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 트로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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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경성트로이카(京城Troika)는 1933년을 전후하여 경성 지역의 노동운동, 학생운동, 농민운동을 조직한 비밀결사이다. 이재유, 이현상, 김삼룡 등을 중심으로 결성되었으며, 1920년대 조선공산당 해산 이후 침체되어 있던 국내 사회주의 운동을 재건하고 노동자 및 학생들과 결합하여 항일 운동을 전개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들은 코민테른의 '1국 1당' 원칙에 얽매이지 않고 대중 속으로 파고들어 아래로부터의 혁명적 노동조합(적색노조)을 건설하고자 했다. '트로이카'는 러시아어로 '삼두마차'라는 뜻으로, 3인 1조의 점조직 형태를 띠는 조직 운영 방식을 상징한다.

조직과 구성

트로이카 시스템

경성트로이카의 가장 큰 특징은 3인 1조의 세포 조직 운영이다.

  • 보안 유지: 3명으로 구성된 소그룹(세포)을 기본 단위로 하여, 한 명이 체포되더라도 조직 전체가 붕괴되는 것을 막고자 했다.
  • 민주적 운영: 상부의 일방적인 지시가 아니라, 3명의 구성원이 수평적으로 토론하고 결정하여 실행하는 방식을 지향했다. 이는 노동자와 농민이 스스로 주인이 되는 조직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주요 인물

주요 활동

경성트로이카의 활동 시기는 크게 1기와 2기로 구분할 수 있다.

1기 (1933년 ~ 1934년)

이재유가 1932년 말 출옥한 후 경성에 정착하여 본격적인 조직 건설에 나선 시기이다.

  • 적색노조 운동: 편창제사공장(1933.5), 별표고무·소화제사(1933.8), 서울고무, 조선견직 등 경성 일대 공장에서 파업과 쟁의를 지도했다. 임금 인상 등 경제적 투쟁뿐만 아니라 계급 의식 고취와 반제국주의 항일 운동으로의 발전을 꾀했다.
  • 학생 운동: 경성제국대학, 각종 고등보통학교 내에 독서회와 비밀 서클을 조직하여 학생들을 항일 운동의 주체로 세웠다.

2기 (1934년 ~ 1936년)

1934년 1월 대대적인 검거로 조직이 타격을 입은 후, 이재유와 이관술을 중심으로 조직을 재건한 시기이다.

  • 조직 재건: 이재유의 탈출 이후 이관술이 합류하면서 '조선공산당 재건 경성준비그룹'으로 조직을 재정비했다.
  • 활동의 확산: 검거를 피해 경성 외곽과 농촌 지역(강원도, 경기도 등)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며 농민 운동과의 결합을 시도했다.

주요 사건

서대문경찰서 탈출 사건

리더인 이재유는 일제 경찰에 체포되었으나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두 차례나 탈출에 성공하여 '신출귀몰한 혁명가'로 불렸다.

  • 1차 탈출: 서대문경찰서에서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탈출했으나 미국 영사관으로 피신했다가 다시 인계되었다.
  • 2차 탈출: 1934년 3월 유치장 환기통을 뜯거나 변장을 하는 등의 방법이 아니라, 담당 형사의 심리를 이용하거나 감시의 허점을 찔러 탈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경성제국대학 교수 미야케 시카노스케(三宅鹿之助)의 관사 지하 토굴에 40여 일간 은신하며 추적을 피했다.

의의

  1. 국내 사회주의 운동의 맥 잇기: 1928년 조선공산당 해산 이후 단절될 위기에 처했던 국내 공산주의 운동의 명맥을 이었으며, 해방 후 조선공산당 재건(장안파, 재건파 등)의 실질적인 모태가 되었다.
  2. 대중적 뿌리 내리기: 지식인 중심의 관념적 유희가 아니라, 노동 현장과 학교 속에 깊이 파고들어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운동 방식을 정착시켰다.
  3. 여성 운동가의 활약: 이효정, 박진홍 등 여성 혁명가들이 주체적으로 나서서 남성과 동등한 위치에서 조직을 이끌고 투쟁한 역사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