 수 있었다. 두드러지는 특징으로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다른 학자와 달리 한양을 정치적 권위보다 '사람 사는 공간'으로 조망하였다. '분주함'과 '한가로움'의 감정(impression)에 연결(edge of 'expresses')된 시각화 자료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다. 둘째, 북학파 박제가로서 서울의 발전 가능성을 통찰하였다. 이는 '호기심'과 '애국심'에 연결된 시각화 자료가 그 근거가 된다. </blockquote> | ||
+ | <br/> | ||
+ | * 보완점 | ||
+ | <blockquote> 후속연구에서 보완할 점을 요약하자면 '세분화'이다. 우선 object 노드가 현재는 하나로 엮여있지만, 시장 상품, 시장 인물, 놀이 등으로 나누었다면 더 흥미로운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또한 expresses 엣지 역시 긍정적 혹은 부정적 감정으로 2차 분할하여 설정하였다면, 기존에 뚜렷이 드러나지 않았던 '쓸쓸함' 등의 감정을 깊이 고찰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연구 대상을 이보다 더 확대하여 정유각집의 모든 작품으로 설정하여도 좋겠다. 정유각집은 박제가가 19세부터 죽을 때까지 남긴 작품이 총망라 된 서적인 만큼 그 분량이 상당하다. 따라서 박제가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를 위하여 이를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blockquote> | ||
+ | <br/> | ||
+ | * 소감 | ||
+ | <blockquote> 디지털 인문학의 핵심 과제는 새로운 인사이트(Insight)를 얻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한문학 자료의 경우 눈과 펜으로 읽어내려가기만 하면 알 수 없을 정보를 끄집어 내어 새로운 결론을 도출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연구자 입장에서 이 결론을 도출한 뒤에 데이터를 분석 및 가공하는 것이 아니라, 최종 단계에서 시각화(visualization)를 거친 뒤에야 비로소 흐름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중간 과정이 무척 피로하다고 느꼈다. 예컨대 박제가의 '감정'에 초점을 둔 본 연구에서 '인물(person)'과 관련된 노드 및 엣지는 입력하면서도 번거로우면서 과연 유의미할지 회의감이 들었다. 하지만 그러한 작업이 소중한 뼈대가 되어 유의미한 결과를 얻도록 도왔다는 점을 깨달았다. 모두 상세한 인과관계를 보여주기 위한 밑거름이 된 것이다. 어떤 전공을 선택하든, 앞으로의 세대는 데이터를 수월하게 다룰 수 있어야 한다는 교수님의 말씀을 되새기며, 언젠가 이를 유용하게 쓰고 블루오션을 발견하는 날을 고대하여 본다. | ||
+ | </blockquote>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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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참고 자료'''== | ||
<div style="float:center; background:black; width:100%; height:3px; text-align:right; padding:2px 2px 2px;"></div><br/> | <div style="float:center; background:black; width:100%; height:3px; text-align:right; padding:2px 2px 2px;"></div><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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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단행본'''<br/> |
+ | 박제가(정민, 이승수, 박수밀 역)(2010). 정유각집. 서울: 돌베개 | ||
+ | <br/><br/> | ||
+ | '''학술지'''<br/> | ||
+ | 박은정 (2014). 박지원의 '楚亭集序' 다시 읽기 -'序'와 교차 읽기를 토대로-. 동방학, 30, 133-164.<br/> | ||
+ | 박제가, 서울특별시사편찬위원회 (1985). 성시전도. 향토서울, 43, 257-295.<br/> | ||
+ | 안대회 (2009). 성시전도시와 18세기 서울의 풍경. 고전문학연구, 35, 213-249.<br/> | ||
+ | 조성을 (2008). 북학의 형성 요인과 그 전개 양상 - 박제가를 중심으로. 향토서울, 72, 273-298.<br/> | ||
+ | 한미경 (2004). '정유각집' 시집에 대한 연구. 서지학연구, 29, 79-111. | ||
+ | <br/><br/> | ||
+ | '''발표자료'''<br/> | ||
+ | [[미디어:기말발표_정현진_PPT.pdf|기말발표 프리젠테이션 자료.pdf]]<br/> | ||
+ | [[미디어:데이터테이블 정현진.xlsx|데이터 테이블(nodes, edges).xlsx]]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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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br/><br/> | <br/><br/><b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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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 =='''주석'''== | ||
<div style="float:center; background:black; width:100%; height:3px; text-align:right; padding:2px 2px 2px;"></div><br/> | <div style="float:center; background:black; width:100%; height:3px; text-align:right; padding:2px 2px 2px;"></div><br/> | ||
<references/> | <references/> |
2022년 6월 10일 (금) 02:34 기준 최신판
목차
Contents
연구 목적
본 연구는 박제가의 '정유각집'에 언급된 세 작품, '出惠化門 循城而卥二里 有倉曰城北屯。居民皆種桃 紅霧蒸成。隔岡有破寺 所謂北寺洞者。(이하 '출혜화문')', '北屯桃花下拈韻_同泠齋諸子 (이하 '북둔도화하점운')', '城市全圖應令 (이하 '성시전도')'를 연구 대상으로 한다. '출혜화문'과 '북둔도화하점운'은 성북동의 도화와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성시전도응령'은 박제가가 활동하던 18세기 후반 성북동을 포함한 한양의 공간이 다양하게 언급되어 있는 작품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각 공간에서 백성들의 풍속이 드러난다는 점이다. 이와 더불어 단순히 그 외적인 양상만을 서술한 것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박제가의 생각이 함께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연구의 핵심은 "당시 서울 백성에 대한 박제가의 인상이 어떠하였는가?"라는 질문에 디지털 데이터를 바탕으로 답을 하는 과정으로 압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강좌의 주요 프로젝트인 '성북동 소재 한문학 자원 데이터 모델'과 연결지어, 작품을 파악하고자 한다. 다만, '성시전도'에 성북동을 언급한 문장이 단 하나에 불과하므로,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出惠化門...(하략)', ' 北屯桃花下拈韻_同泠齋諸子'를 함께 참고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성시전도에서 성북동이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특히 강조되는 부분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백성들의 행위를 상세하게 다루기 위해, 각 구절에서 주어와 서술어, 즉 인물과 행동/생각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이 관계성을 분석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Neo4j를 활용하여 각 데이터 간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주된 초점은 각 노드에 대한 박제가의 인상(impression)이 어떻게 표현(expresses)되는지 파악하는 데에 있다.
연구 대상이 운문작품이니 시어를 통한 박제가의 시풍 분석에 중점을 둘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대 작가의 입장에서 같은 시어나 표현을 반복해서 사용하는 것은 그리 반가운 일이 아닐 것이라 생각하였다. 작품 전반에서 일관되면서도 반복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다 내린 결론이 바로 '인상'이다. 서자 출신의 실학자 박제가의 시각에서 서울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흥미로운 공간이었으리라 예상한다. 또한 북학파 학자로서 서울의 발전에 대한 인사이트(insight)가 풍부했을 것도 예상할 수 있다.
연구 대상 번역
出惠化門...(하략)
제목
내용
北屯桃花下拈韻。同泠齋諸子。
제목
내용
城市全圖應令
연구 대상 설명
'출혜화문', '북둔도화하점운'
- 흐름 '정유각집' 서문 중 이런 문구가 있다. 苟能學古而能變 創新而能典 今之文猶古之文也 (만약 능히 옛것을 배우되 변화할 줄 알고, 창신하되 능전할 수 있다면, 지금의 글이 옛날의 글과 같다) 이는 박지원이 써서 박제가에게 준 것으로, '정유각집' 전반을 관통하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가치관이 두드러진다고 해석할 수 있다.
- 분석 '출혜화문'과 '북둔도화하점운'에는 각각 我輩十年無此人(우리들은 이런 사람이 10년 동안 없었으니), 那堪雅集十年稀(어찌 좋은 모임이 10년간 없었음을 견뎌냈을까)가 언급된다.
- 시사점 시각적으로 출력한 데이터와 함께 후술하겠지만, 두 작품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감정(impression) 노드는 '한가로움'과 '즐거움'이다. 북사동 혹은 북둔을 방문하며 예전에는 인식하지 못하였던 여유와 즐거움을 느낀 대목을 확인할 수 있다. 익숙한 공간에서 새로운 인상을 느낀 이 과정에서도 박제가의 '법고창신' 정신이 녹아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눈으로만 텍스트를 읽으면 박제가의 파편화되고 단순한 인상이겠지만, 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상적인 배경까지 참고할 수 있었다.
'성시전도응령'
- 배경 작품명에 응령(應令)이 들어갔는데 이는 정조 임금의 명령에 응하였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당대에는 한양의 모습을 상세하게 담은 '城市全圖'가 여러 판본으로 나왔는데, 정조는 이를 바탕으로 박제가를 비롯한 여러 학자들에게 시를 짓도록 명령하였다. 이번 데이터 분석을 통해 그 박제가는 독특하게도, 한양을 조선의 일부가 아닌 전체성을 지닌 도시로 묘사하며, 말 그대로 조감(鳥瞰)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였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 특징 상술한 번역을 참고하면 알 수 있듯, 박제가는 한양 일반 백성들의 현실적 감각에 초점을 두어, 사회 현실과 취미생활에 관심이 많았다. 감정(impression) 노드를 통해, 작품에서 묘사한 한양이 매우 생명력 있음을 확인하였고, 특히 이는 시장의 풍경과 놀이(광대와 사당패, 지패놀이 등)를 묘사한 장면에서 더욱더 두드러진다.
- 의의 성시전도에 대해 글을 남긴 다른 학자와 박제가의 차별점은 '평범'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점이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신광화, 이덕무, 이만수, 유득공의 작품에는 한양의 제왕적 권위가 강하게 드러난다. 즉, 한양이 조선의 정치와 교육의 중심지로만 그려졌다는 것이다. 중화사상도 이와 더불어, 중국의 대도시와 비교하는 문장도 종종 확인되었다. 반면 박제가의 글에는 주로 상업과 거리가 그 묘사 대상이며, 인구가 조밀하고 물자가 풍부한 도시공간을 담았다. 이후 이학교, 신관호 등의 학자에게도 한양 백성의 평범한 모습에 주목하도록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연구 방법
데이터 모델링
항목명 | Node 명칭 | Node 개수 |
---|---|---|
서명 | Book(B) | 4 |
작품 | Work(W) | 3 |
시구 | Line(N) | 224 |
문장 | Paragraph(G) | 5 |
단어 | Diction(D) | 253 |
글자 | Character(H) | 95 |
인물 | Person(P) | 12 |
장소 | Place(L) | 58 |
사물 | Object(O) | 79 |
현상 | Phenomenon(M) | 17 |
감정 | Impression(I) | 21 |
항목명 | Edge 명칭 | 비고 |
---|---|---|
작품 연관 | B2W, N2W, G2W | |
시구 연관 | N2D, G2D, D2O, D2L, D2M | |
글자 연관 | N2H, G2H, D2H | |
인물 연관 | N2P, G2P, W2P | |
글자-사물 | H2O | 대개 시장상품 |
감정 연관 | D2I, H2I | 연구의 핵심 초점 |
장소 연관 | L2L, W2L |
데이터 샘플링
연구 데이터
연구 결과
작품에서 상당수의 사물이 시장의 분주함을 표현하는 데에 직결되어 있다. 이에 '분주함' 노드에 '표현(expresses)' 엣지로 연결된 경우가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호기심'과 '아름다움'의 감정이 많이 연결되어 있었다. 당대 서울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그 가운데에서 아름다움을 느낀 인상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 한가로운 일반 백성의 삶은 물론, 분주한 시장의 풍경까지를 한양의 주된 풍경으로 묘사하였다.
갈무리
- 의의
본 연구로 '정유각집'의 세 작품을 통해, 한양에 대한 박제가의 인상을 고찰할 수 있었다. 두드러지는 특징으로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다른 학자와 달리 한양을 정치적 권위보다 '사람 사는 공간'으로 조망하였다. '분주함'과 '한가로움'의 감정(impression)에 연결(edge of 'expresses')된 시각화 자료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다. 둘째, 북학파 박제가로서 서울의 발전 가능성을 통찰하였다. 이는 '호기심'과 '애국심'에 연결된 시각화 자료가 그 근거가 된다.
- 보완점
후속연구에서 보완할 점을 요약하자면 '세분화'이다. 우선 object 노드가 현재는 하나로 엮여있지만, 시장 상품, 시장 인물, 놀이 등으로 나누었다면 더 흥미로운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또한 expresses 엣지 역시 긍정적 혹은 부정적 감정으로 2차 분할하여 설정하였다면, 기존에 뚜렷이 드러나지 않았던 '쓸쓸함' 등의 감정을 깊이 고찰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연구 대상을 이보다 더 확대하여 정유각집의 모든 작품으로 설정하여도 좋겠다. 정유각집은 박제가가 19세부터 죽을 때까지 남긴 작품이 총망라 된 서적인 만큼 그 분량이 상당하다. 따라서 박제가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를 위하여 이를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 소감
디지털 인문학의 핵심 과제는 새로운 인사이트(Insight)를 얻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한문학 자료의 경우 눈과 펜으로 읽어내려가기만 하면 알 수 없을 정보를 끄집어 내어 새로운 결론을 도출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연구자 입장에서 이 결론을 도출한 뒤에 데이터를 분석 및 가공하는 것이 아니라, 최종 단계에서 시각화(visualization)를 거친 뒤에야 비로소 흐름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중간 과정이 무척 피로하다고 느꼈다. 예컨대 박제가의 '감정'에 초점을 둔 본 연구에서 '인물(person)'과 관련된 노드 및 엣지는 입력하면서도 번거로우면서 과연 유의미할지 회의감이 들었다. 하지만 그러한 작업이 소중한 뼈대가 되어 유의미한 결과를 얻도록 도왔다는 점을 깨달았다. 모두 상세한 인과관계를 보여주기 위한 밑거름이 된 것이다. 어떤 전공을 선택하든, 앞으로의 세대는 데이터를 수월하게 다룰 수 있어야 한다는 교수님의 말씀을 되새기며, 언젠가 이를 유용하게 쓰고 블루오션을 발견하는 날을 고대하여 본다.
참고 자료
단행본
박제가(정민, 이승수, 박수밀 역)(2010). 정유각집. 서울: 돌베개
학술지
박은정 (2014). 박지원의 '楚亭集序' 다시 읽기 -'序'와 교차 읽기를 토대로-. 동방학, 30, 133-164.
박제가, 서울특별시사편찬위원회 (1985). 성시전도. 향토서울, 43, 257-295.
안대회 (2009). 성시전도시와 18세기 서울의 풍경. 고전문학연구, 35, 213-249.
조성을 (2008). 북학의 형성 요인과 그 전개 양상 - 박제가를 중심으로. 향토서울, 72, 273-298.
한미경 (2004). '정유각집' 시집에 대한 연구. 서지학연구, 29, 79-111.
발표자료
기말발표 프리젠테이션 자료.pdf
데이터 테이블(nodes, edges).xlsx
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