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율(十二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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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한국의 전통음악에서 사용하는 12개의 음이름[律名].

개설

십이율(十二律)은 황종(黃鐘)·대려(大呂)·태주(太簇)·협종(夾鐘)·고선(姑洗)·중려(仲呂)·유빈(蕤賓)·임종(林鐘)·이칙(夷則)·남려(南呂)·무역(無射)·응종(應鐘)으로 구성되어 한 옥타브의 12음을 나타낸다. 음양론(陰陽論)의 영향으로 홀수 번째에 위치한 6음을 양률(陽律) 또는 육률(六律), 짝수 번째에 위치한 6음을 음려(陰呂) 또는 육려(六呂)라고 분류하여 일컫기도 한다. 이 육율과 육려를 합하면 십이율려가 된다. 십이율려를 줄여서 십이율이라고도 한다. 십이율의 음고는 삼분손익법(三分損益法)에 의해 산출된 율관(律管)에 의해 정해졌다.

내용 및 특징

십이율은 한 음을 두 글자로 표현하지만, 악보에 기보할 때에는 앞 글자 하나만 쓴다. 즉 황종은 황, 대려는 대, 태주는 태, 협종은 협, 고선은 고, 중려는 중, 유빈은 유, 임종은 임, 이칙은 이, 남려는 남, 무역은 무, 응종은 응으로 운용한다. 이렇게 율명의 앞 글자 하나씩을 악보에 기록하여 소리의 높낮이를 나타내는 기보법을 율자보(律字譜)라고 한다.

동양에서는 십이율을 1년 열두 달에 연결시켜 음률과 자연의 조화를 도모하였다. 즉 황종을 음력 11월에 배치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대려는 음력 12월, 태주는 음력 1월, 협종은 음력 2월, 고선은 음력 3월, 중려는 음력 4월, 유빈은 음력 5월, 임종은 음력 6월, 이칙은 음력 7월, 남려는 음력 8월, 무역은 음력 9월, 응종은 음력 10월에 배정하였다. 12율의 시작음인 황종을 음력 1월이 아니라 음력 11월에 배치한 이유는 음력 11월에 동지(冬至)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동지에 밤이 길고 낮이 가장 짧아 동지를 지나면서 해가 점점 길어지므로 봄기운이 시작된다고 여겼다. 그러므로 음력 11월이 되면 다시 한 해가 시작된다고 간주하여 세수(歲首)의 달로 삼았다. 이런 맥락에서 첫 번째 율명인 황종이 음력 11월과 연결된 것이다.

세종대에는 이러한 체계를 궁중에서 실제로 구현한 사례가 있는데, 조회(朝會)·회례(會禮)·양로연(養老宴) 등 일부 궁중 의례에서 그 달[月]에 해당하는 음률을 중심음[宮]으로 삼아 연주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8월 양로연에는 수보록지악, 문명지곡, 무열지곡, 휴안지악, 근천정지악, 수명명지악을 연주하였는데 모두 남려궁으로 이조된 선율이었다. 그러나 이 규정은 성종대까지도 지속되지 못했다(『성종실록』 20년 3월 10일). 비록 이러한 시도가 조선후기까지 연주 전통으로 남지 않았지만, 음악 연주를 통해 자연의 이치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가려 했던 문화를 확인할 수 있다.

변천

십이율을 이루는 12개의 율명이 음악적으로 활용된 것은 고려시대 궁중음악에서부터일 것으로 여겨지지만, 현재 확인 가능한 악보 중 가장 오래된 것은 『세종실록』「악보」이다. 이후 『세조실록』「악보」, 『속악원보(俗樂源譜)』 등 조선시대 악보에서 지속적으로 음의 높낮이를 표현하는 데 사용되었으며 현재까지 궁중음악과 정악(正樂)의 악보에서 쓰이고 있다.

참고문헌

  • 『국조오례의서례(國朝五禮儀序例)』
  • 『악학궤범(樂學軌範)』
  • 『속악원보(俗樂源譜)』
  • 『대한예전(大韓禮典)』
  • 김수현, 『조선시대 樂律論과 詩樂和聲』, 민속원,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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