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표(字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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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의 강경에서 사서오경과 대나무쪽에 천자문의 글자를 차례대로 붙여서 표식을 한 것.

개설

문과의 복시에서 경학(經學)에 대한 이해를 강경(講經)으로 시험하는 것은 응시생들이 가장 어려워하였으며, 여기에는 과락제도(科落制度)도 있어 매우 중요하였다. 강경하는 시험에 앞서 시관들은 사서오경(四書五經)의 중요한 대문(大文)마다 천자문의 글자 순서대로 자호(字號)를 써 붙이고, 길이가 한 뼘 반 정도 되는 대나무쪽에도 자호를 써서 통 안에 넣어 미리 준비해 두는데, 이처럼 사서오경과 대나무쪽에 자호를 써서 각각 표식을 해 둔 것이 자표(字標)였다.

내용 및 특징

문과에서는 식년시(式年試)의 초시(初試)와 복시(覆試)에서 초장(初場)·중장(中場)·종장(終場)으로 나뉘어 초장에서는 경학에 대한 이해, 중장에서는 문학적 제술 능력, 종장에서는 당면한 현실 인식과 과제의 해결 능력을 시험하였다. 『경국대전』의 규정에 의하면, 초장에서 경학 이해의 정도를 시험할 때 초시에서는 제술 시험으로, 복시에서는 구두시험으로 각각 시험 방식을 달리하였는데, 복시의 초장에서 사서오경을 구두로 시험 보는 것을 강경이라고 하였다.

복시의 강경에서는 미리 사서오경의 중요한 대문마다 천자문의 글자 순서대로 자호를 써 붙이고, 길이가 한 뼘 반 정도 되는 대나무쪽에도 자호를 써서 통 안에 넣어 준비해 두는데, 이처럼 사서오경과 대나무쪽들에 자호를 써서 각각 표식을 해 둔 것을 자표라고 하였다. 실제 강경이 실시될 때에는 응시생이 자신이 강경을 받을 경서의 책 이름을 써내면, 시관이 통 안의 대나무쪽을 뽑아서 만약 천자(天字)가 쓰인 대나무쪽이 뽑히면, 천자가 붙어 있는 곳의 경서의 대문을 써서 응시자에게 주어 읽고 해석하게 하고, 그 주소(註疏)에 대해서도 질문하였다.

변천

초장의 강경을 통과하지 못하면 아예 중장의 시험을 치룰 수 없었다. 따라서 입격의 성패는 시관이 어떤 대나무쪽을 뽑는가에 달려 있었으므로 응시생 중에는 미리 자표를 알고자 하거나, 시관과 짜고서 부정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어 이에 대하여 『속대전』에서는 처벌 규정을 마련하였다(『광해군일기』 8년 11월 27일).

참고문헌

  • 『경국대전(經國大典)』
  • 『속대전(續大典)』
  • 차미희, 『조선시대 문과제도연구』, 국학자료원, 1999.
  • 차미희, 『조선시대 과거시험과 유생의 삶』, 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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