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방(和劑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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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송나라 태의국에서 편찬한 공정 처방서.

개설

『화제방(和劑方)』의 원서명은 『태평혜민화제국방(太平惠民和劑局方)』으로 송나라 때 태의국(太醫局)에서 간행한 일종의 제제약(製劑藥) 처방집이었다. 전10권으로 이루어졌다. 일명 ‘화제국방(和劑局方)’이라고도 하며, ‘화제방(和劑方)’으로 약칭하기도 하였다.

1078년(송나라 신종 11) 이후에 초간한 것으로 보이며, 여러 차례 증보 수정하여 간행되면서 서명과 권수도 달라졌다. 최초의 서명은 『태의국방(太醫局方)』이었는데, 1107년(송나라 휘종 7) 전후에 진사문(陳師文) 등이 다시 수정하여 개명한 것이 『태평혜민화제국방(太平惠民和劑局方)』이었다. 권수에서도 5권본, 10권본으로 일정하지 않았다.

편찬/발간 경위

이 책은 송나라 때 태의국에서 간행한 제제약 처방집으로 왕명으로 전국에서 비전되어 온 처방약을 수집하여 펴냈다. 송나라 때에 여러 차례 증보 수정하여 간행하면서 서명과 권수도 여러 차례 조정되었으며, 최초의 서명은 『태의국방』이었다. 1107년(송나라 휘종 7) 전후에 진사문 등이 다시 수정하여 개명한 것이 『태평혜민화제국방』이었다.

통칭 ‘화제국방’이라 부르는 것은 송(宋)대에 진사문 등이 왕명을 받아 교정하여 엮은 『태평혜민화제국방』을 일컬었다. 일찍이 송나라 휘종(徽宗)은 천하고수의 득효비방(得效秘方)을 채집해 올리라 명하여 태의국에서 여러 차례 시험하게 하였는데 이것의 모본(摹本)이 여러 경로를 거쳐 전해져 온 것이었다. 『사고전서총목제요』에서는 이 책이 “신종(神宗)대에 만들어진 구본(舊本), 즉 태의국방을 교정한 것이다.”라고 하였지만 『의적고(醫籍考)』에서는 두 책이 서로 전혀 다른 책으로 제요(提要)의 오류라고 변증하였다. 그 뒤 송나라 말기인 1208년(송나라 가정 원년)에 허홍(許洪) 등이 다시 주석을 달아 편찬하였는데, 이것이 『증주태평혜민화제국방(增註太平惠民和劑局方)』이었다.

서지 사항

권수에도 5권본, 10권본이 있어서 일정하지 않았다. 조선판본으로는 단종 이전에 의과 고강서로 사용되었던 조선초기 간행본과 갑진활자본, 목판본, 후대 지방판 번각본 등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되었으나, 대부분은 일본에서 소장 중이거나 기록에 의거한 것이어서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고사촬요(攷事撮要)』「팔도책판(八道冊板)」에는 공주·해주·영월·금산·선산 등에 판목이 있다고 하였으니 조선 팔도 여러 지방에서 인출하여 두루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새로 발견된 조선판본은 판심제(版心題)가 ‘화제방’으로 되어 있고 상하흑어미(上下黑魚尾)에 반흑구본(半黑口本)이어서 임진왜란 이전에 간행된 판본임이 분명하다. 현전본은 권지육(卷之六) 영본(零本) 1책으로 내제지로부터 4장이 떨어져 나간 흠본(欠本)이다. 원본은 10권 6책 혹은 10권 10책으로 이루어졌으며, 부록으로 『증광태평혜민화제국방지남총론(增廣太平惠民和劑局方指南總論)』 3권이 함께 간행되기도 하였다.

구성/내용

현존하는 통용본은 방제를 제풍(諸風), 상한(傷寒), 일체기(一切氣), 담음(痰飮), 제허(諸虛), 고랭(痼冷), 적열(積熱), 사리(瀉痢), 안목질(眼目疾), 인후구치(咽喉口齒), 잡병(雜病), 창종(瘡腫), 상절(傷折), 부인제질(婦人諸疾), 소아제질(小兒諸疾)의 14문(門)에 따라 788방(方)으로 나누었다. 민간에서 상용하는 중약(中藥) 방제를 수록하여 그 주치(主治)와 배합, 구체적 수제법(修製法)을 기술하였는데, 일부는 널리 전파되어 임상 방서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어떤 간행본에는 권말에 진사문 등이 편찬한 『도경본초약성총론(圖經本草藥性總論)』(『본초제요(本草提要)』와 같은 저서)과 허홍이 편찬한 『용약총론지남(用藥總論指南)』(『약물총론(藥物總論)』과 같은 저서) 각 3권이 부록으로 들어 있었다.

조선판은 10권 6책으로 되어 있으며, 별도로 서목(序目)과 지남총론(指南總論) 3권이 붙어 있었다. 『의방유취(醫方類聚)』에는 다량의 ‘화제국방’ 인용문이 수록되어 있으며, 『향약집성방』에도 역시 여러 조문이 인용되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내의원(內醫院)에서 제조하는 납약(臘藥)의 대부분이 이 책에 의거하여 제조한 것이었다. 실제 이 책에는 각 처방의 약재마다 수치법과 분량이 까다로울 정도로 상세하게 기재되어 있으며, 허홍의 주석에는 여기에 일일이 약성, 주치와 주석 그리고 군신좌사(君臣佐使)의 분류가 백문(白文)으로 기재되어 있어 매우 세밀하게 연구된 내용임을 알 수 있었다.

『사고전서(四庫全書)』에 수록된 제요(提要)에 보면 의외의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 우황청심환(牛黃淸心丸)의 경우 29가지 약물로 이루어졌는데, 한열(寒熱)한 약성(藥性)이 마구 뒤섞여 있어 처방 구성이 명료하지 않았다. 일찍이 명의 한 사람이 이를 보고 말하기를, 앞쪽의 몇 가지 약재로부터 포황(蒲黃)까지면 족하고 건산약(乾山藥) 이하 21가지는 보허문(補虛門)의 산우환(山芋丸)의 처방인데, 어찌 된 연유인지는 몰라도 청심환(淸心丸) 뒤쪽에 잘못 붙어 그 뒤론 고쳐지지 않은 채 따라다닌다고 하였다. 이에 대하여 『사고전서』의 총찬관(總纂官)기윤(紀昀)·육석웅(陸錫熊)·손사의(孫士毅) 등은 역대로 전해져 온 금방(禁方:비방) 중에 이런 것이 많이 있을 듯하나 딸꾹질이 난다 하여 음식을 끊을 수는 없는 일이니 쓰는 사람이 편견을 갖지 말고 자세히 살펴야 한다고 평하면서 결정을 미루었다.

이 책에는 1000년 가까이 사용해 온 절세(絶世)의 명방(名方)들이 들어 있는데, 얼마나 유행하였던지 단계(丹溪)주진형(朱震亨)이 『국방발휘(局方發揮)』에서 『화제국방』의 폐해를 지적한 이후 주로 금(金)·원(元) 의학자들의 주요 성토 대상이 되었다. 하지만 여기에 수록된 778방은 궁중 납약의 원조 격으로 매년(해마다) 납월에 1년분을 제조하는 태의국의 상비약으로 이용되었을 만큼 좋은 약으로 정평이 날 만한 제조약 처방들이었다.

우황청심환 외에도 우리가 흔히 쓰는 처방 중에 소풍산(消風散)·오약순기산(烏藥順氣散)·인삼패독산(人蔘敗毒散)·오적산(五積散)·향소산(香蘇散)·삼소음(蔘蘇飮)·대금음자(對金飮子)·불환금정기산(不換金正氣散)·곽향정기산(藿香正氣散)·평위산(平胃散)·삼화산(三和散)·반총산(蟠蔥散)·쌍화탕(雙和湯)·청아환(靑娥丸)·청심연자음(淸心蓮子飮)·독활기생탕(獨活寄生湯)·인삼양영탕(人蔘養榮湯)·녹용대보탕(鹿茸大補湯)·팔정산(八正散)· 도적산(導赤散)·사물탕(四物湯)·반하복령탕(半夏茯苓湯) 등 주옥같은 명방이 수록되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사향소합환(麝香蘇合丸)·온백환(溫白丸)·금액단(金液丹)·양격산(凉膈散)·포룡환(抱龍丸)·자상환(紫霜丸) 등 가정 상비 구급용 환산제 처방이 수록되어 있어 마치 규격 처방집 같은 역할을 하였다.

참고문헌

  • 동양의학대사전 편찬위원회, 『동양의학대사전』, 경희대학교 출판국, 1999.
  • 안상우, 「天下를 뒤져 만든 名醫 禁方-『太平惠民和劑局方』」, 『고의서산책』 216회, 민족의학신문,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