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해주(三亥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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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정월 첫 해일(亥日)에 밑술을 담그고, 다음 해일마다 덧술을 하여 담근 삼양주(三釀酒).

개설

조선시대에 기록된 술 중 가장 자주 나오는 술이다. 주재료는 찹쌀과 멥쌀, 누룩 그리고 좋은 물이다. 삼해주(三亥酒)라는 이름 그대로 정월 첫째 해일부터 술을 빚기 시작하여 돌아오는 둘째와 셋째 해일마다 덧술을 하여 빚은 술이다. 100여 일의 장기 저온 숙성으로 술맛이 부드럽고 향기롭다.

만드는 법

정월 첫 해일에 찹쌀 3되를 깨끗이 씻어 가루를 내고, 풀을 쑤어 식으면 누룩 1되를 섞어 둔다. 둘째 해일에 멥쌀 3말을 깨끗이 씻어 가루를 내고 구멍떡을 만든다. 미지근할 때 망울이 없게 치고, 차게 식으면 밑술에 섞어 넣는다. 셋째 해일에 또 그렇게 하여 익으면 먹는다.

연원 및 용도

삼해주는 가장 많이 기록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같은 문헌에도 2~3가지의 주조법이 기록된 것이 특징이다. 대개 밑술은 찹쌀을, 덧술은 멥쌀을 이용하지만, 『음식보(飮食譜)』에서는 세 차례 모두 멥쌀을 이용했다. 밑술은 찹쌀이나 멥쌀을 가루 내어 묽은 죽을 쑤거나 익반죽하였는데, 『온주법(蘊酒法)』에 기록된 첫 번째 주조법과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에 기록된 두 번째 주조법에서는 백설기로 찐 후 끓인 물을 섞었다. 마지막 덧술에서는 『증보산림경제』의 두 번째 주조법에서는 찹쌀을 이용했으나, 통상적으로 멥쌀로 고두밥을 지어 넣었다. 고두밥을 넣으면 맑은 술을 얻을 수 있다. 덧술을 반복할수록 발효가 안정되어 저장성이 높아지고, 술의 양이나 알코올 도수가 올라간다. 무엇보다 술의 맛과 향이 중첩되어 좋은 술이 된다.

삼해주는 소주로도 즐겼다. 대개 청주로 마시는 술이지만, 『증보산림경제』에 기록된 두 번째 주조법과 『우음제방(禹飮諸方)』은 삼양증류주이다. 이렇게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 삼해주는 궁과 사대부뿐만 아니라 온 백성의 사랑을 받는 술이 되었다. 삼해주 사랑은 몇몇 문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찍이 이규보(李奎報)는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서 삼해주를 선물 받고 화답시를 남겼고, 기대승(奇大升)은 『고봉집(高峯集)』에서 무등산을 돌아보고, 식영정(息影亭)에 당도하여 가진 술자리에서 삼해주를 마시는 즐거움을 노래하기도 했다.

조선후기에는 연속된 자연재해로 곡물의 조달이 어려워지자 금주령이 내려졌다(『정조실록』 18년 10월 24일). 금주령이 번번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자 대책 논의에 골몰하기도 했다(『고종실록』 2년 6월 1일).

생활·민속적 관련 사항

삼해주는 한겨울인 음력 정월에 술을 빚기 시작하여 해일, 즉 돼지날마다 3번에 걸쳐 빚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술을 빚는 데 걸리는 기간이 100여 일 걸린다고 하여 백일주(百日酒)라고도 한다. 또 정월 첫 해일에 담가 버들가지가 날릴 때쯤 마실 수 있다고 하여 유서주(柳絮酒)라고도 했다. 맛과 향이 뛰어난 삼해주는 고려시대부터 전해오나, 조선시대에 전국적으로 성행하며 대표적인 청주로 일상에 쓰였다.

순조의 딸인 복온공주(福溫公主)가 김병주(金炳疇)와 혼인하며 궁에서의 삼해주 제조 비법을 전하여 안동김씨 가문에 대대로 전해 내려온다고 한다. 삼해주는 현재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참고문헌

  • 『고봉집(高峯集)』
  •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 『온주법(蘊酒法)』
  • 『우음제방(禹飮諸方)』
  •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
  • 『음식보(飮食譜)』
  •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