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日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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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천구 상 운행을 뜻하는 전통 천문학 용어

개설

태양이 천구 상 운행하는 공전운동을 지칭하는 말이다.

내용 및 특징

전통 천문학 용어로 달의 운동을 월리(月離)라 한 것에 대해, 태양의 운동은 일전(日躔)이라 불러 구분하였다.

당나라 중기 현종대의 우량 역법인 대연력을 수록한 『대연력의(大衍曆議)』에서 “태양 운행은 전(躔), 달의 운행은 리(離)라 한다[日行曰躔 月行曰離].”라고 하였는데, 『신당서』 「역지」에도 같은 내용이 있다. 이때 전(躔)은 궤도, ‘돈다’는 뜻이어서, 때로 궤도를 따라 해와 달과 별이 운행하는 일정한 길을 포괄적으로 지칭하기도 한다. 천체 운행을 뜻하는 성전(星躔)이란 용어는 이런 의미이다. 전통 천문학에서 태양주기에 대한 계산법은 일전추보(日躔推步) 혹은 일행제율(日行諸率), 일전법(日躔法)이라 부른다. 중요한 태양주기로 회귀년, 항성년, 근점년 등이 있다.

변천

태양주기 중 회귀년에 대한 역대 계산값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고려시대 전반기 역법인 선명력에서는 1회귀년[tropical year]을 장세(章歲)라 부르고 306,8055분으로 측산하였으며, 이 값은 365.2446일에 해당한다. 고려후기 역법인 수시력에서는 세실(歲實)이라 불렀고, 선명력보다 조금 작은 365.2425일로 계산하였다. 조선초 세종대에 편찬한 『칠정산내편』은 고려말 수시력을 수용한 역산법이어서, 1회귀년을 수시력과 동일한 세실 365.2425일로 제시하였다. 현재값은 이보다 더 작은 365.242199일이다.

조선후기에 쓰인 시헌력은 청나라의 역법을 그대로 습용한 것인데, 여기에는 관측 시기에 따라 1684년(숙종 10)의 강희갑자원력의 세실은 365.2421875일로, 1723년(경종 3)의 옹정계묘원력의 세실은 365.24233442일로 측산하여 달리 적용하고 있다. 조선후기 철종대 천문학자인 남병철(南秉哲)이 1862년에 편찬한 『추보속해(推步續解)』에 수록된 일전법을 보면, 역원(曆元)은 1860년(청 함풍 10, 철종 11)으로 두되, 회귀년을 뜻하는 주세(周歲)는 365일 24233442라 하였다. 곧 이 값은 1723년의 옹정계묘원력의 세실값과 같은 것이어서 이를 따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회귀년 다음으로 중요한 주기인 항성년은 주천도(周天度) 혹은 주천분(周天分)이라 불렀다. 고려전기 선명력의 주천도는 ‘365도, 허분(虛分) 2153, 당초(唐秒) 299’로 제시하였고, 이 값을 당시 방식에 따라 계산해보면 365.2564도에 해당한다. 고려후기 수시력은 주천도 365.2575도를 제시하였다. 조선초 『칠정산내편』은 ‘천행제율(天行諸率)’에서 수시력과 동일한 주천도 365.2575도를 수록하였다.

조선후기 19세기 중반 천문학자 남상길(南相吉)이 1860년에 편찬한 『시헌기요(時憲紀要)』에서는 ‘태양행도(太陽行度)’ 항목에서 일전추보에 관한 역대 천문학 이론을 북제(北齊) 장자신(張子信), 원나라 곽수경(郭守敬), 서양의 튀코 브라헤 및 케플러 등으로 간략히 소개하면서, 케플러의 타원궤도법에 따른 태양행도(太陽行度) 측산법을 수록하고 있다. 태양행도에 대해, “태양은 1년에 일주천하므로, 주천도수 360도를 세실 일분(日分)으로 나누면, 매일 평균 행도 3548초와 소여 3290897을 얻으며, 춘분부터 추분까지는 걸리는 날수가 많고 추분부터 춘분까지는 걸리는 날수가 적다.”고 하였다. 이 값은 1723년의 옹정계묘원력의 태양평행(太陽平行) 3548.3290897초와 같으며, 이를 도법으로 환산하면 태양은 매일 평균 0.98564697도를 운행한다.

참고문헌

  • 『대전회통(大典會通)』
  • 『국조역상고(國朝曆象考)』
  • 『서운관지(書雲觀志)』
  • 『시헌기요(時憲紀要)』
  • 『추보속해(推步續解)』
  •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 김일권, 『동양천문사상 하늘의 역사』, 예문서원, 2007.
  • 동아대학교 석당학술원, 『국역 고려사 지』, 경인문화사, 2011.
  • 陳遵嬀, 『中國天文學史』 上中下, 上海人民出版社,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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