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광(生光)

월식(月食)의 진행 과정에서, 달이 지구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는 순간.

개설 및 내용

일식(日食)은 달이 태양의 빛을 가려서 생기는 데 비해, 월식은 지구 그림자가 달을 가려서 일어난다. 달이 지구 주위를 타원궤도로 운동하므로, 달은 지구 가까이를 지나기도 하고 멀리 떨어져서 지나가기도 한다. 그 때문에 지구에서 보이는 달의 시반경(視半徑)에는 차이가 생긴다. 그런데 달의 시반경은 태양의 시반경과 거의 같기 때문에, 일식의 경우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릴 때는 시반경의 크기에 따라 개기식이나 금환식의 형태를 띠게 된다. 하지만 월식의 경우에는 달을 가리는 지구의 그림자가 달의 시반경보다 훨씬 크므로, 달이 지구의 그림자와 접한 뒤 지구 그림자 안을 지나 다시 밖으로 나올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이때 달이 지구 그림자와 처음 접하는 순간을 초휴(初虧)라고 하며, 지구 그림자 안으로 완전히 들어가 개기식이 시작되는 순간을 식기(食旣)라고 한다. 다시 말해 초휴는 달이 지구 그림자와 외접하는 순간이며, 식기는 지구 그림자와 내접하는 순간이다. 개기식이 시작된 뒤 지구 그림자 안으로 완전히 들어간 달이 식심(食甚)을 지나 지구 그림자를 벗어나기 시작하는 순간 다시 지구 그림자와 내접하는데, 이때를 생광(生光)이라고 한다. 생광의 순간부터 달은 개기식에서 벗어나게 되므로 달빛의 일부가 보이기 시작한다.

식기에서 식심까지 또는 식심에서 생광까지의 시간을 기내분(旣內分)이라 하고, 초휴에서 식기까지 또는 생광에서 복원(復圓)까지의 시간을 기외분(旣外分)이라고 한다. 그림 1에서 기내분은 B에서 C까지 또는 C에서 D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따라서 식심 시각에 기내분을 더하면 생광이 시작되는 시각이 된다.

생광 ＝ 식심 ＋ 기내분

기내분 ＝ 식기에서 식심까지의 시간 ＝ SQRT { (월식분초 － 10분) × [10분 － (월식분초 － 10분)]} × 4,920/정한행도(定限行度)

※ SQRT = 수학연산기호 가운데 루트(root: √)를 의미한다.

참고문헌

• 유경로·이은성·현정준 역주, 『세종장헌대왕실록』 「칠정산내편」, 세종대왕기념사업회, 1973.
• 이은희, 『칠정산내편의 연구』, 한국학술정보,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