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국리 유적(扶餘 松菊里遺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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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사적. 충청남도 부여군 초촌면 송국리 197-2 일원에 위치한다. 1974년 돌널무덤에 대한 수습 조사를 통해 알려졌으며, 1975년을 시작으로 2019년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공주박물관, 국립부여박물관,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고고학연구소 등 여러 기관에 의해 2019년 현재까지 24차에 걸쳐 발굴 조사가 이루어졌다.

유적은 해발 50m 내외의 완만한 구릉상에 위치하는데, 북쪽으로는 구릉이 계속 이어져 산지와 연결되며 동서남쪽으로는 소하천이 흐르고 있어 넓은 평탄지가 발달하였다. 유구는 남북 방향의 주 능선과 파생된 가지 능선에 주로 위치한다.

유적은 각 지구로 구분되는데 1975년 농지 확대 개발 사업 지구로 지정되었을 당시의 계획 지구 명칭이 아직까지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남북 방향의 주 능선이 51~57지구에 해당하며, 주 능선에서 서쪽으로 뻗은 두 개의 능선이 55·57지구 일부와 54지구, 동남쪽으로 뻗은 가지 능선이 50지구에 해당된다. 이 중 주 능선에 해당되는 53~57지구에는 방형계 집자리와 나무 기둥 열(木柱列), 대형 건물터(大形建物址) 등이 위치하고 있으며, 주 능선의 남단 부분에 해당하는 51, 52지구에는 무덤들이 확인된다. 원형 집자리는 가지 능선인 50·55·57지구에 주로 분포하는 등 공간 구분이 확인된다.

송국리 유적에서는 일반적으로 송국리식 토기로 불리는 축약된 바닥에 몸통이 둥글게 부풀다가 좁아지며 아가리가 외반하는 민무늬 토기, 붉은 간 토기 등의 토기류와 돌살촉(石鏃), 삼각 돌칼, 돌낫(石鎌), 홈자귀(有溝石斧), 슴베 간 돌검(有莖式磨製石劍) 등 다양한 종류의 석기가 출토되었으며, 55-8호 집자리에서는 부채모양 청동 도끼(扇形銅斧)거푸집(鎔范)가 출토되었다. 유구로는 집자리, 구덩이, 대형 건물터, 나무 기둥 열, 울타리(鬱柵) 등과 돌널무덤(石棺墓), 돌뚜껑움무덤(石蓋土壙墓), 독무덤(甕棺墓), 움무덤(土壙墓) 등의 무덤 그리고 대지 조성 흔적이 확인되었다.

집자리는 2016년의 21차 발굴 조사까지 모두 107기가 확인되었는데, 평면 형태 원형이 41기, 방형계가 66기로 방형계 집자리의 수가 더 많다. 흔히 송국리식 집자리로 불리는 원형 집자리는 주로 사면부에 위치하는데 지름 3.4~5.3m 내외, 깊이 0.3~1.5m 내외의 규모로 방형계 집자리에 비해 깊다. 집자리 내부 중앙에 설치된 타원형 구덩이 양쪽에 기둥을 설치한 독특한 구조로, 특별한 내부 시설은 확인되지 않으며 화덕 자리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것이 특징적이다. 방형계 집자리는 평면 형태에 따라 방형, 장방형으로 구분되는데, 구릉 정상부인 54·55·57지구에 집중적으로 분포한다. 장축 3m 미만의 소형부터 장축 14m에 이르는 초대형까지 다양한 규모가 확인되는데, 원형 집자리와 달리 화덕 자리가 설치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며 깊이 역시 0.3m 미만으로 얕다. 화재로 폐기된 비율이 원형 집자리에 비해 높다는 점 역시 주목된다.

송국리 유적에서 확인되는 원형과 방형 집자리의 관계에 대해서는 시기적인 차이로 보거나 집단 또는 기능의 차이로 보는 견해가 있다. 집자리 간의 중복 관계 등을 보았을 때 원형이 방형계보다 후대에 만들어졌다는 것은 확실하지만 시간적인 차이는 미미할 것으로 보기도 하다. 구덩이는 총 87기가 확인되었는데, 방형·장방형·원형·타원형 등 다양한 형태가 확인된다. 대부분은 저장과 관련된 시설일 것으로 보이는데, 31호 구덩이의 경우 민무늬 토기 편과 다량의 대롱옥(管玉)이 출토되어 작업장 등의 기능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무덤은 돌널무덤, 돌뚜껑움무덤, 독무덤, 움무덤 등 총 17기가 확인되었는데 대부분 중앙 능선의 51~53지구에 위치한다. 이 지점은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송국리 취락의 중심 묘역으로 이해된다. 1974년 조사된 제1호 돌널무덤에서는 완형의 비파형동검(琵琶形銅劍)을 비롯하여 청동 끌(銅鑿), 대롱옥, 곱은옥(曲玉), 간돌검, 간 돌살촉 등이 출토되었으며, 집자리가 밀집되어 있는 구역과 떨어져 있는 구릉상에 입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송국리 취락의 수장 무덤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중으로 무덤 구덩이를 파고, 대형 뚜껑돌을 덮은 후 봉토를 조성한 돌뚜껑움무덤은 소위 송국리 유형 유적에서 많이 보이는 묘제로 집자리에서 비교적 가까운 지점에 소규모로 군집을 이루어 분포하는 특징이 있다. 독무덤은 모두 6기가 확인되었는데, 대부분 집자리와 가까운 낮은 구릉상에 분포한다. 기본 구조는 움무덤과 비슷하여 먼저 이단으로 무덤 구덩이를 판 후 토기를 세워 넣고 돌 뚜껑을 덮어 마무리하였다.

대형 건물터는 제12차 발굴이 실시된 54지구에 서 2기가, 21차 발굴이 이루어진 52지구와 53지구 사이의 서쪽 사면부에서 1기가 조사되어 총 3기가 확인되었다. 54지구 설상 대지의 남북쪽에서 각 1기씩 확인된 대형 건물터는 기둥이 설치된 기둥 건물터로 두기 모두 11×1칸의 규모이다. 북쪽에 있는 1호는 길이 19.8, 너비 3.4m에 면적이 67.3㎡에 달하고, 남쪽에 있는 2호는 길이 23.4m, 너비 3.4m에 면적은 81.6㎡에 이른다. 3호 대형 건물터는 1, 2호 대형 건물터가 있는 설상 대지에서 약 100m 떨어져 단독으로 자리하고 있는데, 길이 5.3m, 너비 3.2m에 면적 48.96㎡로 1, 2호 대형 건물터에 비해 소형이다. 3호 건물터는 기둥 구멍 내부에 불탄 흙과 숯 등이 채워져 있어 화재로 소실된 것으로 판단된다.

송국리 유적에서 확인된 유구 중 특징적인 것으로 나무 기둥 열이 있다. 구릉 정상부의 평탄면상에 2열의 기둥 구멍이 쌍을 이루며 이어지는 것으로, 매우 드문 사례이다. 1992년의 9차 발굴 조사에서 나무 기둥 열이 확인되어 당시에는 방어 시설인 목책으로 판단하였으나, 이후의 조사에서 방어 시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다. 기둥 구멍의 지름은 0.6~0.8m 내외로 깊이는 주로 0.4~0.5m이나 0.9m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사면부에 조성된 기둥 구멍의 경우 약한 지반을 보강하기 위해 주춧돌(礎石)을 깐 것도 있다. 기둥 구멍의 간격은 1~1.5m이며, 서로 평행하게 쌍을 이루는 나무 기둥 열 사이의 거리는 3m 내외로 거의 일정하다. 현재까지 확인된 나무 기둥 열의 총 길이는 200m 이상에 달하며 북동쪽과 남서쪽으로 더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대지 조성의 흔적이 확인된 점이다. 1992년 실시된 제9차 발굴 조사에서 처음 확인된 대지 조성의 흔적은 제14·17·19·20차 조사에서도 확인되었다. 대형 건물터가 위치한 54지구 설상 대지와 나무 기둥 열과 집자리가 밀집된 53~57지구 능선 정상부는 전체적으로 평탄하게 깎아냈으며 구릉을 따라 형성된 곡부는 성토하여 대지를 조성하였다. 경사면을 부채꼴로 깎아낸 후 점토를 이용하여 기저부를 최대 1.4m 두께로 견고하게 다지는 방식으로 조성되었는데, 그 경도가 동일한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보아 반복하여 다졌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 외 공간을 구획하기 위해 구 내부에 촘촘하게 나무 기둥을 세운 울타리(鬱柵)도 총 5기가 확인되었다.

송국리 유적에서는 집자리와 구덩이에서 많은 양의 탄화미와 함께 볍씨 자국이 찍힌 토기 등이 출토되었으며, 조·기장·콩·팥·밀 등의 잡곡류도 확인되어 다양한 작물이 재배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집자리에서 확인된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치는 다음과 같다. 원형 집자리인 26호(2350±60 BP, 2360±50 BP), 39호(2590±50 BP), 43호(2220±60 BP), 48호(2520±50 BP), 방형 집자리인 38호(2500±60 BP), 52호(2560±40 BP, 2460±40 BP), 67호(2420±40 BP, 2490±50 BP), 70호(2410±40 BP, 2430±50 BP), 77호(2490±40 BP, 2520±40 BP) 등이다.

송국리 유적의 발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집자리 내부 중앙에 타원형 구덩이가 설치된 평면 원형의 집자리(松菊里式), 외반 구연의 민무늬 토기(松菊里式土器), 삼각 돌칼, 홈자귀 등을 표지 유물로 하는 소위 ‘송국리 유형’이 설정되어, 남한 지역의 청동기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상으로 이해되고 있다.

송국리 유적은 사적으로 지정된 면적 중 극히 일부 만이 발굴 조사되어 있을 뿐으로 향후 조사의 성과에 따라 그 성격이 더욱 명확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조사정보

유형 조사시기 보고서명 발간연도 조사기관
발굴조사 1975년~2019년 송국리Ⅰ 1979 국립중앙박물관
발굴조사 1975년~2019년 송국리Ⅹ 2016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고고학연구소
발굴조사 1975년~2019년 송국리Ⅺ 2017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고고학연구소

한국고고학저널

참고문헌

  • 국립중앙박물관. (1979). 송국리Ⅰ.
  •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고고학연구소. (2016). 송국리Ⅹ.
  •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고고학연구소. (2017). 송국리Ⅺ.
  • 국립부여박물관. (2017). 부여 송국리 특별전 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