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고서간행회(朝鮮古書刊行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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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기에 일본인들이 한국인 통치에 활용할 목적으로 한국 고서들을 간행하기 위해 조직한 민간단체.

개설

조선고서간행회는 일본 오카야마[岡山] 출신의 샤쿠오 슌조[釋尾春芿]가 설립하였다. 그는 1900년(광무 4)에 한국에 건너와 부산의 개성학교, 대구의 일어학교 교사를 역임했다. 이후 경성일본인민단 제1과장으로 있으면서 경성제일고등여학교, 경성중학교 설립에도 참여하였다. 1907년(융희 1) 조선잡지사를 경영하면서 잡지 『조선』을 발행하였고, 1908년에는 조선잡지사 내에 고서 간행을 위해 조선진서간행부(朝鮮眞書刊行部)를 두고 조선의 역사, 제도, 지리, 문학 등에 관련된 도서를 간행하고자 했다.

설립 경위 및 목적

일제가 대한제국을 식민지화하는 데 있어서 한국의 전래 지식을 습득하여 통치에 활용하고자 조선고서간행회를 조직하였다. 조선고서간행회 규칙 제1조에는 “본회는 조선의 고서, 명저, 진보(珍寶) 등을 염가로 간행하여 조선 연구자의 편의를 도모하고 조선 고문명의 소개와 아울러 조선 개발상의 참고자료를 공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하였다. 제2조에는 “본회는 조선의 역사, 지리, 제도, 법률, 산업, 교통, 군사, 재정, 문학, 기술, 종교, 풍속, 인물, 사회의 각 방면에 걸쳐 고서 진적을 간행하고 아울러 본회 각종의 편찬 저술을 발행하여 조선의 역사대계 군서류종을 대성하고 그 서목은 가끔 발표한다.”고 하였다.

조직 및 역할

조선잡지사를 중심으로 출판 및 간행이 진행되었다. 조직 임원은 명예 찬성원(贊成員), 특별 찬성원, 평의원으로 구성되었다. 1909년부터 1910년 사이의 명예 찬성원은 통감 소네 아라스케[曾禰荒助], 동양척식주식회사 총재 우사가와 가즈마사[宇佐川一正], 중추원 의장김윤식, 농상공부대신 조중웅, 한국주차군사령관 오쿠보 하루노[大久保春野], 내부대신박제순 등이다. 1911년에서 1918년의 명예 찬성원은 총독 데라우치 마사다케[寺內正毅], 동양척식주식회사 총재 우사가와 가즈마사[宇佐川一正], 중추원 고문 박제순과 조중웅, 총독부 정무총감 야마가타 이사부로[山縣伊三郞], 중추원 부의장이완용 등이다.

통감과 총독을 비롯한 식민통치기구의 고위층이 모두 참여하였다. 평의원에는 『조선왕조실록』을 조사하고 정리한 조선총독부 취조국과 학무국의 관리들이 임원이었던 것이 주목된다. 학무국의 수우다 쇼코[少田省吾]가 주도한 조선총독부의 사업이 민간단체와 연결되어 진행되었음을 볼 수 있다. 또한 김윤식, 유길준, 이완용, 박제순, 조중웅 등의 한국인도 참여하였다.

간행회에서 출판한 도서는 『조선군서대계(朝鮮群書大系)』 83책이 대표적이다. 『조선군서대계』는 1909년부터 1911년까지 24책, 1911년부터 1913년까지 28책, 1913년부터 1916년까지 24책, 1915년부터 1916년까지 별책 7책을 간행했다. 그 중 역사서에는 『삼국사기』, 『군현연혁표(郡縣沿革表)』, 『발해고』, 『해동역사』, 『동국통감』, 『신증동국여지승람』, 『연려실기술』, 『징비록』, 『동사강목』, 『동환록(東寰錄)』, 『흠정만주원류고(欽定滿洲源流考)』, 『기년아람(紀年兒覽)』, 『해동명신록』, 『통문관지』, 『북여요선(北輿要選)』, 『팔역지(八域誌)』, 『사군지(四郡志)』, 『중경지(中京誌)』, 『강화부지』, 『증정 남한지』, 『고려고도징(高麗古都徵)』, 『북새기략(北塞記略)』 등 22책이다. 시문집은 『용비어천가』, 『대동야승』, 『파한집』, 『익재집』, 『동인시화』, 『보한집』, 『동국이상국집』, 『동문선』, 『삼은집(三隱集)』, 『퇴계집』, 『삼봉집』 등 11책이다. 견문기는 『고려도경』, 『해행총재(海行摠載)』, 『가제연행록(稼齊燕行錄)』 3책이다. 이외에 『대전회통』, 『지봉유설』, 『성호사설류선(星湖僿說類選)』, 『문헌촬요(文獻撮要)』 등도 간행되었다. 이 중에서 『중경지』와 『강화부지』를 순종에게 올렸다[『순종실록부록』 4년 4월 12일].

변천

1910년부터 1915년까지 고서 간행을 추진하였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예상과 달리 예약자가 감소하였고 종이 값이 폭등하였으며 후원자로 기대하였던 이왕가와 조선총독부가 예산상의 문제로 책 구입을 중단하였기 때문이다. 다만, 1916년과 1917년에 걸쳐 이왕가에서 보조금을 하사하여 간행 경비에 충당하였다.

참고문헌

  • 『관보(官報)』
  • 『조선총독부시정연보(朝鮮總督府施政年譜)』
  • 『관습조사보고서(慣習調査報告書)』
  • 김태웅, 「1910년대 전반 조선총독부의 취조국·참사관실과 구관제도조사사업」, 『규장각』16, 1994.
  • 최혜주, 「일제강점기 고전의 형성에 대한 일고찰-재조일본인과 조선광문회의 고전 간행을 중심으로」, 『한국문화』64, 2013.
  • 최혜주, 「한말 일제하 석미욱방(釋尾旭邦)의 내한활동과 조선인식」, 『한국민족운동사연구』45,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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