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호(字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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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토지대장에서 연속된 5결 면적마다 천자문 순서대로 부여한 글자.

개설

조선시대 토지대장에는 천자문의 각 글자가 필지의 면적과 위치를 나타내는 단위로 사용되었다. 즉, 연속된 개별 필지를 5결 면적 단위로 묶어서 천자문 1자씩 부여하였다. 이를 일자오결(一字五結)이라 하였으며, 부여된 천자문 글자는 자호(字號)라 불렀다. 토지 면적이 5,000결을 넘는 군현의 경우에는 자호 앞에 숫자를 붙여 ‘이천(二天)·이지(二地)’, ‘삼천(三天)·삼지(三地)’와 같은 방법으로 표기하였다. 토지대장의 자호 표기 방식은 중국과는 다른 조선의 독특한 토지제도 문화를 반영하였다.

내용 및 특징

일자오결의 자호는 5결을 나타내는 면적 단위인 동시에 토지의 위치를 표시하는 기능을 하였다. 예컨대, 특정 면에 위치한 특정 필지가 천자문 ‘天(1)地(2)玄(3)黃(4)’의 ‘黃(4)’자호에 속한 100번 필지라면, 그 필지의 위치는 4번째 자호(字號) 구역이며, 그 필지의 면적은 ‘15결<100번 필지 면적≦20결’임을 나타내었다. 이와 같이 토지대장의 자호는 위치를 나타내는 기능을 하였기 때문에 조선시대의 토지대장은 지적도와 같은 위치 표시가 없어도 일정 수준까지는 나름의 토지대장 기능을 할 수 있었다. 요컨대 일자오결의 자호는 토지의 위치와 면적을 동시에 나타냈기에 토지의 관리를 용이하게 하였다.

변천

일자오결의 자호는 조선초기부터 사용된 것은 확실하지만 그 구체적인 사용 방식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과전법의 일자오결은 5결 단위의 수조권 분급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경우 자호는 5결을 나타내는 단위 기능을 주로 하는 것이었다. 1634년(인조 12)의 갑술양안에서도 먼저 양전 지역의 모든 필지에 일률적인 지번을 부여하여 측량한 후에, 5결 면적마다 1개 자호가 부여되었다. 이 경우 지번이 자호보다 우선하며 자호는 보조적인 역할을 하였다. 이때의 자호는 단위 기능을 주로 한 것으로서 과전법의 자호 기능과 동일하였다. 따라서 갑술양안(1634)의 자호 사용법은 조선전기부터 사용되던 방식의 연속이었다.

일자오결의 사용법에 변화가 있었던 것은 1720년의 경자양안 때부터였다. 크게 2가지 면에서 차이를 보였는데, 첫째는 매 자호마다 지번이 새로 시작된 점이었다. 따라서 자호와 지번의 상호 유기적인 관계가 분명해졌다. 둘째는 토지조사에서 자호를 활용한 점이었다. 경자양전은 갑술양안의 자호를 기준으로 모든 경지를 구획하여 조사하고 최종 단계에서 5결 단위로 자호를 재조정하였다. 이는 개별 필지의 식별을 용이하게 하여 중간 농간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참고문헌

  • 『비변사등록(備邊司謄錄)』
  • 윤용출, 『조선후기의 요역제와 고용노동』, 서울대학교 출판부, 1998.
  • 이경식, 『조선전기토지제도연구-토지분급제와 농민지배-』, 일조각, 1986.
  • 한국사연구회 토지대장연구반,『조선후기 경자양전 연구』, 혜안, 2008.
  • 오인택, 「17세기 후반 남해현용동궁양안을 통해서 본 갑술양안의 성격」, 『역사와 경계』 81, 2011.

관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