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통감(資治通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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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송(宋)대의 역사가이자 정치가인 사마광(司馬光)이 집필한 역사서.

개설

『자치통감(資治通鑑)』은 중국 송(宋)대인 1084년, 사마광(司馬光)이 중국의 역사를 정리한 역사서다. 조선시대에도 지속적으로 수입되어 유통되었고, 『자치통감』을 바탕으로 한 『자치통감훈의(資治通鑑訓義)』, 『자치통감강목(資治通鑑綱目)』도 조선시대 내내 간행되고 사용되었다.

편찬/발간 경위

고려시대 김부식(金富軾)이 『삼국사기(三國史記)』를 편찬할 때에 『자치통감』을 참고했으므로 이미 그 시기에 유통된 것은 확실하며, 그 이후 고려시대에 『자치통감』을 판각하여 신하들에게 나누어주거나 강론하였다는 기록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려사(高麗史)』]

그러나 294권이라는 방대한 분량 때문에 완질을 소장하거나 새로 간행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세종대에 『자치통감』을 경연에서 사용하려고 하였으나 책의 분량이 너무 많아 강연에 적당하지 않다는 이유로 『근사록(近思錄)』을 대신 사용하였다는 기록을 봐도 이러한 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세종실록』 즉위년 11월 13일) 마찬가지로 분량 문제 때문에 조선시대에 지방에서 『자치통감』을 간행하여 보급한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에는 『자치통감』을 직접 인쇄하기보다는 중국이나 일본 등지에서 책을 수입해오는 방식으로 보급했던 경우가 많았다[『세종실록』세종 17년 7월 1일 2번째기사]. 특히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으로 유실된 『자치통감』은 중국본으로 대체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 조선시대의 기록에 『자치통감』이 『통감』으로 줄여 칭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데, 이 경우 『자치통감』이 아니라 『통감절요』를 지칭하는 경우도 많아 『자치통감』을 인쇄하였는지 정확히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세종대에 『자치통감』 전질을 인쇄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이 시기에 간행한 『자치통감』은 원본 그대로를 인쇄한 것은 아니고, 조선인들이 익숙하지 않은 내용에 주를 달아 설명을 덧붙인 『자치통감사정전훈의(資治通鑑思政殿訓義)』였다(『세종실록』 17년 6월 8일). 이후 숙종 대나 영조 대에 빠진 부분을 복원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었다.(『숙종실록』 34년 12월 30일)

서지 사항

무신자(戊申字) 본이 장서각과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다. 장서각 소장본은 294권 100책인데, 이 중 권16~18과 권259~261의 2책 6권은 필사본이다. 세종대에 간행된 갑인자(甲寅字) 본(『자치통감사정전훈의』)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보물 제1281호로 지정되었다. 이 책도 완질이 전하지는 않고 권236~238만이 전한다.

구성/내용

전대 왕조의 역사를 기록하는 방식을 정립한 사마천(司馬遷)이 사용한 기전체(紀傳體) 방식의 역사서술로 쓴 역사서의 분량이 너무 방대해지자, 사마광이 독서가 가능한 역사서를 서술한 것이 바로 『자치통감』이다. 전국시대(戰國時代)부터 시작하여 오대(五代)에 이르는 1,362년 간의 역사를 정리하였는데, 이것은 그간 간행된 정사의 1/5 수준으로 축약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기전체가 아닌 편년체(編年體) 방식을 택하여 중복을 피하였다. 앞선 역사가의 사론(史論)과 사마광 본인의 사론을 포함하여 총 218 항목의 사론을 기재하였다.

의의와 평가

『자치통감』을 정리하고 요약하거나 상세한 주를 달았던 『자치통감강목(資治通鑑綱目)』이나 『자치통감훈의(資治通鑑訓義)』, 『통감속편(通鑑續編)』 등이 간행되면서 왕실에서 경연 교재로 사용하였고(『세조실록』 12년 11월 4일, 『성종실록』 17년 1월 8일 1번째기사, 『영조실록』 18년 8월 20일 3번째 기사), 사대부들 사이에서도 필독서로 애용되었다. 조선시대 내내 각종 상소에도 중요한 전거로 사용했으며(『연산군일기』 8년 10월 28일, 『광해군일기』 9년 11월 23일 4번째기사),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를 만들 때에도 빈번하게 활용하였다. 세종은 경연에서 『자치통감』을 완독하기도 할만큼, 조선시대 국가 통치를 위한 중요한 참고서로 여겨졌다.

참고문헌

  • 『세종실록(世宗實錄)』
  • 『세조실록(世祖實錄)』
  • 『성종실록(成宗實錄)』
  • 『연산군일기(燕山君日記)』
  • 『광해군일기(光海君日記)』
  • 『숙종실록(肅宗實錄)』
  • 『영조실록(英祖實錄)』
  • 『고려사(高麗史)』
  • 권중달, 『욱일승천하는 중국의 힘 ‘자치통감’에 있다』, 푸른역사, 2002.
  • 김승우, 「『용비어천가』의 전거와 체재에 대한 연구」, 『한국학연구』 44, 고려대학교 한국학연구소, 2013.
  • 오정환·송일기·김유리, 「조선시대 「자치통감」의 간행과 유통에 관한 연구」, 『서지학연구』 50, 한국서지학회, 2011.
  • 이계명, 「『자치통감』 연구」, 『역사학연구』 12, 호남사학회, 1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