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受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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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왕으로부터 직접 왕위를 물려준다는 전교를 받고 왕위에 오르는 일.

개설

조선시대의 즉위 의식은 계승의 형식에 따라 수선(受禪), 사위(嗣位), 반정(反正) 등으로 구분되었다. 즉위 의식을 통칭하여 등극(登極)이라 하였는데,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다는 의미이다. 수선은 선왕으로부터 직접 자리를 맡아 달라는 부탁, 즉 선위교(禪位敎)를 받고 왕위에 오르는 일을 가리킨다. 선위(禪位) 또는 선양(禪讓)이라고도 했다.

내용 및 특징

동양에서 수선은 요임금이 전하고 순임금이 이어받은 사례를 통해 가장 이상적인 계승의 방식으로 인식되어 왔다. 조선에서는 정종, 태종, 세종이 모두 선위교서를 받고 왕위에 올랐다. 세종의 경우 선왕에게서 대보와 선위교서를 받은 후 왕으로서의 의장을 갖추고 경복궁 근정전(勤政殿)으로 가서 즉위식을 거행하였다. 정전에 마련된 어좌로 나아가 남면한 후 신하들에게 하례를 받고, 다음 날 근정전에서 즉위교서를 반포하였다. 즉위교서에는 우선 수선에 의해 왕위를 계승하게 된 경위를 설명하고, 선왕과 선후(先后)를 상왕(上王)과 대비(大妃)로 모시는 일, 경사를 함께하기 위해 사면의 특지를 내리는 일 등을 담았다(『세종실록』 즉위년 8월 11일).

단종을 대신하여 왕위에 오른 세조의 경우에도 형식적으로는 단종의 선위교서가 있고 나서 왕에 즉위하였다(『세조실록』 1년 윤6월 11일). 세조를 이은 예종도 세조의 선위교서를 받고 즉위했다. 죽음을 예감한 세조는 세자를 불러 면복을 친히 내려주었고, 세자가 수강궁 중문에서 즉위하면서 세조를 태상왕으로 모신다는 교서를 내렸다(『세조실록』 14년 9월 7일). 세조는 예종의 즉위 다음 날 태상왕으로서 백관의 하례를 받은 후 세상을 떠났다. 이후 조선시대에 수선에 의해 왕위에 오른 예는 없었다. 대한제국 때 순종황제가 선위교서를 받고 황제의 자리에 올랐지만, 이는 일본의 강압에 의한 것이었을 뿐 유덕자(有德者)에게로의 계승이라는 수선에 담긴 정치적 의미를 취한 것은 아니었다.

참고문헌

  •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
  • 『춘관통고(春官通考)』
  • 김지영 외, 『즉위식, 국왕의 탄생』, 돌베개, 2013.
  • 민현구 외, 『조선시대 즉위의례와 조하의례의 연구』, 문화재청,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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