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2025)
광야, 이육사
전문
광야(曠野)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山脈)들이
바다를 연모(戀慕)해 휘달릴 때도
참아 이곳을 범(犯)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 없는 광음(光陰)을
부즈런한 계절(季節)이 피여선 지고
큰 강(江)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나리고
매화향기(梅花香氣)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白馬)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曠野)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의의
<광야>는 이육사의 유고작으로,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이육사 시인을 기념하기 위한 공간인 '문화공간 이육사'는 2019년 12월 17일, <광야>가 발표된 시기에 맞춰 개관되었다. '문화공간 이육사'의 2층은 광야 상설전시실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이육사 작품 전시와 이육사 관련 영상 상영이 이루어진다.
시에서 '광야'는 고통받는 조국의 역사와 민족의 삶터이자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투쟁의 공간을 상징한다. 고통과 시련의 공간이자 동시에 미래의 희망과 변화가 시작될 장소를 의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