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근(水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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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초본식물.

개설

여러해살이풀로 주로 줄기 아랫부분이 물에 잠기는 곳이나 부드러운 습지에서 서식한다. 줄기와 잎을 먹는데 줄기는 속이 비어 있고, 향긋하고 독특한 향이 있는 봄나물이다. 조선에서 2월에 종묘에 천신(薦新)하는 물품이었다.

원산지 및 유통

한국을 비롯하여 중국과 일본 등의 동북아시아에서 널리 재배하여 식용과 약용으로 이용하였고, 대만·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인도 등 아시아 대륙 전체에 널리 분포되어 있다. 『고려사절요(高麗史節要)』원종순효대왕(元宗順孝大王)조에는 몽골군이 삼별초(三別抄)와의 싸움에서 궁지에 몰리자 미나리밭[芹田]으로 도망가는 내용이 있다. 이규보(李奎報)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을 통해서도 고려시대에 미나리[水芹]를 식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조선에서는 종묘에 올리는 2월 천신 물품이나, 『승정원일기』에 의하면, 정월령 조곽(早藿), 2월령 미나리[水芹]·반건치(半乾雉)·생합(生蛤)·산 낙지[生絡蹄]·작설(雀舌), 3월령 산 누치[生訥魚], 4월령 오징어[烏賊魚], 8월령 붕어[鮒魚], 9월령 생안(生鴈)·산포도(山葡萄)·다래[獼猴桃], 11월령 생조어(生爪魚)·고니[天鵝], 12월령 숭어[秀魚]·산 토끼[生兔] 등 16종에 대해서는 영묘조(英廟朝)의 수교(受敎)에 따라 제감(除減)하고 빈전(殯殿)에 천신하지 않았다. 일제 강점기에도 덕안궁과 영휘원의 천신 물품 중에 조곽과 미나리, 수어, 산토끼는 제외하고 올리도록 하였다.

『일성록』에 의하면, 정조대에 미나리는 왕실의 상례(喪禮) 때 조석(朝夕)의 상식에 올리는 별단에 수근생채(水芹生菜)로 쓰였다. 또한 호조(戶曹)에서 왕세자의 상(喪)에서 혼궁(魂宮)과 묘소(墓所)에 3년 동안 산삼·길경·탄·소목 및 월령(月令)의 소채(蔬菜)를 마련할 때, 월령의 물종(物種)인 수근채(水芹菜)를 봉진하는 수량이 496악(握)이고, 매 악의 가미가 3홉씩이니, 그 가미는 모두 14두 8승 8홉이었다.

일본과의 교류를 기록한 『증정교린지(增正交隣志)』에는 상상관(上上官)과 상관(上官)에게 쌀을 비롯한 식재료와 양념류를 지급하였는데, 그중에 미나리가 있었다.

연원 및 용도

물속이나 습지의 진흙 속에서 뿌리와 줄기가 뻗고 자란다. 주로 잎과 줄기를 식용하는데 오래전부터 약용으로도 이용하였다. 초봄과 가을에 자라나는 연한 줄기가 부드러워 맛이 좋다. 하지만 늦봄부터 줄기가 굵어지다가 6~7월에는 줄기 끝에서 흰색의 꽃이 핀다. 줄기가 억세어지므로 늦여름과 겨울에는 수확이 불가능하다.

미나리는 생채나 나물로 무쳐서 먹거나 김치를 담글 때 넣으면 특유의 청량미를 느낄 수 있다. 데친 미나리를 달걀과 고기와 함께 말아서 만드는 미나리강회는 씹히는 질감과 오색의 조화 때문에 반상뿐만 아니라 주안상과 교자상에 자주 올랐다.

『시의전서(是議全書)』의 미나리강회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미나리는 다듬어서 삶아 건지고, 고추채·달걀채·석이채·양지머리·차돌박이는 채를 친다. 잣은 가운데에 끼우고, 다른 채 친 것은 옆으로 돌려가며 색색이 끼고 감아서 접시에 담고 초고추장을 곁들인다.

『규곤요람(閨壼要覽)』의 미나리강회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미나리를 살짝 데쳐서 잠깐 헹궈 내고, 달걀을 노른자와 흰자를 각기 부쳐서 길이는 5푼, 너비는 젓가락 짝 너비만 하게 썬다. 낙지·제육·오징어·조기는 달걀과 같이 썰고, 고추는 달걀 너비 반만큼 썰어서 색을 맞추고 미나리로 감아서 잣을 1개씩 동곳 꽂듯이 한다.

미나리장아찌는 미나리를 1치 길이씩 잘라서 간장에 절였다가, 파·마늘·고춧가루·기름·깨소금을 넣어 무치는데 식초도 넣는다고 하였다. 미나리는 전골이나 찌개를 끓일 때 마지막에 넣으면 잡내를 없애는 효과와 함께 향긋한 향을 즐길 수 있다. 『윤씨음식법(尹氏飮食法)』에 기록된 나물 소탕은 놋으로 된 굽이 있는 쟁반에 담는데, 극열한 날씨면 갖은 전을 지져서 하는데, 미나리가 쇠고 무가 없을 때는 마땅하지 않다고 하였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금(金)·은(銀)·동(銅)·석(錫)·철(鐵)의 독(毒)은 생달걀을 먹이거나, 흑두즙·남엽즙·수근즙(水芹汁)을 먹인다고 하였다. 그밖에 미나리는 강장, 이뇨, 해열, 혈압강하의 효능이 있어 말린 후 약재로 이용하였다.

생활민속 관련사항

미나리는 깨끗한 물보다는 고여 있는 물에 질소나 인 등으로 오염된 유기물질이 과도하게 유입되어 발생하는 부영양화된 상태, 즉 수질이 어느 정도 악화된 상태에서 잘 자란다. 미나리가 자라면서 수질을 정화해 주는 효과가 있어 옛날에 마을의 미나리꽝은 생활하수를 정화하여 여과하는 곳이기도 했다.

참고문헌

  • 『고려사절요(高麗史節要)』
  •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 『일성록(日省錄)』
  • 『규곤요람(閨壼要覽)』(연세대본)『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 『동의보감(東醫寶鑑)』
  • 『시의전서(是議全書)』
  • 『윤씨음식법(尹氏飮食法)』
  • 『증정교린지(增正交隣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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