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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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나무 심기[種植]는 나무를 심는 기술적인 요소가 아니라, 여기에서는 풍수지리적인 요건을 고려하여 집 주변의 전체적인 조경을 구성할 때 어떤 나무를 어떤 방위에 심을 것이며, 이때 금기해야 할 점을 논하려 한다. 이 내용은 서유구(徐有榘)의 《임원경제지 상택지(林園經濟志 相宅志)》에 실려있다.

중국 강서성 왕구촌.png
조경수로 심으면 재물을 불러모은다는 대나무

《임원경제지 상택지》에 소개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무를 심어 사상(四象)을 대신하는 법
일반적으로 주택에서 왼쪽에 흐르는 물(청룡)이 없고, 오른쪽에 긴 길(백호)이 없으며, 앞에 연못(주작)이 없고, 뒤에 구릉(현무)이 없다면, 동쪽(왼쪽)에 복숭아나무와 버드나무를 심고, 남쪽(앞)에 매화나무와 대추나무를 심으며, 서쪽(오른쪽)에 치자나무와 느릅나무를 심고, 북쪽(현무)에는 내나무[柰, 능금의 일종]와 살구나무를 심는다.《거가필용》[1]

사람의 거처에는 수목이 푸르고 무성해야 한다
주택의 네 가장자리에 대나무와 수목이 푸르게 자라면 재물이 모여든다.《거가필용》

인가는 나무가 없이 헐벗고 붉은 맨땅이 되어서는 안 되니, 반드시 수목이 깊고 무성하게 자라서 그 기상을 두텁게 해주어야 한다. 천변에 나무를 줄지어 심으면 수재를 예방하기에 좋다.《사의(事宜)》

수목의 향배(向背)

일반적으로 수목이 모두 주택을 향하여 모여들려는 세(勢)라면 길하고, 주택을 등지려는 세라면 흉하다.《거가필용》》[2]

나무 심을 때 피해야 할 점
주택의 동쪽에 살구나무가 있으면 흉하다. 주택의 북쪽에 자두나무가 있고 주택의 서쪽에 복숭아나무가 있으면 사는 사람이 모두가 음탕하고 사악한 짓을 한다. 주택의 서쪽에 버드나무가 있으면 형벌과 죽임을 당한다. 주택의 동쪽에 버드나무를 심으면 말이 불어나고, 주택의 서쪽에 대추나무를 심으면 소가 불어난다. 중문에 회화나무가 있으면 3대가 부귀를 누리고, 주택의 뒤에 느릅나무가 있으면 온갖 귀신들이 함부로 접근하지 못한다.《거가필용》

인가의 안마당에 나무를 심으면 1개월 안에 재물 천만 금이 흩어진다.《거가필용》

큰나무가 집 가까이 있으면 질병이 계속 이어진다.《거가필용》

안마당에 나무를 심으면 주인이 이별을 하게 된다.《거가필용》

인가에 나무를 심되 주택의 사방에 오직 대나무만을 심어서 푸르고 울창하게 되면, 생기가 왕성하게 될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속된 기운이 사라질 것이다. 동쪽에 복숭아나무와 버드나무를 심고, 서쪽에 꾸지뽕나무와 느릅나무를 심고, 남쪽에 매화나무와 대추나무를 심고, 북쪽에 내(柰)나무와 살구나무를 심으면 길하다. 또 이렇게 말했다. “주택의 동쪽에 살구나무를 심어서는 안 되고, 주택의 남쪽과 북쪽에 자두나무를 심어서는 안 되며, 주택의 서쪽에 버드나무를 심어서는 안 된다. 중문에 회화나무를 심으면 3대가 번창하며, 집 뒤에 느릅나무를 심으면 온갖 귀신이 도망하여 숨는다. 뜰 앞에 오동나무를 심지 말라. 주인이 하는 일을 방해한다. 집 안에 파초를 많이 심으면 안 되니, 시간이 오래 흐르면 화의 빌미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대청 앞에는 석류를 심어야 하니, 후손이 많아지고 크게 길할 것이다. 안마당에 나무를 심어 그늘을 드리우거나 꽃을 심어서 울타리를 만들어서는 안 되니, 그것은 음탕한 마음을 일으켜서 손해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음양기(陰陽忌)》 음양기(陰陽忌):미상. 에 다음과 같이 읊었다. “마당 한가운데 나무 심으면 막히고 곤궁한 일이 많고, 나무가 마당 한가운데 오래 심겨 있으면 주로 재앙을 불러오네. 큰 나무가 집 가까이 있으면 질병에 자주 시달리고, 문 앞에 대추나무 두 그루가 있으면 경사스러운 일에 즐거워지네. 문 앞에 푸른 풀이 있으면 근심과 원한이 많아지고, 문 밖에 수양버들이 있으면 방해받는 일이 생기네. 주택 안에 뽕나무 심고 아울러 무궁화나무 심으며, 복숭아나무도 심으면 끝내 편안하고 건강할 수 없다네.”《지리신서(地理新書)》[3]

살 곳을 골랐으면 서둘러 먼저 나무를 심어야 한다

임원(林園)에서 고상한 뜻을 이루려는 사람이 작은 언덕이나 골짜기에서 뜻을 둘 만한 곳을 얻었다면 무엇보다도 먼저 나무를 심어야지 쓸데 없이 시간을 지체해서는 안 된다. 내가 가만히 살펴보니 산림(山林)에서나 들판에서 누리는 즐거움에 대하여 모든 사람이 말은 하지만, 한 사람이라도 그러한 즐거움을 제대로 누렸다는 말은 끝내 듣지 못했다. 대개 벼슬하는 사람은 어디엔가 얽매여서 그러한 즐거움을 실천할 수 없고, 불우한 처지에서 뜻을 이루지 못한 선비는 또 재화가 없어 곤궁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지위가 높아지고 바라는 대로 되자 비로소 산을 사고 논밭으로 되돌아가서 살려는 뜻을 가지게 되고, 또 어떤 사람은 조금씩 돈을 모아 많이 쌓아 놓은 후에야 비로소 집에 대해서 물어서 사고 전답을 구하려는 계획을 세우는데 이 또한 어김없이 늙고 기력이 쇠진한 뒤이다. 일반적으로 집을 짓고 텃밭을 가꾸는 등의 일도 오히려 여러 해 동안 차례로 경영을 해야만 마칠 수가 있다. 하물며 과실나무를 심어 열매를 따먹고, 소나무를 심어 그늘을 즐기는 일은 10년이나 20~30년이 아니면 할 수가 없다. 뛰어난 지혜로도 그 시간을 앞당길 수 없고, 재력으로도 나무를 길게 자라도록 뽑아줄 수는 없으니, 오직 바쁘게 서둘러 나무를 심는 길 뿐이다. 옛날에 어떤 사람이 서광계(徐光啓) 서광계(徐光啓):1562~1633. 자는 자선(子先),호는 현호(玄扈)이다. 중국 명나라 말기의 정치가이자 학자이며 예수회에 입교하고 마테오 리치에게 천문ㆍ역산ㆍ지리ㆍ수학ㆍ수리(水利)ㆍ무기 등의 서양과학을 배웠다.《기하원본(幾何原本)》ㆍ《농정전서(農政全書)》ㆍ《숭정역서(崇禎曆書)》등을 번역 또는 저술하였다.

에게 물었다. “나무를 심으면 10년을 기다려야 하는데 나이가 들어 그것을 기다릴 수가 없으니 이를 어찌하면 되겠습니까?” 그러자 서광계가 그에게 “서둘러 나무를 심으시오.”라 했다. 그러므로 나도 집을 짓는 데 제일 서둘러야 할 일은 나무 심기 만한 것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금화경독기》[4]

  1. 《임원경제지 상택지(林園經濟志 相宅志)》, 풍석문화재단, 2019, 169쪽.
  2. 《임원경제지 상택지(林園經濟志 相宅志)》, 풍석문화재단, 2019, 170쪽.
  3. 《임원경제지 상택지(林園經濟志 相宅志)》, 풍석문화재단, 2019, 170~172쪽.
  4. 《임원경제지 상택지(林園經濟志 相宅志)》, 풍석문화재단, 2019, 172~17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