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운스님"의 두 판 사이의 차이

big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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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운수산(현재 이름 백양산) 기슭에 터 잡은 운수사(雲水寺)에 항렬이 꽤 높은 팔푼 스님이라 불리는 분이 있었다. 부산진구 당감동에서 백양터널을 지나면 우측 도로변에 지금도 운수사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이 절에서 항렬이 낮은 스님들은 궂은 일이라면 은근슬쩍 놀려가며 이 팔푼 스님에게 미루곤 했다. 그래도 이 스님은 싫은 내색 한 번 없이 일을 순식간에 처리했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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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젊은 스님이 심심하던 차에 마침 팔푼 스님이 오수에 잠긴 것을 보고 놀릴 셈으로 "대사님 오뉴월 대낮에 극락 구경이 어떻습니까?"하고 물었다. 팔푼 스님이 깨어나 말하기를  "세상 중생이 농사일로 바쁜데 내가 어찌 한가하겠는가. 내 잠시 농부들 일손이 어떠한지 살피고 왔지"라고 답했다. </br>
 
이에 다시 젊은 스님이 "극락에도 농사를 짓는 모양이지요"라고 비아냥거리자 팔푼 스님은  "그렇고 말고. 농사일이 즐거우면 그곳이 바로 극락이 아닌가. 나는 다시 극락 구경을 가야겠으니 자네도 가려면 이리 오게나"라고 말한 후 다시 눈을 감았다. 이처럼 스님들은 팔푼 스님을 놀리면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곤 했다. </br>
 
한 번은 행자승이 자다가 일어나 뒷간에 다녀오기 위해 한밤중에 밖을 나가 보니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이 밤중에 무슨 소리인가 싶어 행자승이 소리나는 곳으로 살금살금 다가가 보았더니 놀랍게도 법당 뒤에서 팔푼 스님이 땀을 뻘뻘 흘리며 바가지에 물을 퍼들고 솔잎에 묻혀 서쪽을 향해 물을 뿌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br>
 
이 광경을 본 동자승은 다른 스님에게도 보여주려고 여러 스님들을 깨워 불러냈다. 스님들이 웬일인가 싶어 동자승을 따라가 보니 팔푼 스님이 정신나간 사람처럼 물을 서쪽으로 뿌리고 있는 게 아닌가. </br>
 
스님들이 한목소리로 비아냥거리면서 "대사님 도대체 이 한밤중에 무엇을 하고 계십니까"하고 물으니 팔푼 스님은 "어, 자네들 왔는가. 지금 해인사에 화재가 발생해 불을 끄고 있네. 여기 와서 이것 좀 도와주게. 너무 힘이 드네"라고 하지 않는가. 그러자 스님들은 '팔푼 스님이 드디어 미쳤다'라는 어이없는 표정을 짓고 다시 돌아가 잠을 잤다. </br>
 
팔푼 스님의 엉뚱한 행동이 있은 뒤, 보름쯤 흘렀을까. 경내에 모월 모일 한밤중에 해인사에 원인 모를 불이 났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그런데 해인사에 난 불이 워낙 거세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끌 수 없을 정도로 큰 불이었는데, 갑자기 동쪽 하늘에서 구름이 몰려들더니 굵은 소낙비가 퍼부어 순식간에 불을 꺼버렸다는 것이다. </br>
 
그 소문을 들은 스님들이 가만히 셈을 해보니 해인사에 진짜 불이 난 날이 팔푼 스님이 한밤중에 해인사의 불을 끈다고 혼자서 땀을 뻘뻘 흘린 그날이 아닌가. 이후부터 운수사의 다른 스님들은 팔푼 스님을 보면 감히 함부로 대하지 못하고 존경을 표했다. </br>
 
그 어느 스님들도 팔푼 스님의 법명을 알지 못했다. 팔푼 스님이 한 번도 자기 법명을 밝힌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예전처럼 그를 팔푼 스님이라 부를 수 없어 스님들은 해인사에 비를 내린 것에 착안하여 우운대사(雨雲大師)라고 불렀다고 한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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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운스님은 검색이 안 되어 대신 전설 속 인물인 우운대사(雨雲大寺)로 대치합니다. 아마도 [[명주스님(明珠,_1904生,_비구니)]]께서 1909년 사미니계를 수계하여 주신 계사 이름이 아닌 전설 속 인물로 대치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아시는 분 있으면 수정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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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비구스님]]
 

2024년 3월 17일 (일) 22:22 기준 최신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