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학 연구는 이제 개인의 업적에 치중하는 전통적인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역대 해석을 폭넓게 탐색하고 경전 해석의 계승 및 발전 과정을 정밀히 추적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아울러, 경전별로 전문 연구자가 각 경전 해석의 변화 양상을 연구한 후, 이를 종합하여 경학적 전통과 그 맥락을 조망할 수 있는 한국경학사를 서술하는 작업이 요구된다. 이에 본 연구는 이러한 작업이 이루어지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기초 작업으로서, 조선시대 『논어』 주석을 대상으로 디지털인문학 연구방법론을 활용하는 것을 제안한다. 연구방법의 변화를 통해 방대하고 복잡한 주석 자료를 효율적으로 정리하고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접근 방식을 제공함으로써, 전통 경학 연구의 한계를 보완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현재 본 연구는 분석 대상 자료를 3종으로 한정하고 있지만, 향후 더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함으로써 조선시대 『논어』 해석의 맥락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특히, 조선시대 『논어』 주석에서 나타나는 인용 관계를 중심으로 해석의 양상을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용관계망을 시각화하여 주석자 간 상호 참조 관계를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특정 주석서의 영향력과 『논어』 주석에서 활용된 참고 자료의 다양성 등을 밝혀냄으로써, 암묵적으로 인식되던 조선 유학의 특징을 명확하게 재조명하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한국 경학 전통에 대한 총체적이고 다각적인 이해를 위한 기초를 마련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한국 경학사가 보다 체계적이고 데이터 중심적으로 서술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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