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봉(菩薩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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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명나라에서 상주가 짚는 지팡이를 일컫는 말.

개설

보살봉(菩薩棒)은 1599년(선조 32) 조선에 온 명나라 제독이승훈(李承勛)이 타국에서 모친상을 당하자 선조가 조문을 할 때 짚고 있던 지팡이의 명칭이다. 명나라의 상장(喪杖)으로, 종이를 가늘게 오려 지팡이의 위아래를 감은 형태를 띠고 있다.

연원 및 변천

『예기』에는 부모가 돌아가시면 상주(喪主)가 상복을 입고 지팡이를 짚는데, 부친상에는 대나무로 만든 저장(苴杖)을, 모친의 상에는 오동나무를 깎아 만든 삭장(削杖)을 짚는다고 하였다. 『예기』의 대표적인 주석서인 정현(鄭玄)의 『예기정의(禮記正儀)』에는 저장은 대나무로 만드는데 그 둥근 모양은 하늘을 상징하고, 삭장은 오동나무로 만드는데 그 네모난 모양은 땅을 상징한다고 하였다. 이는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천원지방(天圓地方)의 사상에서 유래한 것이다.

유교식 상례가 들어온 것은 고려 충렬왕대이며 조선시대에 와서 상례 절차가 본격적으로 규정되었다. 1408년(태종 8) 중국 사신 기보(祁保)와 예부(禮部) 낭중(郞中)임관(林觀)이 예부의 의주(儀註)를 왕에게 바치는데, 상주가 상장을 짚고 곡을 하도록 하였다. 상장은 상복을 입는 기간이 1년 이상인 경우의 상주가 짚는데, 슬픔으로 가득한 상주가 지팡이에 의지해 긴 상례 기간을 잘 치르라는 의미였다.

형태 및 내용

1474년(성종 5)에 완성된『국조오례의』와 1758년(영조 34)에 편찬된 『국조상례보편』에 상장에 대한 의미와 형태가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부친상에 짚는 상장인 저장을 대나무로 만드는 까닭은 대나무가 둥근 것과 하늘을 상징하기 때문이며 안팎으로 마디가 있어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슬픔을 상징한다. 또 대나무는 사계절 변하지 않는데 아버지를 향한 마음이 항상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팡이의 길이는 가슴과 나란히 할 수 있는 높이였다. 모친상에 짚는 상장인 삭장은 오동나무를 사용하는데 위는 둥글게 아래는 모나게 만들었다. 오동나무의 ‘동(桐)’이 ‘같다’는 뜻의 한자 ‘동(同)’과 음이 같아 어머니를 잃은 슬픔 또한 아버지를 잃은 비통함과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뜻하였다. 아내는 남편에게 순종한다는 의미에서 마디는 없게 제작하였다.

삭장 또한 길이는 가슴 높이였으며 굵기는 상복 위에 매는 허리띠인 요질(腰絰)과 같게 하였다. 이처럼 저장과 삭장을 다르게 제작해 상주가 짚은 지팡이만 보아도 누가 돌아가셨는지 알 수 있게 하였다.

선조대에 이국땅에서 모친상을 당한 명제독이승훈이 짚고 있었던 보살봉은 삭장에 종이띠를 두른, 명나라 형식의 상장을 칭한다(『선조실록』 32년 9월 15일).

참고문헌

  • 『국조상례보편(國朝喪禮補編)』
  •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 『예기(禮記)』
  • 『예기정의(禮記正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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