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패(자연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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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천문학에서 사용하던 사암성(四暗星)의 하나로, 황도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백도 상의 원지점을 지칭하는 가상적인 천체명.

개설

현대 천문학과 달리 일월식 추보에 매우 역점을 두었던 전통 천문학에서는 그 일월식을 일으키는 가상적인 천체가 있다고 보아 그에 대한 이론을 발달시켰는데, 황백도 교점에 관계하는 나후(羅睺)와 계도(計都) 및 황백도 사이의 원·근지점에 대한 월패(月孛)와 자기(紫氣)를 사암성 혹은 사여성(四餘星)이라 이름 붙여 천문역법 계산에 활용하였다. 사여성은 오행성 외에 움직이는 나머지 네 개의 천체라는 뜻이고, 사암성은 이들이 실제로 관측되지는 않으므로 어두운 별이란 뜻의 암성(暗星)으로 이름 지은 것이다.

내용 및 특징

조선초 세종대 『칠정산내편』은 제6장 「오성(五星)」 편 다음에 제7장 「사여성」 편을 편장하였는데, 이들을 모두 행성의 일종으로 보았으므로 4암성에 대한 천문학적 관측 수치와 항성주기를 수록하였다.

나후성과 계도성은 천구를 역행하는 별이며, 둘 다 18.58년 즉, 18년 7개월에 1주천한다고 하였다. 이는 일월식이 발생하는 황백교점이 황도 상을 18.6년 주기로 역행한다는 천문학적 관측 사실을 의미한다. 나후성은 달이 황도 남쪽에서 북으로 올라갈 때 만나는 승교점이고, 계도성은 달이 남으로 내려가는 강교점에 대응한다.

반면에 자기성과 월패성은 천구를 순행하는 별이고, 자기는 28년 주기로, 월패는 8.86년 즉, 8년 10개월 주기로 일주천한다고 보았다. 이 둘이 황도 원지점과 근지점을 지칭한다고 하나 그 반대의 이론도 있는 등 그 존재가 무엇을 지칭하는 것인지 분명치가 않다.

이상의 사암성 개념은 중국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인도 천문학에서 개발된 이론이고, 수·당대의 불교천문서를 통해 처음 유입된다. 중당(中唐) 시기 인도 승려 구담실달이 번역한 『구집력(九執曆)』에는 나후성과 계도성이 해와 달을 잡아먹는다는 뜻으로 식신성(蝕神星)이라 이름하고 있다. 이후 원·명대에도 계승되다가, 청대에 이르면 4암성 중 자기는 어떤 천문학적 기능도 없다고 하여 제외하고 다른 3암성만 수록하였고, 현대에서는 모두 폐기하였다.

참고문헌

  • 『칠정산내편(七政算內篇)』
  • 『국조역상고(國朝曆象考)』
  • 『서운관지(書雲觀志)』
  •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 김일권, 『동양천문사상 하늘의 역사』, 예문서원, 2007.
  • 동아대학교 석당학술원, 『국역 고려사 지』, 경인문화사, 2011.
  • 陳遵嬀, 『中國天文學史』 上中下, 上海人民出版社,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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