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패(개념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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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운행하는 백도(白道) 상의 원지점(遠地點).

개설 및 변천

월패(月孛)는 실제로 존재하는 천체가 아니라, 천구(天球) 상에서 일정한 주기 변화를 보이는 특별한 위치를 별이 운행하는 것으로 본 가상 천체이다. 인도 천문학에서는 일월오성(日月五星)의 칠요(七曜) 이외에 나후(羅睺)와 계도(計都)라는 보이지 않는 두 별[二隱曜]이 있다고 생각하여, 이들을 합해 구요(九曜) 또는 구집(九執)이라고 하였다. 또한 이 구요에, 보이지 않는 또 다른 두 별 자기(紫氣)와 월패를 더하여 11요(曜)라 부르기도 하였다. 나후와 계도, 자기와 월패를 합하여 사여(四餘) 또는 사은요(四隱曜)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모두 달의 운동과 관련이 있다.

칠요에 사여를 합한 11요에 대한 계산은 바라문(婆羅門) 술사인 이필건(李弼乾)의 『십일성행력(十一星行曆)』에서 다루어졌으며, 당(唐)나라 때 전해진 불교 경전에서 행하여졌다. 『고금율력고(古今律曆考)』에 따르면, 중국에서 월패의 계산은 당나라 때의 이순풍(李淳風)이 처음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패(孛)’가 62일에 7도(度)를 운행하고, 62년에는 7주천(周天)한다고 계산하였다. 이를 다시 계산하면 약 8.8571년 만에 하늘을 한 바퀴 돈다는 뜻이 된다. 이 값은 『수시력(授時曆)』의 입성(立成)에 기록된 8.848492년과 비교하면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거의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중국에서 월패를 포함한 사여에 대한 계산을 공식적으로 채용하기 시작한 역법은 원나라 때의 『수시력』인데, 명나라 때의『대통력(大統曆)』과 조선 세종 때의 『칠정산내편(七政算內篇)』은 이를 이어받아 사여의 항목을 역법에 포함시켰다.

내용

월패의 ‘패(孛)’는 원래 달이 가장 느리게 움직이는 곳, 즉 백도의 원지점을 가리킨다. 『칠정산내편』에서는 『수시력』과 마찬가지로, 월패가 하루에 11분 30초 1361의 속도로 운행하여 천구를 일주(日周)하는 데 8.848492년이 걸린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는 원지점 또는 근지점(近地點)의 순행(順行) 주기와 일치한다.

중국에서는 2세기경에 근지점 즉, 달의 운동이 가장 빨라지는 곳이 약 9년마다 동쪽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았으므로, 중국에서는 근지점의 이동으로, 월패가 유래된 서역(西域)에서는 원지점의 이동으로 달의 부등운동을 발견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원지점 또는 근지점이 동쪽으로 이동하는, 다시 말해 순행하는 물리적인 이유는, 달이 태양과 일직선 상에 있게 되는 삭(朔)과 망(望)에서, 달의 공전궤도를 장축 방향으로 늘어나게 하는 태양의 차등 중력 효과로 인하여 궤도상의 장축선이 회전하기 때문이다. 『칠정산내편』에 기록된 월패의 매일의 행도와 도율(度率) 및 주천 주기 일수(日數)를 나타내는 주적(周積), 그리고 11한(限)으로 나누고 있는 책수(策數)와 책수의 도수는 다음과 같다.

지후책(至後策) 2384만 1092분

주적(周積) 3231일 9684분

반주적(半周積) 1615일 9842분

도율(度率) 8일 8484분 92초

일행분(日行分) 11분 30초 1361

참고문헌

  • 『고금율력고(古今律曆考)』
  • 藪內淸 著, 兪景老 譯, 『中國의 天文學』, 전파과학사, 1985.
  • 유경로·이은성·현정준 역주, 『세종장헌대왕실록』 「칠정산내편」, 세종대왕기념사업회, 1973.
  • 이은희, 『칠정산내편의 연구』, 한국학술정보, 2007.
  • K. Y. Chen, C. W. Chan & E. H. Lee, 「Introduction of Si-Yu to China」, 『Frontiers of Oriental Astronomy』, 中國科學技術出版社, 2006.
  • E. H. Lee and K. Y. Chen, 「A study of the Motions of Rahu and Ketu」, 『Proceeding of the third international conference on oriental astronomy』, Fukuoka Univ. of Education, 1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