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삭현망(定朔弦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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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실제 운동에 따른 삭(朔)과 현(弦)과 망(望).

개설 및 내용

지구와 달은 주기적으로 태양과 지구 주위를 공전한다. 그러나 이들은 원궤도가 아닌 타원궤도 상을 운동하므로 근일점이나 근지점과의 거리에 따라 빠르게 움직이기도 하고 느리게 움직이기도 한다. 따라서 태양과 달의 실제 위치와 평균 위치 사이에는 서로 차이가 있게 된다. 달이 지구 주위를 돌면서 태양과 지구 사이에 놓여 태양 빛을 가리게 될 때를 삭, 그리고 지구가 태양과 달 사이에 놓여 달빛을 가리게 될 때 망이라 한다. 정삭(定朔)과 정망(定望)은 지구와 달이 태양과 정확히 일직선 상에 놓이게 될 때의 시각으로 평균 위치로 계산된 평삭(平朔)과 평망(平望)의 시각에 태양과 달의 빠르고 느린 정도를 가감하여 구한다. 즉 정삭・현・망이란 태양과 달의 황경차(黃經差)가 각각 0도, 90도, 270도, 180도인 때, 실제 달이 삭과 현과 망의 위치에 드는 시각을 말한다.

『칠정산내편』에서는 평삭, 즉 경삭(經朔)의 일분초(日分秒)에 1/4삭망월값인 현책(弦策) 7.382648일을 차례로 누가(累加)하여 경상현(經上弦)과 경망(經望) 그리고 경하현(經下弦)의 일분초를 구하였다. 경삭의 시각은 구하고자 하는 해의 천정경삭(天正經朔)의 일분초를 구해서 해당 월의 경삭까지 삭망월을 누가하여 구하며, 천정경삭은 다음과 같이 천정동지(天正冬至)의 일분초에서 윤여(閏餘)를 감하여 얻는다.

천정경삭 일분초 = 천정동지 일분초 - 윤여

윤여 = 윤적(閏積) - 삭책 × n (n : 윤적을 삭책으로 나눈 몫)

해당 월 경삭일(經朔日) = 천정경삭 일분초 + 삭책 × m (m : 해당 월)

해당 월 현일(弦日)·망일(望日) = 해당 월 경삭일 + ∑ 현책

따라서 정삭의 시각은 위의 식으로 구한 경삭의 시각에 가감차(加減差)를 고려하여 얻으며 이 시각에 다시 현책을 차례로 누가하여 정현(定弦)과 정망의 시각을 얻는다.

해당 월 정삭일(定朔日) = 해당 월 경삭일 ± 가감차

해당 월 정현(定弦)·망일 = 해당 월 정삭일 + ∑ 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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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천

과거 중국의 역법에서 한 달의 시작일인 초하루를 정하는 방법에는 달의 평균운동에 따라 정하는 평삭법(平朔法)과 실제 운동을 고려하여 정하는 정삭법(定朔法)이 있었다. 후한시대에 이르러 달의 근지점 이동과 함께 달이 실제 움직이는 매일의 행도(行度)가 알려지게 되었다.420년경 『원가력』의 제작자인 유송(劉宋)의 하승천(何承天)은 달의 실제 운동을 고려하여 정삭을 계산하고 이에 따라 월(月)의 대소를 정할 것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이 법을 반대하는 세력 때문에 스스로 이 제안을 철회함에 따라 정삭법을 그의 역(曆)으로 채용하지는 못하였다. 그 후 6세기 중반에 태양의 부등운동이 알려지면서 태양과 달의 실제 위치를 고려하여 정삭을 계산하게 되었다. 정삭법은 수(隋)의 유작(劉焯)이 만든 『황극력』에 처음으로 채용되었으나 시행되지는 못하였고 당(唐)의 부인균(傅仁均)이 제작한 『무인력』에 와서야 그 시행을 보게 되었다. 그러나 무인력은 645년(당 정관 19)) 9월 이후에 큰 달이 4회, 작은 달이 3회 연속되는 일이 일어나 정삭법을 잠시 중단하고 다시 경삭법을 사용하게 되었다. 이것을 사대삼소(四大三小)라 하는데 무인력 다음에 시행된 이순풍(李淳風)의 『인덕력』은 약간의 편법을 사용하여 사대삼소가 일어나지 않게 하는 정삭법을 사용하였다. 이 방법을 진삭법(進朔法)이라 한다. 이는 그믐날에 일식이 일어나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합삭이 오후 6시가 되면 다음 날을 삭으로 정하는 방법으로 원(元)의 『수시력』에 와서 폐지되었다.

참고문헌

  • 유경로·이은성·현정준 역주, 『세종장헌대왕실록』 「칠정산내편」, 세종대왕기념사업회, 1973.
  • 이은희, 『칠정산내편의 연구』, 한국학술정보, 2007.
  • 藪內淸, 『中國の天文曆法』, 平凡社, 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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