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격(書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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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전기에 사역원의 왜학에서 사용한 일본어 교재.

개설

1430년(세종 12) 상정소(詳定所)의 계문(啓文)(『세종실록』 12년 3월 18일)과 『경국대전』「예전(禮典)」 ‘역과초시 왜학’의 출제서에 『서격(書格)』이 들어 있었다. 또 『통문관지(通文館志)』(권2) 「과거(科擧)」 왜학팔책(倭學八冊)조에도 초창기에는 『서격』이라는 교재를 사용하였다는 기사가 있는 것으로 보아 조선전기의 사역원에서 사용한 일본어 교재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원전이 전하지 않아 어떤 교재였는지 분명하지 않았다.

편찬/발간 경위

사역원의 왜학(倭學)에서 사용하던 일본어 교재들은 대부분 무로마치[室町]시대에 사립학교에서 사용하던 훈몽(訓蒙) 교과서를 수입하여 편찬한 것이었는데, 『서격』은 당시 일본의 훈몽서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아마도 사역원에서 별도로 편찬한 것으로 여겨진다. ‘서격(書格)’은 ‘글자를 쓰는 방식’이라는 뜻으로, 일본어의 가나 문자 사용법을 가르치는 교재를 이르렀다. 이 왜학서는 임진왜란 이후에 새로 등장한 『첩해신어(捷解新語)』와 대체되어 폐지되었다.

서지 사항

원전이 전하지 않아 알 수 없다.

구성/내용

1492년(명 효종 5)에 간행된 『이로파(伊路波)』는 『서격』의 일본어 교재를 합편한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전후(前後) 2부로 나뉘어졌으며, 후부(後部)에는 소로체(候体) 서간문 2개를 실었다. 여기에 실린 2개의 서간문은 조선역관들과 관계없는 일본 귀족들의 안부와 소식을 묻는 편지여서 전부(前部)의 가나 문자를 학습하는 응용편(應用編)으로 간주되는데, 이것을 서격(書格)으로 보는 주장이 있었다. 즉, 응용편에 해당하는 후부의 제목이 ‘伊路波(合用言語格)’으로 ‘가나 문자를 합용하여 언어를 표기하는 법’으로 이해할 수 있고, 이를 서격으로 보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1492년(명 효종 5)판 『이로파』는 일본의 가나 문자 ‘Iroha’와 ‘서격’을 합편한 교재로 볼 수 있다.

참고문헌

  • 정광, 『사역원 왜학 연구』, 태학사, 1988.
  • 정광, 『역학서 연구』, J&C, 2002.
  • 小倉進平, 『朝鮮語學史』, 東京: 刀江書院, 1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