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통감훈의(資治通鑑訓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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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世宗) 때에 편찬한 책으로, 중국의 역사가 사마광(司馬光)이 편찬한 『자치통감(資治通鑑)』에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을 주로 달아 편찬한 책.

개설

중국의 역사가이자 정치가인 사마광이 편찬한 『자치통감』에 나오는 인명, 지명, 고사(古事) 등에 설명을 달아 『자치통감』을 더 쉽고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책. 세종이 집현전(集賢殿)의 학자들과 함께 경연을 진행하던 사정전(思政殿)에서 훈의(訓義)하였기 때문에 『사정전훈의자치통감(思政殿訓義資治通鑑)』 또는 『통감훈의(通鑑訓義)』, 『자치훈의(資治訓義)』로 칭하기도 한다.

편찬/발간 경위

세종이 중추원사(中樞院使)윤회(尹淮)·예조(禮曹) 좌참판(左參判)권도(權蹈)·집현전(集賢殿) 부제학(副提學)설순(偰循) 등에게 『자치통감』에 어려운 구절에 설명을 달아 책을 편찬하도록 명하였다. 설명을 달기 위해 『원위집람석의(源委輯覽釋義)』, 『자치통감음주(資治通鑑陰注)』 등 여타 서적들을 두루 참고하였다고 한다. 또 집현전 응교(應敎)김말(金末)·교리(校理)유의손(柳義孫)·우헌납(右獻納)이중윤(李中允)·전(前)우헌납이사증(李師曾)·집현전 수찬(修撰)이계전(李季甸)·부수찬(副修撰)최항(崔恒)·이조(吏曹) 좌랑(佐郞)남계영(南季瑛)·세자좌사경(世子左司經)어효첨(魚孝瞻)·사헌감찰(司憲監察)강맹경(姜孟卿)·봉상녹사(奉常錄事)민원(閔媛) 등은 참교(參校)하게 하고, 또 좌승지(左承旨)권맹손(權孟孫)이 해당 작업을 관장하게 하였다.(『세종실록』 16년 6월 26일)

세종은 윤회 등을 매일 저녁 불러들여 직접 잘못된 부분을 교정하고(『세종실록』 16년 12월 11일) 집현전 관원의 숫자를 늘리는 등 깊은 관심을 보였다.(『세종실록』 18년 윤6월 11일) 책은 세종 17년(1435)에 완성되었고, 이듬해(1436)에 간행되었다.

서지 사항

294권 100책. 세종대에 완성된 갑인자(甲寅字)로 인쇄되었다. 세종 때 간행한 책은 일부분만이 전한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세종대의 판본은 보물 제1281호로 지정되었으며, 서울역사박물관 소장본도 보물로 지정되었다. 울산 박물관에도 울산 유형문화재 31호로 지정된 판본이 일부 남아있다.

구성/내용

중국의 역사를 기록한 『자치통감』에 등장하는 인명이나 지명, 고사 등에 조선의 독자들이 익숙하지 않기에 해당 부분에 자세한 설명을 달았다. 『자치통감훈의』 서문을 보면 세종이 이 책의 간행을 명하며 했다는 말을 참고하면, 당시 중국 황제가 하사한 『성리대전(性理大全)』에 버금가는 설명과 정리를 추구했던 것으로 보인다. 설명이 필요한 부분에 주를 다는 것 외에도 번잡한 부분을 정리하고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였다.[『동문선』]

의의와 평가

당시 세종이 『자치통감훈의』를 편찬하는 일로 경연까지 정지하고,(『세종실록』 16년 9월 22일) 편찬에 관여하는 관원들에게 15일마다 한 차례씩 음식까지 따로 베풀었던 것을 보면, 이 책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가늠할 수 있다.(『세종실록』 16년 7월 1일, 『세종실록』 17년 6월 8일 1번째기사) 이를 통하여 당시 사서(史書)에 대한 관심이 컸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책이 완성된 뒤에는 지방의 향교에 하사하여 유생들이 볼 수 있게 조치하기도 했다.(『세종실록』 26년 8월 14일) 이후 경연 등에서 『자치통감』을 볼 때에는 이 『자치통감훈의』를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당대의 학자들이 모여 만든 일종의 국가적 프로젝트였지만, 분주(分註)에 인용한 책의 이름이 빠진 곳이 있다거나 『자치통감』의 독법을 안내하는 부분이 없는 등 일부 측면에서 한계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비록 중국의 역사서이지만 조선 초기 위정자들의 역사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고, 남아있는 판본을 통해 당시의 인쇄 기술을 살펴볼 수 있는 귀한 자료임에는 틀림없다.

참고문헌

  • 『세종실록(世宗實錄)』
  • 『동문선(東文選)』
  • 오항녕, 「조선 세종대 『자치통감사정전훈의』와 『자치통감강목사정전훈의』의 편찬」, 『태동고전연구』 15, 한림대학교 태동고전연구소, 1998.
  • 오정환·송일기·김유리, 「조선시대 「자치통감」의 간행과 유통에 관한 연구」, 『서지학연구』 50, 한국서지학회,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