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복례(飮福禮)

sillokwiki
이동: 둘러보기, 검색



제사에서 신명이 흠향한 술이나 제물을 마시고 먹는 절차.

개설

길례(吉禮)에 속하는 제사의 의례 절차 가운데 하나로, 신명이 흠향한 복주(福酒)와 제물을 제사 지낸 사람이 다시 받아 마시고 먹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행위에는 신이 내린 복을 받는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있다. 작헌(酌獻)이나 진찬(進饌)의 절차가 있는 제사에 포함되어 있으며, 종헌례(終獻禮)에 이어 시행된다.

연원 및 변천

‘음복(飮福)’이란 ‘복을 마시고 먹는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미 제사를 지낸 술인 복주와 신명이 흠향한 제물을 다시 마시고 먹는 행위를 복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간주한 것이다. 그런데 모든 제사에 음복례(飮福禮)가 포함되는 것은 아니며, 보은(報恩)을 목적으로 하는 제사에 국한된다. 여제(厲祭)나 포제(酺祭) 같은 기양(祈禳)의 의미를 지닌 의례의 경우에는 작헌이나 진찬의 절차가 포함되어 있더라도 음복례를 생략하기 마련이다. 여제와 포제 등은 그 대상이 재해(災害)를 내리는 귀신이므로, 그 같은 귀신이 흠향한 술과 음식은 보은을 목적으로 하는 제사의 제물과는 다른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절차 및 내용

제사 절차 과정에서 볼 때 음복례는 초헌(初獻), 아헌(亞獻), 종헌(終獻)의 삼헌(三獻)이 이루어지는 제사에서는 마지막 술잔을 올리는 종헌례에 이어서 행해지고 단헌(單獻)만을 올리는 제사에서는 작헌 후에 음복례가 이어진다. 삼헌이 올려지는 제사에서의 음복례는 대개 영신(迎神)-전폐(奠幣)-진찬-초헌-아헌-종헌-음복-철변두(徹籩豆)-송신(送神)-망료(望燎)의 순으로, 즉 종헌례 다음, 철변두의 바로 전 단계에 음복례가 이어진다. 음복례 절차에서는 제사 지낸 술인 복주과 함께 제사 지낸 고기인 조육(胙肉)을 받는 절차가 함께 이어지기 때문에 음복례의 절차를 ‘음복수조(飮福受胙)’로 표기하기도 한다.

음복례는 제사의 전체 과정에서 후반부에서 행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고려시대의 종묘제례에서는 초헌례에 바로 이어 음복례를 올렸으므로, 음복례를 행한 후 아헌과 종헌 이하의 순으로 제사가 행해졌다. 음복례는 작헌, 진찬의 절차가 있는 제사에 포함되어 있는 의례 절차로서 보은을 목적으로 하는 제사에는 반드시 포함된다.

보은을 목적으로 하는 제사로서 음복례가 포함된 제사를 마친 후에는 음복연(飮福宴)이 이어지기도 했다. 음복연은 오례 중의 가례(嘉禮)에 속하며 길례와 연속성을 지니며 행해진다. 왕이 종묘나 사직에 친히 제사를 지내고 궁으로 돌아오면 이를 경하하는 하의(賀儀)를 마치고, 하의에 이어 음복연을 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음복연은 음복례와 중첩된다는 혐의가 있었기 때문에 17세기 후반 이후 폐지되었고 음복례만이 제사 절차의 한 과정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참고문헌

  • 『고려사(高麗史)』
  • 『국조보감(國朝寶鑑)』
  • 『예기(禮記)』
  •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 『춘관통고(春官通考)』
  • 송지원, 「조선시대 음복연의 의례와 음악」, 『공연문화연구』 16, 2008.

관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