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善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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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착하고 나쁜 행위나 감정을 일컫는 말.

개설

유학에서는 맹자가 인간의 본성을 선으로 규정한 이후 선과 악을 일원론적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였다. 이에 송대의 성리학에서도 선과 악은 모두 천리(天理)가 발한 것이라고 이해한다. 선은 본연지성 그대로 발현된 것이지만, 악은 기질이나 사욕에 의해 왜곡된 감정이라는 것이다. 이에 마음이 발동할 때 선악(善惡)의 기미를 잘 살피는 것이 중요하게 되었다. 선과 악에서 선을 택하고 경(敬)을 통해 천리에 어긋나지 않아야 했던 것이다. 이에 학문으로서 마음을 개발하고, 경으로서 마음을 세우며, 항상 마음이 깨어있을 것을 요구하게 되었다.

내용 및 특징

선과 악은 양립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았다. 선은 장려되어야 하지만, 악은 징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1448년(세종 30) 집현전(集賢殿)직제학(直提學)신석조(辛碩祖) 등은 불교의 폐단에 대해서 비판하면서, 천하의 일은 시비와 선악의 두 끝을 넘어가지 않는데, 시비는 양립(兩立)할 수가 없고, 선악은 길을 함께 할 수가 없다고 하였다. 따라서 착한 것은 좋아하고 악한 것은 미워하며, 옳은 것은 취하고 나쁜 것은 버리는 것은 인심의 다 같은 것이라는 것이다(『세종실록』 30년 7월 19일). 성리학에서도 선은 본연지성 그대로 발현된 것이지만, 악은 기질이나 사욕에 의해 왜곡된 감정으로 이해하고, 경 공부를 통해 천리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고 항상 마음이 깨어있어야 하였다. 즉 마음이 발동할 때 경을 하면 선으로 들어가고 게으르면 악에 들어가게 되므로 경(敬)을 통해 천리에 어긋나지 않고, 항상 마음이 깨어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영조실록』 31년 8월 5일).

이러한 본연지성인 선의 온전한 발현을 위해서는 존양(存養)과 성찰(省察)을 병행해야 한다고도 하였다. 원래 마음이 감응하기 전에는 선악을 말할 수 없지만, 마음이 감발(感發)하면 선악이 있게 되므로, 마음이 감발되기 전에 본심을 존양하고 대중(大中)의 본체(本體)를 온전히 하고, 마음이 감응된 뒤에는 성찰하여 조금의 사심(私心)도 없게 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렇게 하면 희노애락 등 모든 감정이 절도에 맞고 사물(事物)이 나의 뜻을 기다리게 되는 것이다(『정조실록』 3년 3월 3일). 또한 통치자의 선악은 자연재해로도 연결된다고 생각하였다. 예컨대 정조는 내 마음에 선악의 기미가 있으면 하늘에서 곧장 재앙과 상서로움으로 감응하므로, 매사에 성찰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고 하였다(『정조실록』 3년 9월 18일).

참고문헌

  • 한국사상연구회, 『조선유학의 개념들』, 예문서원, 2002.
  • 유교사전편찬위원회 편, 『유교대사전』, 박영사, 1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