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홍역(宿鴻驛)

조선시대 충청도의 도로망인 이인도에 속한 역으로, 오늘날의 충청남도 부여군 홍산면에 위치해 있었음.

개설

고려시대에는 성종에서 문종 연간에 역을 매개로 한 교통로인 역로(驛路)를 22역도(驛道)-525속역(屬驛) 체제로 정비하였다. 숙홍역(宿鴻驛)은 이때 충청주도(忠淸州道) 홍산(鴻山)에 위치해 있었는데, 그 당시 이름은 비웅(非熊)이었다. 조선시대에는 세종 때 전국의 역로를 44역도-537속역 체제로 정비한 데 이어, 세조 때 다시 41역도-543속역 체제로 개편하는 과정에서, 숙홍역은 이인도(利仁道)를 구성하는 10개소의 역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그 뒤 조선후기까지 존속했으나 1896년(건양 1) 1월에 철폐되었다.

설립 경위 및 목적

『고려사(高麗史)』 참역(站驛) 조에 따르면, 숙홍역은 고려시대부터 충청도 홍산 지역에 설치되어 있었다. 그 당시 명칭은 비웅으로, 충청주도에 속한 34개소의 역 가운데 하나였다. 정확한 설치 시기는 알 수 없지만 고려의 역제(驛制)가 22역도-525속역 체제로 정비된 995년(고려 성종 14)에서 1067년(고려 문종 21) 사이에 충청주도에 소속된 것으로 보인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따르면, 조선초기인 1401년(태종 1)에 역이 위치한 홍산현(鴻山縣)이 날아가는 기러기 형세라는 지관(地官)의 말에 따라 숙홍역으로 개칭했다고 한다. 그 뒤 세종 연간에 전국의 역로를 44역도-527속역 체제로 정비할 때 이인역(利仁驛)·용전역(龍田驛)·은산역(銀山驛) 등과 함께 이인도에 소속되었다.

조직 및 역할

영조 때 편찬된 『여지도서(輿地圖書)』 홍산현 편에 따르면, 숙홍역에는 대마(大馬) 2필, 기마(騎馬) 3필, 복마(卜馬) 5필 등 총 10필의 역마와, 역리(驛吏) 61명, 역노(驛奴) 2명이 배속되어 있었다. 한편 숙홍역 인근에는 역리(驛里)라는 이름의 역촌(驛村)이 형성되어 있었는데, 남자 96명, 여자 91명 등 총 187명이 66호(戶)를 이루었다.

변천

1462년(세조 8)에 전국의 역제를 41역도-543속역 체제로 개편하는 과정에서 충청우도의 역도인 이인도의 관할 역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세조실록』 8년 8월 5일). 그 뒤 조선후기까지 이인도에 소속된 역으로 존속했으나, 1896년 1월에 대한제국 칙령 제9호 ‘각 역 찰방 및 역속 폐지에 관한 건’에 따라 폐지되었다.

한편, 조선후기의 실학자인 유형원(柳馨遠)은 역의 설치 기준에 따라 역을 이설(移設)하고 역도를 재편할 것을 주장하였다. 그는 특히 숙홍역을 홍산 읍내로 이설하고 기존의 이인도를 폐지한 뒤 남전역(藍田驛)·청화역(靑化驛)·두곡역(豆谷驛)·신곡역(新谷驛)·영유역(靈楡驛)과 함께 금정도(金井道)에 분속할 것을 제안하였다.

또 1629년(인조 7)에는 충청도 암행어사 김광현(金光炫)이 본래 60여 결(結)인 숙홍역의 마위전답(馬位田畓) 중 12결이 지난 양전(量田) 때 사전(私田)으로 잘못 기록되어 복호(復戶)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또 잡역이 많아 피폐된 역의 이졸들이 뿔뿔이 흩어질 형편이므로, 전답을 급복(給復)하고 잡역을 감할 것을 건의하기도 하였다.

숙홍역의 위치는 『여지도서』와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등에 따르면 홍산현 동쪽 5리 지점이었는데, 오늘날의 위치는 충청남도 부여군 홍산면 교원리 89번지 일대이다.

참고문헌

• 『고려사(高麗史)』
•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 『여지도서(輿地圖書)』
•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 조병로, 『한국근세 역제사연구』, 국학자료원,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