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학자훈증집(初學字訓增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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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9년(인조 17) 이식(李植, 1584~1647)이 아동교육을 위하여, 한자의 뜻을 알기 쉽게 풀이한 책.

개설

『초학자훈증집(初學字訓增輯)』은 1639년(인조 17) 이식(李植, 1584~1647)이 아동교육을 위하여, 한자의 뜻을 알기 쉽게 풀이한 책이다. 저자의 아들 단하(端夏)가 전라감사조구석(趙龜錫)의 도움을 얻어 1664년(현종 5)에 간행하였다.

이 책의 저자 이식은 본관은 덕수(德水)이고, 자는 여고(汝固)이며, 호는 택당(澤堂)ㆍ남궁외사(南宮外史)ㆍ택구거사(澤癯居士)이다. 좌의정행(荇)의 현손(玄孫)이다. 아버지는 좌찬성에 증직된 안성(安性)이고, 어머니는 무송 윤씨(茂松尹氏)로 공조참판옥(玉)의 딸이다.

이식은 1610년(광해군 2)별시문과에 급제했다. 1613년 세자에게 경사(經史)와 도의(道義)를

요약조선 중기 인조 때의 문신이다. 대제학ㆍ예조판서 등을 역임하였다. 장유와 더불어 당대의 이름난 학자로서, 한문 4대가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선조실록』의 수정을 맡았다. 저서에 『택당집』등이 있다.

이 책의 책머리에 쓴 송시열의 서문에서 이식이 중국의 『정자자의(程子字義』를 본받아, 간단하게 초학자용 학습서를 만들었는데, 내용을 적절하게 안배하여, 아동의 학습에 적합하다고 평하였다. 그러므로 이 책은 여러 자서(字書)를 증감하여, 재편집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상권에 천(天)자를 비롯한 46자를, 중권에 역(易)자를 비롯한 47자를, 하권에 이기(理氣)를 비롯한 46자를 수록하고 있다.

끝에 저자의 발문에서 책명에 대한 의도와 앞으로 동몽(童蒙)을 가르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송시열의 발문이 있는 것 등 비슷한 종류의 이본이 많다. 초학자를 가르치는 데 마음을 쓴 방향과 교육의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 당시의 교육연구에 많은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서지 사항

3권 1책으로 구성되어 있고, 필사본이다. 크기는 세로 30.0cm, 가로 20.0cm이며,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다.

구성/내용

『초학자훈증집』은 이식(李植)이 아동교육을 위하여, 한자의 뜻을 알기 쉽게 풀이한 책으로 상권에 천(天)자를 비롯한 46자를, 중권에 역(易)자를 비롯한 47자를, 하권에 이기(理氣)를 비롯한 46자를 수록하고 있다. 그 내용에 있어서는 알기 쉽고 재미있게 풀이하여, 어린이들이 배우기 쉽도록 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면, 천(天)자와 건(乾)자의 비교풀이를 한 것 등이다. 원(元)ㆍ형(亨)ㆍ이(利)ㆍ정(貞)ㆍ인(仁)ㆍ의(義)ㆍ예(禮)ㆍ지 (智) 등 경서에 자주 나오는 철학 및 사상용어나 글자를 풀이하면서, 먼저 ‘운(韻)’이라 하여 문자구성의 뜻을 밝히고, ‘훈(訓)’이라 하여 글자의 뜻을 설명하고, ‘경(經)’이라 하여 원전을 인용하고, ‘전(傳)’이라 하여 전을 밝히고, ‘주(注)’라 하여, 경전의 주석을 인용하고, ‘안(按)’이라 하여, 저자의 생각을 기술하는 체계로 엮었다.

이 책은 이식이 문장 뿐 아니라, 성리학에도 깊은 소양을 지니고 있는 학자였음을 잘 보여 준다. 정단몽(程端蒙)의 자는 정사(正思)‚ 호는 몽재(蒙齋)이며, 주자의 문인이다. 덕흥(德興) 사람으로 순희(淳熙) 연간에 태학생(太學生)으로서 낙학(洛學)이 탄압을 받자, 상소하여 낙학을 변호하다 퇴출되었다. 이후 학문에만 전념하여 『자훈(字訓)』‚ 『학칙(學則)』 등을 내었다. 주자는 정단몽이 편집한 『자훈』을 ‘대이아(大爾雅)’로 높이 평가하였다.

이식은 어린 시절 『자훈』을 보았는데, 그 내용이 수십 자에 불과하며, 한 자에 대한 주(註)가 각기 한 구(句)에 불과한 등 매우 간략하였다고 술회하였다. 조선에서는 소재(蘇齋)노사신(盧守愼)이 언해(諺解)를 붙인 판본이 널리 유포되고 있었는데, 이식 당시에는 그마저도 제대로 전해지지 않고 있었다.

이식은 벗들과 더불어 경서(經書)를 논하면서, 매양 자의(字義)가 제대로 연구되지 못하여, 문의(文意) 역시 제대로 밝혀지지 않음을 염려하였는데, 특히 조선과 같은 외국에서는 방언(方言)이 많아, 자의에 밝지 않으면, 아무리 열심히 경서를 읽어도, 소용이 없다고 보았다. 이러한 문제 의식 하에 이식은 1639년(인조 17)에 『자훈』을 증집(增輯)하게 되었는데‚ 기존의 『자훈』을 『초학잘훈증집(初學字訓增輯)』, 상편과 중편으로 증집(增輯)한 다음 주자(朱子)‚ 여조겸(呂祖謙) 등의 성리설을 이 책의 하편으로 덧붙이는 등 기존의 『자훈』을 양적‚ 질적으로 일신하였다.

상편은 천도(天道)‚ 심성(心性)‚ 덕행(德行) 등 여러 경서 중에서 도의(道義)를 설할 때 항상 거론되는 53자에 대한 자의(字義)이며‚ 중편은 역(易)‚ 극(極)‚ 태극(太極) 등 여러 경서 중에 잡다하게 나오는 58자에 대한 자의다. 상편 및 중편의 각 글자에 대해서는 글자의 구성을 통해서 본 기본적인 뜻(韻)‚ 자세한 뜻(訓) 뿐만 아니라, 여러 경전(經傳)ㆍ주류(注疏)에서 인용한 경(經)과 주(註)‚ 이식의 견해를 밝힌 안(按) 등의 풍부한 해설이 달려 있다.

하편은 초학자(初學者)들이 상편 및 중편에 나온 글자들이 각기 일물(一物)인 듯이 생각하기 쉬운 문제가 있다 하여, 저자가 다시 선유(先儒)들이 성리 개념을 설명한 학설을 채집‚ 부기하여, 그 개념을 자세하게 설명한 것이다. 이기(理氣)‚ 명성(命性)‚ 이의(理義)‚ 도기(道器) 등 총 24조이다.

의의와 평가

이식은 선유들의 뜻이 매우 정밀하고 넓어, 초학자들의 급선무는 아니라고 하였다. 주자(朱子)‚ 정호(程顥)‚ 정이(程頤)‚ 장재(張載) 등 성리학자들의 설을 중심으로 여러 경전에서 인용한 내용도 실었는데‚ 주자의 설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성리학자의 성리설(性理說)에 대한 간단한 자의서(字義書)가 17세기 조선인 학자에 의해 이와 같이 심도 있게 보완되었던 점은, 중국의 성리학이 조선에 전해진 후 16세기 후반 이래 조선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리면서, 이기심성론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지고 있었던 실상을 잘 보여 준다.

참고문헌

  • 김우정, 「택당 이식과 17세기 초 문단」, 『동방한문학』 제46집, 동방한문학회, 2011.
  • 김현주, 「이식의 만시(挽詩) 연구: 「만침희세처」를 중심으로」, 『한문교육연구』 제40호, 한국한문교육학회, 2013.
  • 제영민, 「택당 이식의 『초학자훈증집』 번역 및 해제」, 부산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