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륜(金剛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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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장엄된 극락세계를 감싸고 있는 수레바퀴라는 뜻으로, 금강산의 이칭.

개설

금강륜(金剛輪)은 연화장세계(蓮華藏世界)를 둘러싸고 있는 금강륜산(金剛輪山)을 줄여서 이르는 말로, 금강산이라고도 한다. 금강륜산은 금강처럼 단단한 산이라는 뜻으로, 그 높이와 너비가 각각 300유순(由旬)에 이를 정도로 광대하다. 그러므로 그 어떤 것도 이 산을 무너뜨리거나 넘어서 침범할 수 없다. 이 산에는 온갖 보배로 장식된 누각과 맑고 아름다운 언덕이 있다고 한다.

내용 및 특징

‘금강’은 금속 가운데 가장 견고하여 어떠한 것으로도 깨뜨릴 수 없는 것을 말한다. 불교에서는 법구(法具)나 계단(戒壇)의 견고함을 강조하기 위해 금강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다. 가령 금강저(金剛杵)는 아무리 견고한 번뇌라도 깨뜨릴 수 있는 법구를, 금강계단(金剛戒壇)은 그 계단에서 받은 계(戒)는 어떠한 것에도 깨지지 않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또 지혜를 뜻하는 반야(般若)에 금강을 붙여 지혜의 예리함과 견고함을 부각하기도 한다. 따라서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蜜經)』은 금강처럼 깨지지 않는 지혜로써 깨달음의 세계로 인도하는 경전이라는 의미가 된다. 금강처럼 무너지지 않는 삼매의 경지를 강조하기 위해 ‘금강삼매’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금강삼매란 모든 사물에 통달한 수행자가 마지막으로 번뇌를 끊고 구경(究竟)의 깨달음을 얻는 삼매를 말한다.

금강으로 이루어진 금강륜은 일반적으로 세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첫째, 사륜(四輪)의 하나로, 수미산을 받치고 있는 금륜(金輪)을 의미한다. 불교의 세계관에 따르면 세상의 중심에 수미산이 있는데, 수미산을 받치고 있는 것이 금륜이다. 금륜은 수륜(水輪)이, 수륜은 풍륜(風輪)이, 풍륜은 공륜(空輪)이 각각 받치고 있다고 한다. 이때의 금강륜은 지면을 받치고 있는 지층을 가리킨다. 이러한 의미에서 석가모니가 앉은 자리를 금강좌 또는 금강륜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둘째, 금강같이 견고한 법의 수레바퀴[法輪]라는 뜻으로 쓰인다. 불교에서는 수레바퀴가 세상 모든 곳에 이르는 것에 비유하여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법륜이라고 표현한다. 이 법의 수레바퀴는 금강처럼 단단하여 그 어떤 잘못된 견해도 모두 다 깨뜨릴 수 있다. 따라서 금강륜은 영원히 깨지지 않는 진리의 가르침이라는 의미가 된다.

셋째, 금강륜산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된다. 『장아함경』에 따르면, 금강륜산의 높이는 300유순이며 가로와 세로도 각각 300유순이다. 그 가장자리는 끝이 없고, 갖가지 색이 뒤섞인 칠보(七寶)로 되어 있다고 한다. 또 『화엄경』「화장세계품」에서는 온갖 꽃으로 장엄된 극락세계인 연화장세계를 감싸고 있는 산을 금강륜산이라 하였다. 이 산은 조화가 뛰어나, 수정처럼 아름다운 구름과 달이 끝없는 누각을 장식하고 있고, 유리처럼 맑고 아름다운 물과 나뭇가지가 마하연(摩訶衍)의 언덕을 둘러싸고 있다고 한다. 한편 당나라의 승려 징관(澄觀)은 『화엄경소』에서, 금강산은 동해 근처에 있는데 담무갈보살(曇無竭菩薩) 즉 법기보살(法起菩薩)이 이곳에서 12,000명의 권속을 거느리고 설법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런 까닭에 중국이나 일본 등 외국에서는 우리나라에 있는 금강산이 바로 이 산이라고 여겼다.

『조선왕조실록』에는 금강륜이 한 차례 쓰였는데, 금강산을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1470년(성종 1)에 일본 국왕 원의정(源義政)이 보낸 글에, "화장(華藏) 20겹 세계의 첫 번째에 금강륜의 산이 있다."는 구절이 등장한다(『성종실록』 1년 8월 25일). 이때 일본 국왕으로 일컬어진 원의정은 무로마치 막부의 8대 쇼군인 미나모토 요시마사를 가리킨다. 조선초기에 일본이나 유구와 주고받은 외교 문서에는 이처럼 불교 경전을 인용하거나 불교와 관련된 내용을 담은 문장이 자주 등장했다.

참고문헌

  • 사다카타 아키라 지음, 동봉 옮김, 『불교의 우주관』, 관음출판사, 1993.
  • 해주, 『화엄의 세계』, 민족사, 1998.
  • 정병조, 「불교의 우주관」, 『과학세상』10, 범양사, 1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