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황순원 문학상 심사평"의 두 판 사이의 차이
red
(같은 사용자의 중간 판 12개는 보이지 않습니다) | |||
1번째 줄: | 1번째 줄: | ||
+ | 본 문서는 대담의 형식으로 진행된 심사평(김윤식 대표집필, 「2002년의 한국 소설 지적도」)의 일부를 발췌했음을 알린다. | ||
===수상작=== | ===수상작=== | ||
{|class="wikitable" style="width:100%;" | {|class="wikitable" style="width:100%;" | ||
28번째 줄: | 29번째 줄: | ||
{|class="wikitable" style="width:100%;" | {|class="wikitable" style="width:100%;" | ||
!| | !| | ||
− | 『밀랍 호숫가로의 여행』 | + | '''『밀랍 호숫가로의 여행』''' |
“『밀랍 호숫가로의 여행』은 약국을 업으로 하는 노부부 사이에 벌어진 사건 하나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단편이 갖추어야 될 미덕이 뚜렷이 드러난 작품이겠지요. 특히 구성과 결말의 돌연성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작가의 뚜렷한 지적 통제력이 강점.” | “『밀랍 호숫가로의 여행』은 약국을 업으로 하는 노부부 사이에 벌어진 사건 하나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단편이 갖추어야 될 미덕이 뚜렷이 드러난 작품이겠지요. 특히 구성과 결말의 돌연성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작가의 뚜렷한 지적 통제력이 강점.” | ||
+ | |} | ||
+ | |||
+ | {|class="wikitable" style="width:100%;" | ||
+ | !| | ||
+ | '''『책과 함께 자다』''' | ||
+ | |||
+ | |||
+ | “『책과 함께 자다』는, 갈데없는 관념형 소설입니다그려. ‘첫장까지 온통 책으로 뒤덮여 발을 들여놓을 틈도 없는 방 안에 잠든 듯 죽어 있는 한 남자에 대한 기사가 11월 16일 아침 배달된 지방신문에 실렸다’로 시작되지 않습니까. 문제는 ‘책’인데. 그러니까 ‘책’으로 상징되는 것에 관련되어 있지요. 책이란 무엇인가. 그 책 틈에서 죽은 사내란 무엇인가.” | ||
+ | “그러니까 ‘책’과 ‘죽음’이겠는데요.” | ||
+ | “그렇소. 말을 바꾸면 추리적 흥미일 수도 있긴 해도, 벌써 ‘대답’(해결)이 처음부터 나버린 형국.” | ||
+ | |||
+ | |||
+ | “책과 더불어 시작된 인류사의 어떤 양질의 부분이 소멸된 상태라고 하면 좀 거창해질까요. 그것이 바로 ‘인간다움’인데, 책의 종말이란 곧 ‘인간다움’의 종말인지 모른다는 것. ‘나’의 성목경 되기가 그것. 만일 이런 식의 해석을 두고 답이 먼저 나와 있음이라 하겠지요. 관념성 소설이 지닌 초대의 난점이라고나 할까요.” | ||
+ | |} | ||
+ | |||
+ | {|class="wikitable" style="width:100%;" | ||
+ | !| | ||
+ | '''『봄날은 간다』''' | ||
+ | |||
+ | |||
+ | 작가는 ‘쇳기운’을 담뿍 가진 사내를 천하 악종으로 간주하기 않고. ‘개’와 같은 일종의 동물로 본다는 것. 그만큼 친근한 동물이라는 것. 선생의 독법은 그러니까 종애의 유년기. 동네에서 개백정처럼 아내를 두들겨 패던 선옥이 아빠에 대한 작가의 태도를 ᄏힻᆨ 평가하고 있어 보입니다. 선옥이 아빠의 그토록 딸 아끼는 자상한 측면, 곧 새끼 가진 민박집 개와 진배없으니까.“ | ||
+ | |||
+ | |||
+ | “제가 앞에서 언급한 끈적끈적한 인정주의, 그 샤머니즘적 엉겨붙임성이랄까 그런 것이지요. 『봄날은 간다』의 유행가 가락 속으로 얼버무리기가 그것. 이런 점에서 이 작품은 다분히 한국적이라 하겠지요.” | ||
+ | |} | ||
+ | |||
+ | {|class="wikitable" style="width:100%;" | ||
+ | !| | ||
+ | '''『숨은 샘』''' | ||
+ | |||
+ | |||
+ | “후일담계 문학이란 뜻이겠는데요. 그것도 한 수 깊은 그런 경지라는. 그렇기는 하나, 부처님 쪽으로 너무 빨리 간 것은 아닌지요. 부처님만이 구제할 수 있는, 혹은 그분의 가피를 입을 만큼 그 업이 무거웠던 증거인가요. 이 나라 사회가 치러야 될 민주 업장 말입니다. 거기에는 해피엔딩이 없다는 것, 아직도 여전히 그러하다는 것. 아니, 해피엔딩이란 것 자체가 원래 그러하다는 것, 이 세상의 물건이 아니라는 것. 작가는 이를 기억, 자세히는 ‘훼손된 기억’의 현태라 했군요.” | ||
+ | |||
+ | |||
+ | “시골에 있던 옛 대학 동창의 모친상에 가기 위해 그곳까지 간 여성 작가인 ‘나’가 마음을 바꾸어, 부처님 계신 천은사로 간 얘기. 샘이 숨겨진 곳 아닙니까. 얼마나 속이 탔으면 샘을 찾고자 했을까요.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샘이 숨어 있기 때문이라 했던가요.” | ||
+ | |} | ||
+ | |||
+ | {|class="wikitable" style="width:100%;" | ||
+ | !| | ||
+ | '''『달의 물』''' | ||
+ | “날개가 너무 커서 날지 못하는 새의 느낌이라고나 할까. 소설의 육체가 너무 살쪄 보행에 부자유롭다는 것. 짜임이나 구성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런 틀을 넘어선 곳에서 나오는 문제점들이 따로 있습니다. 이 문제를 제기해놓았다는 것에 오히려 이 작품의 의의가 있겠지요. 적어도 이 작품은 흔히 말해지는 수다스러움이라든가 입심과는 무관합니다. 작가 신씨 고유의 세계에 속하는 그런 원인이랄까 이유가 잠겨 있지요.” | ||
+ | |} | ||
+ | |||
+ | {|class="wikitable" style="width:100%;" | ||
+ | !| | ||
+ | '''『서울은 파스텔톤』''' | ||
+ | |||
+ | |||
+ | “오늘날 글쓰기란 이런 식으로밖에 할 수 없음의 간접적 호소가 아닐가요. 대문자 문학이나 소설이 불가능하다는 것. 만평으로밖에 도리가 없다는 것.” | ||
+ | |} | ||
+ | |||
+ | {|class="wikitable" style="width:100%;" | ||
+ | !| | ||
+ | '''『의료원』''' | ||
+ | |||
+ | |||
+ | “지문도 묘사도 설명도 모조리 대화로 대치해놓았습니다. 무대가 있고, 등장인물이 떠들고 있고, 무대 아래서는 합창단이 있는 그런 고전적 예술 양식을 송두리째 깔아뭉개 써댄 형국입니다그려.” | ||
+ | |||
+ | |||
+ | “그런 고전적 통합 양식이란 실상 오늘날엔 있을 수 없다는 것. 말을 바꾸면 오늘의 현실에서 보면 무대만 달랑 있거나, 합창단만 따로 있어 각각 분리되었다는 것. 등장인물이 서 있을 자리가 아예 없는 형국이지요. 그렇다면 등장인물은 어디에 서야 할까. 허허벌판일 뿐. 곧 언어로 된 들판이지요.” | ||
|} | |} |
2020년 6월 13일 (토) 13:57 기준 최신판
본 문서는 대담의 형식으로 진행된 심사평(김윤식 대표집필, 「2002년의 한국 소설 지적도」)의 일부를 발췌했음을 알린다.
수상작
『손풍금』
|
---|
후보작
『시취』
|
---|
『밀랍 호숫가로의 여행』
|
---|
『책과 함께 자다』
|
---|
『봄날은 간다』
|
---|
『숨은 샘』
|
---|
『달의 물』 “날개가 너무 커서 날지 못하는 새의 느낌이라고나 할까. 소설의 육체가 너무 살쪄 보행에 부자유롭다는 것. 짜임이나 구성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런 틀을 넘어선 곳에서 나오는 문제점들이 따로 있습니다. 이 문제를 제기해놓았다는 것에 오히려 이 작품의 의의가 있겠지요. 적어도 이 작품은 흔히 말해지는 수다스러움이라든가 입심과는 무관합니다. 작가 신씨 고유의 세계에 속하는 그런 원인이랄까 이유가 잠겨 있지요.” |
---|
『서울은 파스텔톤』
|
---|
『의료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