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답(俺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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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후반 몽골 투메드 만호 수령으로, 몽골에 불교를 재전파한 인물.

개설

엄답(俺答)은 몽골 투메드(Tümed) 만호 수령인 알탄(Altan)의 한자식 표기이다. 알탄은 칭기즈칸의 17대손으로 16세기 후반 몽골 투메드 만호를 통치하였다. 그의 부친은 동몽골 우익의 우두머리인 지농(jinong)으로, 보디 알락(Bodi Alaγ) 대칸이 어렸을 때 그를 대신하여 한동안 섭정하는 등 당시 몽골 최고의 권력자 중 한 명이었다. 알탄은 부친의 직을 잇지 않았지만 그의 정치적 영향력을 배경으로 삼아 세력을 크게 확대하였다. 그는 1524~1544년 보디 알락 칸의 청을 받아 친형인 군빌렉([吉囊], Günbileg)과 함께 우량하이 만호에 대한 6번에 걸친 토벌을 하여 우량하이의 반란을 진압하였다.

명나라 사료에서는 알탄을 가리켜 ‘엄답아불해(俺答阿不孩)’로 표기하는데 어떤 때는 ‘엄답과 그의 부하 아불해’라고 2명으로 기록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아불해’란 몽골어 아부가이(abuγai)의 한자식 발음으로 이 단어는 어른에 대한 존칭이기 때문에, 이를 두 사람으로 해석하는 것은 틀린 표현이다. 알탄 일가의 지도자였던 군빌렉이 사망한 후 알탄이 대신 지도자가 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존칭을 붙여서 말한 것으로 보인다.

가계

조부는 다얀(Dayan) 칸, 부는 바르스볼드(Barsbolud)이다.

활동 사항

알탄은 비록 정식으로 몽골 대칸에 옹립되지는 않았지만, 강력한 권력을 행사하며 몽골 대칸에 대항하였다. 그가 통솔하는 투메드 부는 처음에 오늘날 내몽골의 후흐호타([呼和浩特], Kökeqota) 일대에서 유목하였으나 점차 세력이 강성해져 몽골 대칸 직속의 차하르([察哈爾], Čaqar) 부(部)를 요동(遼東)으로 내몰았다. 특히 1550년대 그의 세력이 크게 성장하면서 몽골의 대칸까지 위협하여 칸의 칭호를 수여받았으며 그때부터 사실상 동몽골 우익 3만호의 수령이 되었다. 당시 그가 장악한 지역은 동쪽으로는 선화(宣化)와 대동(大同) 이북에까지 이르렀고, 서쪽으로는 오르도스(Ordos), 북쪽으로는 고비사막, 남쪽으로는 만리장성에 이르렀다. 1557년에 청해(靑海)를 정복하였고, 1573년에는 군대를 티베트까지 진격하여 세력을 확장하였다.

알탄의 만호는 몽골과 명의 통로에 위치해, 지리적으로 명과 가장 가까웠다. 알탄은 이와 같은 지리적 위치를 잘 이용하여 몽골과 명나라와의 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는 자주 명나라에 통상을 요구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1530년 무렵부터 10여 년간에 걸쳐 해마다 명나라의 북쪽 국경에 침입하였다. 1550년 한때 명나라의 수도 북경까지 포위하여 위협하였다. 1570년에는 알탄의 손자 파한나길(把漢那吉)이 명나라에 투항한 것을 기회로 명나라와의 화의가 성립되고, 통상 허락을 받았다. 이듬해 명나라로부터 순의왕(順義王)에 봉해지고, 뒤에 그가 거주하는 성을 바이싱(Baising), 한자어로는 귀화성(歸化城)이라 칭하였는데 오늘날 내몽골 후흐호타였다.

한편 알탄 칸은 1552년 이후로 오이라트를 쳐서 복속시켰다. 그리고 전 몽골을 통치하는 데 이용할 목적으로 당시 몽골 귀족 가운데 최초로 티베트의 라마교를 받아들였고 몽골 전역에 전파시키는 데 노력하였다. 1578년 그는 티베트 라마교 황모파의 고승인 소드남잠초(Sodnamjamčo)를 만나 그에게 달라이 라마라는 칭호를 수여하였다. 그가 바로 달라이 라마 3세였다. 알탄 칸은 달라이 라마와 관계를 맺으면서 예전에 쿠빌라이와 그의 국사 파스파(Pagspa)가 실시하던 정교일치(政敎一致) 정책을 모방하려 노력하였다. 이때부터 티베트 불교가 다시 몽골에서 활기를 띄게 되었다.

알탄은 명나라를 자꾸 공격하고 위협하였기 때문에, 조선에도 그의 이름이 알려져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실록에는 “엄답아불해·길낭 등은 곧 북로(北虜)의 추장이다. 병마(兵馬) 280,000으로 소왕자(小王子)를 받들고서 멋대로 내부(內部)의 흔주(忻州)로 들어왔다(『중종실록』 37년 1월 15일).”는 기록이 있다.

참고문헌

  • 동북아역사재단 편, 『명사 외국전 역주(明史 外國傳 譯註)』, 동북아역사재단, 2012.
  • Хөрвүүлсэн Ц. Цэрэндорж нар, Зарлигаар тогтоосон гадаад монгол, хотон аймгийн ван гүнгүүдийн илтгэл шастир, Согоо нуур, 2007. (Ts. 체렝도르지 등 역주, 『흠정외번몽고회부왕공표전(欽定外藩蒙古回部王公表傳)』, 소고오 누우르, 2007.)
  • Эрдэнэ тунамал нэрт шастир(『에르데니 투누말이라는 역사』)
  • Саган сэцэн, Эрдэнийн товч, 1961. (사강 세첸, 『몽골원류(蒙古源流)』, 1961)
  • Д. Гонгор, Халх товчоон, ШУА-ийн хэвлэх үйлдвэр, 1970. (D. 공고르,『할하의 약사』, 과학아카데미 출판사, 1970.)
  • ШУА-ийн Түүхийн хүрээлэн, Монгол улсын түүх, Адмон, 2003. (몽골과학아카데미 역사연구소 편, 『몽골국 역사』, 애드몬,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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