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해신어문석(捷解新語文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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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 일본어 학습용 교재로, 1796년(정조 20)에 사역원의 김건서에게 명하여 편찬한 책.

개설

조선후기의 대표적인 일본어 교재인 『첩해신어(捷解新語)』는 일본어와 그에 해당하는 한글이 함께 쓰인 언해본이었다. 『첩해신어』의 원간본은 언어의 변화에 따라 두 차례에 걸쳐 개수되었는데, 『첩해신어문석(捷解新語文釋)』은 1·2차에 걸친 『첩해신어』의 개수에서 배울 수 없었던 일본어 진가자(眞假字)의 초서체(草書體)에 대한 표기 방법과 해독을 가르치기 위하여 편찬한 책이었다.

편찬/발간 경위

『첩해신어』의 제2차 개수본에는 권말에 일본 가나(假名)문자의 학습을 위하여 이려파(伊呂波)의 진자(眞字)·반자(半字)·토자(吐字)·초자(草字)·간격어록(簡格語錄) 등을 실었다. 이것은 일본의 『화한명수(和漢名數)』에 있는 이려파를 전재(轉載)한 것으로, 이담(李湛)의 중간서(序)에 “又從通詞倭人 博求大板江戶間文字 參互而致證”이라는 구절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화한명수』와 기타의 가나 표기법[假名遣]에 관한 일본 책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본래는 『첩해신어』의 제2차 개수본을 통하여 ‘이려파’나 ‘오십음도’와 같은 초보적인 가나 표기법으로부터 관왜의 접대나 통신사행의 수행 시에 이루어지는 회화, 그리고 각종 서계(書契)의 작성과 일본 주군(州郡)의 명칭에 이르기까지 사역원왜학역관의 임무 수행에 필요한 일본어를 모두 학습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나 이 제2차 개수본과 그를 저본으로 한 중간본으로도 배울 수 없었던 것은 진가자의 초서체에 대한 표기 방법과 해독이었다.

일본의 가나 표기법에 의하면, 남성용과 여성용으로 나뉘어 남자는 주로 진가자를 초서체로 썼고 여자는 히라가나[平假名]를 사용하였다. 조선 조정으로 보내는 일본의 각종 서계나 왕복문서는 진가자의 초서체, 즉 초가명으로 작성되었으므로 『첩해신어』의 왜언대자(倭諺大字)인 히라가나 학습만으로는 문서를 해독할 수 없었다. 따라서 이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에 따라 1796년(정조 20)에 왜학역관인 김건서(金健瑞)에게 명하여 『첩해신어』의 문석본을 편찬한 것이었다. 왜학(倭學)의 『첩해신어』가 방언(方言)을 언문으로 주석하였기 때문에 이것을 배우는 사람들이 뜻을 알기가 어려운데, 역관김건서가 왜인들과 여러 번 문난(問難)하여 12편을 만들어 『첩해신어문석』이라 이름 하였으니, 반포하여 시행하라고 하는 사역원의 요청이 있었고, 왕이 이를 윤허하였다는 기록이 있었다(『정조실록』 20년 2월 4일).

또한 『첩해신어문석』의 범례에도 사역원 왜학에서 오랜 세월에 걸쳐 문식이 있는 일본인에게 반복하여 어려운 부분을 물어보아, 수정을 거쳐 이 책을 완성하였다는 기록이 있었다.

서지 사항

『첩해신어문석』은 서울대학교 규장각 등에 현존하며 12권 4책의 목판본이다.(<奎貴 1678-v.1-4.>) 책 크기는 33.8×21㎝이고 사주쌍변, 반엽광곽이 22.6×15.6㎝, 유계, 7행 14자로 되어 있었다. 판심은 상화문어미이고 판심제도 ‘捷解新語文釋’이며, 권말에 중간본 『첩해신어』와 같이 ‘伊呂波眞字半字竝錄, 伊呂波吐字, 伊呂波合字, 伊呂波眞字草錄竝錄, 簡格語錄’이 붙어 있었다.

구성/내용

『첩해신어문석』은 오직 일본어로만 쓰여 있으며, 그 내용과 순서는 다음과 같다. 제3책까지는 첩해신어의 내용 순서에 따라 구성되었고, 제4책은 주로 문서 형식이 제시되었다.

제1책: 代官初相接送使船問情, 茶禮講定, 茶禮問答, 饌品器皿, 進物看品, 下船宴問答, 始行中盃禮, 送使催答書

제2책: 銅錄看品, 公木入給, 信使探候船, 信使到馬島, 信使與島主語, 離島向江戶, 島主請下陸

제3책: 筑主禮候信使, 信使接江戶使, 入江戶見關白, 信使不受金, 信使還到大阪, 島主請信使餞宴, 典代官相約, 和語謙贊, 日本州縣

제4책: 初相接狀, 入館先通狀, 論定茶禮狀, 茶禮後賀狀, 茶禮後禮物狀, 進宴論定狀, 通報狀, 宴後賀狀, 船出案內狀, 送船賀狀, 銅錄勿許給商人狀, 請公木入給狀, 請迎次振舞狀, 振舞後賀狀

참고문헌

  • 『개수첩해신어(改修捷解新語)』
  • 『통문관지(通文館志)』
  • 『증정교린지(增訂交隣志)』
  • 정광, 『사역원 왜학연구』, 태학사, 1988.
  • 정승혜, 『조선후기 왜학서 연구』, 태학사, 2003.
  • 정광, 「첩해신어해제」, 『첩해신어』, 홍문각, 1990.
  • 정승혜, 「중간 첩해신어 서문」, 『문헌과 해석』2호, 태학사, 1998
  • 정승혜, 「첩해신어해제」, 『첩해신어』(규장각자료총서 어학편 9),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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