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약망(湯若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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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말 청초에 중국에서 활동한 독일 출신의 예수회 선교사.

개설

탕약망(湯若望)은 1622년(광해군 14) 중국에 들어온 독일 출신의 예수회 선교사 요한 아담 샬 폰 벨(Johann Adam Schall von Bell)의 중국식 이름이다. 독일 쾰른에서 출생한 탕약망은 1611년 예수회 입회 뒤 중국 선교사가 되어 1619년 예수회의 중국 전초 기지였던 마카오에 도착하였고 이후 사망하기 전까지 주로 북경에서 활동하였다. 천문 역법 분야에서의 두드러진 활약을 바탕으로 애유략(艾儒略, J. Aleni)과 더불어 마테오 리치([利瑪竇], Matteo Ricci)를 뒤이은 예수회의 중국 전교 2세대 선교사로 평가받는다.

탕약망은 천문 역법 등 과학 분야에서의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아 흠천감(欽天監)의 최고 책임자인 감정(監正)으로 활약하였고, 중국과 조선에서 공식 역법으로 채택된 시헌력(時憲曆)의 토대를 닦아 황실과 지식인들의 명망을 얻었다. 특히 그는 1644년 9월 북경에 억류되어 있던 조선의 소현세자(昭顯世子)를 만나 지구의(地球儀), 천주상(天主像) 등 서양식 물품과 여러 분야의 서학서를 전달하며 조선 진출의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 인조 때 탕약망의 역서가 우수하니 이를 바탕으로 역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루어지기도 했다(『인조실록』 23년 6월 3일).

활동사항

탕약망은 뛰어난 천문학자로, 예수회 동료인 요한 테렌츠([鄧玉函], Joannes Terrenz), 서광계, 이지조 등과 함께 1631년부터 1634년까지 137권에 달하는 『숭정역서(崇禎曆書)』를 완성한다. 명 조정에 헌정된 『숭정역서』는 서양 역법에 관한 총서로, 이후 중국과 조선에서 공식적으로 시행된 서양 역법 시헌력은 이 총서의 이론 체계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탕약망은 일식과 월식을 정확히 예측하여 명 조정의 신임을 얻었으며, 서광계의 추천을 받아 요한 테렌츠의 후임으로 『숭정역서』 편찬 작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명 최후의 황제인 숭정제의 명으로 대포(大砲) 주조에 종사하기도 했다. 이후 명이 멸망한 뒤 탕약망은 청의 세 번째 황제 순치제(順治帝) 때 천문 관측기구 흠천감의 최고 책임자인 감정(監正) 자리에 올랐고 황제로부터 하사받은 부지에 천주관을 준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음 황제인 강희제 때 시헌력의 시행을 반대하던 양광선 등의 모함으로 1665년 페르비스트([南懷仁], Ferdinand Verbiest) 등과 함께 투옥되었고 다음 해 고문 후유증으로 사망하였다.

학문과 사상

탕약망은 전문 분야였던 천문 역법 관련 서적 외에 아리스토텔레스 이론에 입각한 교리서 『주제군징(主制群徵)』을 집필한 바 있는데 이 책에서 그는 형이상학적 사변을 배제하고 자연학적 관점에서 피조물들의 질서를 바탕으로 조물주인 천주의 존재를 입증하고자 하였다. 이 책에서 고대 로마의 의학자 갈레노스의 생리설(生理說, Physiology)이 소개되었는데 이를 통해 중국뿐 아니라 이익 같은 조선의 지식인들이 서양 의학을 접하게 되었다.

저술 및 작품

탕약망은 뛰어난 천문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예수회 동료들 및 중국인 조력자들과 함께 역법 총서인 『숭정역서』 집필에 참여하였을 뿐 아니라 『주제군징(主制群徵)』(1629), 『숭일당일기수필(崇一堂日記隨筆)』(1638), 『진복훈전(眞福訓詮)』(1634), 『진정서상(進呈書像)』(1640), 『주교연기(主敎緣起)』(1643) 등 천문학, 의학, 생리학, 천주교 교리 등을 망라하는 다양한 분야의 저술을 남겼다.

상훈 및 추모

순치제는 1645년 『숭정역서』를 개정한 『서양신법역서(西洋新法曆書)』를 상정(上程)한 공으로 탕약망을 태상시(太常寺) 소경(小卿)에 봉했으며 1651년에는 통의대부(通義大夫)로 봉하였다.

참고문헌

  • 강재언, 『조선의 서학사』, 민음사, 1995.
  • 이용범, 『한국 과학사상사 연구』, 동국대학교출판부, 1993.
  • 장정란, 『아담 샬(Johann Adam Schall von Bell. 1592-1666) 연구 : 중국 전교활동과 그에 따른 사상논쟁을 중심으로』, 성신여대 박사학위논문,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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