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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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에 올려 빗물을 막는 지붕 재료의 하나이며 흙으로 빗어 구워 만드는 토기의 한 종류.

개설

기와는 초가에 비해 불에 강하고 수명이 길며, 방수 성능이 뛰어나다. 그러나 제작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기와를 굽기 위해서는 많은 땔감이 필요한 생산 비용이 높은 고급 재료이다. 한양과 같은 도시에서는 집들이 밀집되어 있기 때문에 화재로 인한 연소를 방지하기 위해 기와 사용을 권장하기도 하였다. 또한 초가에 비해 무겁기 때문에 기둥과 보 등 건물에 사용되는 부재가 굵어지는 특성이 있다.

내용 및 특징

기와는 일반 기와, 막새기와, 장식 기와, 특수 기와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일반 기와는 조선시대에 평와(平瓦), 상와(常瓦) 등으로 불렸으며 기능과 생김새에 따라 암키와[女瓦], 수키와[夫瓦]로 구분한다. 암키와는 비교적 평평하게 생긴 기와이며 바닥기와라고도 한다.

지붕에는 먼저 암키와를 전체적으로 깐 다음 암키와가 서로 만나는 골을 따라 수키와를 잇는다. 수키와는 보통 원통을 반으로 자른 모양으로 생겼는데 둥근면이 위로 올라오도록 잇는다. 암키와는 겹쳐 잇지만 수키와는 연결 턱이 있어서 턱 걸침으로 이어나간다. 이 턱을 미구라고 하기 때문에 미구기와라고도 한다. 미구에는 배수 홈이 있어서 물이 등을 타고 양쪽으로 흐를 수 있도록 하였다. 미구기와는 조선시대에 널리 사용되면서 정착되었고 그 이전에는 연결 턱 없이 수키와를 앞은 넓고 뒤는 좁게 하여 물려서 이을 수 있도록 만든 기와도 많이 사용되었는데 이를 토수기와라고 한다. 이러한 토수기와는 주로 고려시대 이전에 쓰였다.

막새기와는 방초(防草)라고 쓴다. 막새는 처마 끝에 놓이는 장식 기와의 일종으로 암키와와 수키와의 처마 끝에서의 마구리면을 깔끔하게 마감할 수 있도록 암키와와 수키와의 한쪽 끝에 드림새를 달아준 기와를 말한다. 암키와에 막새가 달린 것을 암막새[女防草], 수키와에 막새가 달린 것을 수막새[夫防草]라고 부른다. 막새 부분에는 연화, 당초, 보상화문, 범문자, 귀목, 귀면, 문자, 박쥐 등 각종 문양을 베푸는데 그 문양과 양식에 따라 시대와 지역을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성과 특징을 갖고 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서까래와 부연, 추녀 등에는 그 말구면을 막아주는 막새가 붙는데 이를 ‘초가리기와’라고 한다. 목재는 말구면에서 물이 가장 쉽게 침투하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것이다. 초가리기와는 사용되는 위치에 따라 연목초가리, 부연초가리, 추녀초가리, 사래초가리 등으로 세분된다. 조선시대에는 추녀 끝에 이무기가 조각된 초가리기와를 신을 신기듯이 씌우는데 이를 토수라고 명명하였다.

장식 기와는 주로 지붕마루나 기와가 서로 만나는 부분 등에 마감을 깔끔하게 하고 상징성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먼저 용마루 양쪽에는 새 꼬리 모양의 장식 기와가 올라가는데 이를 치미(鴟尾)라고 한다. 고려후기 이후로는 치미 대신에 용마루 양쪽을 물고 있는 용머리 모양의 장식이 올라갔는데 이를 취두(鷲頭)라고 한다. 고구려 고분벽화 등에도 지붕 위에 새가 앉아있는 장식이 많은데 이는 지붕 자체를 새의 날개로 생각했던 고대인들의 사상에서 비롯된 장식으로 추정된다. 치미가 용머리 모양의 취두로 바뀐 것은 풍수지리 사상의 영향이다. 용두(龍頭), 현어와 더불어 화마(火魔)를 막아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사용된 장식 기와이다. 보통 내림마루에는 용머리 모양의 장식 기와를 올리는데 이를 용두라고 한다. 추녀마루에는 여러 동물상이 동시에 올라가는데 이를 잡상(雜像)이라고 한다. 살림집에서는 사용되지 않으며 주로 궁궐 건축에서 쓰인다. 잡상의 숫자는 건물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3개, 5개, 7개, 9개 등 홀수로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잡상은 길상과 화마를 제압한다는 벽사(辟邪)의 의미를 갖는다.

내림마루 끝에는 또 여러 장식 기와들이 사용된다. 내림마루 끝, 적새 마구리면은 예전에는 마구리 모양에 맞게 막음 기와를 따로 만들어 사용했는데 주로 용 얼굴을 새겼기 때문에 귀면(鬼面)이라고 불렀다. 지금은 이러한 장식 기와가 사라져 수키와 두 장을 세워 마감하는 것으로 대치되었다. 이를 머거불이라고 한다. 또 머거불 위에는 암막새를 엎어놓은 것과 같은 드림새가 있는 장식 기와를 사용했는데 이를 망와(望瓦)라고 한다. 망와는 일반 암막새에 비해 드림새가 높다. 통일신라 유적인 화순 쌍봉사 철감 선사 부도에는 지붕 기와가 세밀하게 조각되어 있는데 내림마루 끝, 귀면 앞에 원통형의 곱새기와가 놓였다. 이를 바래기기와라고도 한다.

특수 기와는 특별한 쓰임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기와이다. 먼저 창덕궁 대조전이나 창경궁 통명전, 경복궁 교태전 등과 같이 용마루가 없는 지붕에서는 용마루 부분에 양쪽을 넘어가는 특수한 모양의 기와가 사용되었는데 이를 곡와(曲瓦)라고 하며 드물게 궁와(弓瓦)라고도 한다. 곡와 중에서 암키와는 말안장처럼 생겼으며 수키와는 쇠목에 거는 멍에처럼 생겼다. 암키와를 곡개여와(曲蓋女瓦) 또는 여궁와(女弓瓦)라고 하며 수키와를 곡개부와(曲蓋夫瓦) 또는 부궁와(夫弓瓦)라고 부른다.

특수 기와는 아닌데 맞배지붕이나 합각지붕에서 지붕 양쪽 끝, 목기연 위에 올라가는 짧은 처마의 기와를 너새기와 또는 날개기와라고 하며 한자로 쓸 때는 당와(唐瓦)라고 한다. 기와는 일반 암키와와 수키와를 사용한다. 처마 모서리에서는 앞은 넓고 뒤는 삼각형으로 생긴 암키와가 필요하다. 일반 암키와를 삼각형으로 잘라 쓴다고 해도 폭이 작아 꺾인 부분의 좌우를 감당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앞쪽 폭이 넓고 뒤는 뾰족한 특수 기와를 제작해 사용하는데 이를 왕찌기와 또는 보습장이라고 한다.

모임지붕에서는 지붕 꼭짓점에 마디가 여러 개인 항아리처럼 생긴 특수 기와를 올리는데 이를 절병통(節甁桶)이라고 한다. 수원 화성의 방화수류정, 창덕궁 상량정 등을 포함한 모임지붕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또 굴뚝 위에는 빗물은 막아주고 배연은 가능한 집 모양 토기가 올라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연가(煙家)라고 한다. 연가는 궁궐 건축 정도에서나 쓰는 고급스런 장식 기와로 경복궁 자경전 뒤쪽의 십장생 굴뚝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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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로 이은 지붕을 기와지붕이라고 하며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부유한 집, 양반집, 한옥과 같은 이미지를 연상하게 한다. 기와로 이은 기와지붕은 기와의 특성으로 인해 지붕의 물매와 처마의 선, 지붕의 구성 등이 초가와는 다르다. 기와지붕의 형식은 크게 맞배지붕, 우진각지붕, 팔작지붕, 모임지붕으로 분류하며 기와지붕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서까래를 걸고 서까래 위에서는 지붕 물매를 잡아주기 위해 중도리 부근에 잡목들을 채워주는데 이를 적심이라고 한다.

적심은 잡목이나 치목 후 남은 목재, 또는 해체한 구 부재를 넣기도 한다. 적심 위에는 단열과 지붕곡을 고를 목적으로 일정 두께의 흙을 깔아준다. 이를 보토라고 하며 보토용 흙은 생토를 사용한다. 보토 위에 바로 기와를 얹을 수 있으나 최근에는 방수를 위해 백토에 생석회를 섞어 강회 다짐을 하기도 한다. 보토 위에는 먼저 암키와를 잇는데 기와 밑에는 진흙을 차지게 이겨 깔아나간다.

이처럼 암키와 아래 암키와의 접착을 위해 까는 진흙을 알매흙 또는 새우흙이라고 한다. 암키와 위에는 수키와를 잇는데 수키와 아래에는 홍두깨흙을 채워 암키와와 접착시킨다. 막새를 쓰지 않는 처마 끝에서는 홍두깨흙이 보이기 때문에 마구리를 백토에 강회를 많이 섞어 하얗게 발라주는데 이를 와구토라고 한다.

지붕면이 서로 만나는 부분에서는 지붕마루를 구성한다. 지붕마루 중에 종도리 위에 도리 방향으로 길게 만들어지는 것을 용마루라고 한다. 그리고 팔작지붕에서 합각을 타고 내려오는 것이 내림마루이며 추녀 위 지붕마루는 추녀마루라고 부른다. 지붕마루를 만들 때 제일 아래 단에는 수키와 골 사이사이를 채워주는 삼각팬티 모양의 특수 기와가 먼저 놓이는데 이를 착고라고 한다.

착고 위에는 수키와를 옆으로 눕혀 한 단 더 올리는데 이를 부고라고 한다. 부고 위에는 암키와를 뒤집어 여러 장 겹쳐 쌓는데 이를 적새라고 한다. 암키와 맨 위에는 수키와를 한 단 놓는데 이를 숫마루장이라고 한다. 지붕마루 양쪽 끝에서는 착고와 부고의 마구리 쪽에 수키와 두 장을 옆으로 눕혀 막아주는데 이를 머거불라고 한다. 고대 건축에서는 이곳을 막아주는 귀면이라고 하는 특수 기와가 따로 제작되어 사용되었는데 지금은 수키와를 이용해 막기 때문에 마감이 깔끔하지 못하다.

변천

기와는 고조선시대 건축 유적에서도 발굴되는 것으로 미루어 이미 기원전부터 사용된 지붕 재료라고 추정해볼 수 있다. 삼국시대에는 고급스러운 막새기와의 사용이 늘어났으며 시대 및 나라별로 막새 문양이 달라 시대 판별의 기준이되기도 한다. 통일신라시대 고급 집에서는 유약을 발라 구운 녹유기와와 청기와 등이 사용되기도 하였다. 또 기록에 따르면 경주의 민가들은 화재 방지를 위해 기와 사용이 권장되기도 하였다. 조선시대에도 창덕궁 선정전 등에는 청기와 흔적이 남아있다. 그러나 조선후기에는 많은 장식 기와들이 사라져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의의

기와는 화재에 강하고 방수 성능이 뛰어난 것만큼은 사실이다. 또 기와 아래의 보토 등으로 인해 단열과 습기를 보존하는 효과 등이 있어서 친환경적이고 건강에 좋다. 그러나 무게가 너무 많이 나가고 시공이 어렵고 까다로우며 비경제적이고 관리 효율이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다. 물은 배척하면서도 통기성은 확보되는 특수 섬유와 같은 기와가 개발되고 시공과 경제적인 측면에서 효율적인 신한옥의 기와가 개발되어야 한다.

참고문헌

  • 김동현 외 5인 편저, 『신라의 기와』, 동산문화사, 1976.
  • 김왕직, 『알기 쉬운 한국건축용어사전』, 동녘, 2007.
  • 문화재청, 『고궁 건물막새 등 문양조사』, 문화재청, 2000.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편찬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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