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관통고(春官通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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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8년(정조 12)경 유의양(柳義養)이 왕명을 받아, 예조(禮曹)가 관장하는 모든 예제와 예무를 길(吉)ㆍ가(嘉)ㆍ빈(賓)ㆍ군(軍)ㆍ흉(凶)의 오례로 나누어, 정리하여 편찬한 책.

개설

『춘관통고(春官通考)』는 1788년(정조 12)경 유의양(柳義養)이 왕명을 받아, 『춘관지(春官志)』ㆍ『국조오례통편(國朝五禮通編)』 등을 바탕으로 예조(禮曹)가 관장하는 모든 예제와 예무를 길(吉)ㆍ가(嘉)ㆍ빈(賓)ㆍ군(軍)ㆍ흉(凶)의 오례로 나누어, 총 정리하여 편찬한 책이다.

이 『춘관통고』는 예조에 소관되는 각종 예제와 연혁 등을 조선 초부터 정조 초까지 서술하고, 이에 관한 고실(故實)ㆍ의주(儀註)ㆍ도설ㆍ도식ㆍ원의(原儀)ㆍ속의(續儀)ㆍ보의(補儀)ㆍ증의(增儀) 등을 포괄적으로 각각 붙여서 조선시대에 시행된 모든 예제를 일목요연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렇듯 이 책이 조선 왕조의 유교적 국가 전례의 모든 사례를 총망라한 유일의 회통서(會通書)라는 점에서 문화사 연구에 그 자료적 가치가 더욱 소중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조선시대의 최고 학부인 성균관을 비롯한 지방의 사립학교격인 서원의 건치 연혁ㆍ관원ㆍ유생ㆍ학규ㆍ운영 등에 관한 내용은 교육제도사 연구에 참고 자료가 된다.

서지 사항

96권 62책으로 구성되어 있고, 필사본이다. 크기는 세로 28.4cm, 가로 18.6cm이며,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다.

구성/내용

권1∼45은 길례에 관한 것으로 사직ㆍ종묘ㆍ경모궁(景慕宮)ㆍ능침(陵寢)ㆍ진전(眞殿)ㆍ원묘(原廟)ㆍ궁묘ㆍ대원군묘(大院君廟)ㆍ저경궁(儲慶宮)ㆍ문선왕묘(文宣王廟)ㆍ사학(四學)ㆍ성균관ㆍ향교ㆍ원사(院祠)ㆍ성황(城隍)ㆍ선농(先農)ㆍ기우(祈雨)ㆍ영성(靈星)ㆍ관왕묘(關王廟)ㆍ역대 능묘 등 84종이 실려 있다.

권46∼72은 가례에 관한 것으로, 사대제례(事大諸禮)ㆍ황화내왕기년(皇華來往紀年)ㆍ등극ㆍ전위(傳位)ㆍ청정ㆍ수렴ㆍ탄일ㆍ조의(朝儀)ㆍ면복(冕服)ㆍ노부(鹵簿:임금의 거동 때의 의장)ㆍ악기ㆍ준뢰(尊罍:제향 때 술을 담는 그릇)ㆍ궤장도설(几杖圖說)ㆍ사혼례(士昏禮)ㆍ관례(冠禮)ㆍ입학(入學)ㆍ상존호(上尊號)ㆍ책봉ㆍ하례(賀禮)ㆍ방물ㆍ공선(貢膳)ㆍ정포(旌褒)ㆍ신시(臣諡)ㆍ계후(繼後)ㆍ연례(宴禮)ㆍ기사(耆社)ㆍ행행(幸行)ㆍ이어(移御)ㆍ거동일기(擧動日記)ㆍ태봉(胎峯)ㆍ어진(御眞)ㆍ인보(印寶)ㆍ과제(科制) 등 500종이 수록되어 있다.

권73ㆍ74은 빈례에 관한 것으로, 조정사(朝廷使)ㆍ접왜(接倭)ㆍ유구(琉球)ㆍ야인(野人)ㆍ제국교린(諸國交鄰)ㆍ통신사적(通信事蹟) 등 60종이 실려 있고, 권75ㆍ76은 군례에 관한 것으로, 병기ㆍ형명(形名)ㆍ노포(露布)ㆍ사기(射器)ㆍ대사(大射)ㆍ대열강무(大閱講武)ㆍ일식ㆍ월식 등 23종이 실려 있다.

권77∼96은 흉례에 관한 것으로, 고명(顧命)ㆍ상장(喪葬)ㆍ우제(虞祭)ㆍ소상(小祥)ㆍ대상(大祥)ㆍ부묘(祔廟)ㆍ치제(致祭)ㆍ임조(臨吊)ㆍ기복(起復)ㆍ국기(國忌)ㆍ제기(祭器)ㆍ제구(諸具) 등 500종이 수록되어 있다.

의의와 평가

『춘관통고』는 『춘관지』ㆍ『국조오례통편(國朝五禮通編)』 등을 바탕으로 예조(禮曹)가 관장하는 모든 예제와 예무를 길례(吉禮)ㆍ가례(嘉禮)ㆍ빈례(賓禮)ㆍ군례(軍禮)ㆍ흉례(凶禮)의 오례를 총망라한 유일의 회통서(會通書)라는 점에서 문화사 연구에 그 자료적 가치가 매우 크다.

예를 들어 과제(科制)는 역대 과거시험을 종류별로 세분하여 실시의 연도ㆍ장소ㆍ시험 내용ㆍ시취인(試取人)을 소상하게 기록하고, 조선 초에서 정조 초까지의 과방(科榜)ㆍ제과 창시 목록(諸科刱始目錄)ㆍ권장 규정 등을 상세하게 수록하고 있어서 과거제도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된다.

예로부터 농업을 대본으로 삼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왕과 왕비에 의한 솔선수범적 권농 정책인 친경(親耕)ㆍ친잠(親蠶)에 대한 사례ㆍ의주, 그리고 경기(耕器)ㆍ예기(刈器)ㆍ잠구(蠶具)에 대한 각종 도식과 도설은 조선 시대의 농정 및 농경사를 연구하는 데 참고 자료가 된다.

고대에서 근세에 이르기까지 전국 각지에 영조되었던 사직ㆍ묘전(廟殿)ㆍ궁묘ㆍ원사ㆍ서시(署寺)ㆍ신사(神祠)ㆍ사단(祀壇)ㆍ능침 등에 관한 설명은 이 방면의 문화 유적 고증 및 복원 작업이 필요한 경우에 일차적 참고 자료가 된다.

종묘의 제품(祭品)ㆍ악기ㆍ제복 도설, 문묘의 악기 도설, 하례(賀禮)의 관복(冠服)ㆍ노부ㆍ악기ㆍ궤장 도설, 군례의 병기ㆍ형명(形名)ㆍ사기 도설(射器圖說), 흉례의 초종(初終)ㆍ전찬(奠饌)ㆍ치장(治葬)ㆍ신주(神主)ㆍ명기(明器), 각종 도식, 기물(器物)의 형상ㆍ종류ㆍ명칭 등에 관한 해설은 조선시대의 각종 의식에 사용된 모든 유물의 감식 및 정리에 큰 도움이 된다.

또한 각종 궁정 전례도(宮廷典禮圖)가 다양하게 수록되어 있는데, 이 전례 관계를 묘사한 회화류(繪畫類)는 고궁의 유물고(遺物庫)를 비롯하여 여러 박물관ㆍ도서관 그리고 개인 소장 중 그 수가 적지 않게 보존되고 있다.

이들 회화류를 올바르게 감정하고 정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거기에 담겨 있는 의식 내용을 모두 알고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 자료는 이들 회화류를 대조해 보는 데 좋은 참고 자료가 된다.

아악(雅樂)은 조정의 각종 의례에서 행해 왔던 것으로서, 국악 연구에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자료이다. 일무(佾舞)는 문묘ㆍ종묘의 제사 때 행해지고 있는 문무(文舞)로서 초종헌(初終獻)의 일무도(佾舞圖)가 소상하게 담겨 있는데, 오늘날에 있어서는 우리 민족의 전통적 무형 문화 유산으로서 이 분야의 연구에 크게 도움이 된다.

이 밖에도 빈례에 수록된 고실ㆍ의주는 외교사적 측면에서, 군례에 담겨진 고실ㆍ병기ㆍ시위반차(侍衛班次) 등 각종 도설과 의주는 군정사적 측면에서, 일식ㆍ월식의 고실과 관상감(觀象監)의 모든 의주는 천문학적 측면에서 각각 일별의 자료가 된다.

도서관학적 측면에서 보면, 이 책은 사부(史部) 정서류(政書類) 전례(典禮)에 속하는 자료를 가장 포괄적으로 수록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분야의 분류에 있어서 도움이 됨은 물론, 가례의 하례의주(賀禮儀註)에 담겨진 봉모당(奉謨堂)ㆍ규장각ㆍ이문원(摛文院)ㆍ사고(史庫) 등에서의 열성어진(列聖御眞)ㆍ선보(璿譜)ㆍ책보(冊譜)ㆍ지장(誌狀)ㆍ보감(寶鑑)ㆍ인보(印寶) 등의 모든 의주는 조선 왕실 도서관사의 연구에도 도움이 되는 자료이다.

참고문헌

  • 송지원, 「정조대 의례 정비와 『춘관통고』 편찬」, 『규장각』 제38집, 규장각한국학연구소, 2011.
  • 이숙희, 「『춘관통고』 소재 문묘제례 일무도의 사료적 가치 연구」, 『한국음악연구』 제42집, 한국국악학회, 2007.
  • 조재모, 「『春官通考』를 이용한 조선시대 관영 건축 연구: 자료성격과 가치를 중심으로」, 『학술행사한국건축역사학회 춘계학술발표대회 발표지』, 한국건축역사학회, 2007.
  • 조재모, 「『춘관통고』를 통해 살펴본 경희궁의 의례공간」, 『대한건축학회지』 제24권 제5호 통권 제235호, 대한건축학회, 2008.
  • 진성수, 「문묘 일무의 심미형상-『춘관통고』를 중심으로」, 『충남대학교 유학연구』 제21집, 충남대학교 유학연구소,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