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재(三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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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재법에 따라 태어난 해의 간지를 기준으로 삼년간 머무르는 재앙.

개설

사람에게 닥치는 3가지 재해를 말한다. 삼재란 크게는 수재(水災)·화재(火災)·풍재(風災)를, 작게는 전쟁[刀兵]·굶주림[飢饉]·전염병에 걸리는 재앙[疫癘災]을 의미한다. 삼재는 태어난 해의 간지(干支)와 관계가 있으며, 9년을 주기로 3년씩 머문다. 12지(支)를 근거로 일정한 규칙을 지녀, 삼재법(三災法)이라 한다. 삼재가 드는 해를 삼재년(三災年) 혹은 액년(厄年)이라 하여, 그동안은 근신해야 한다. 삼재의 해에 해당하는 사람은 액을 쫓고 삼재를 면하지 않으면 불행이 닥쳐온다고 믿어, 연초에 예방을 위한 부적을 문 밖에 붙여 놓기도 한다.

연원 및 변천

삼재는 중국의 역법(曆法)에서 영향을 받은 십이간지 주기를 근거로 하여 9년마다 되풀이되어, 사람마다 각기 다른 해에 든다. 삼재를 면하기 위해서는 원일(元日)에 삼두매[三頭鷹]를 그려 대문 밖에 붙여 놓았다. 삼두매는 다리는 하나인데 머리가 3개 달린 매를 말한다. 그 생김새로 인해 삼두일족응(三頭一足鷹)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것이 삼재의 해에 있는 사람의 액운을 물리쳐 준다고 믿어 신응(神鷹)이라 여겼다. 삼두매가 삼재 부적으로 사용된 것은 고려시대 때부터인데, 그 연원을 송(宋)·원(元)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이규경(李圭景)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 의하면, 삼재에 해당하는 사람이 매를 붙이는 것은 고려의 풍속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지나 송·원에도 유사한 풍속이 있는 것으로 보아 고려가 그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 하였다. 또한 이규경은 그의 저서에서 청의 왕사진(王士禛)의 『지북우담(池北偶談)』을 인용하여 송나라 때 신응과 관련된 일화를 근거로 들었다. 무창(武昌)에 사는 장씨 집에는 여우에 홀린 며느리가 있었다. 그 집에서 휘종(徽宗)의 어필로 그려진 매를 당 위에 걸어 놓았더니, 그날 밤 나타난 여우가 며느리에게 자신이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고 얘기한다. 며느리가 이유를 물으니, 당 위에 걸린 매가 여우를 공격했기 때문이고 그나마 매의 목에 쇠사슬이 매여 있어 살 수 있었다고 했다. 부인에게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남편이 매의 쇠사슬을 녹여 없애자 그날 여우가 매에게 박살이 났고, 그 뒤 화재가 났을 때에는 그 매가 날아가는 것을 여럿이 목격했다고 하였다. 그 후 매는 삼재와 같은 재앙을 막기 위한 부적으로 사용되었고, 점차 삼재를 예방해 주는 상징물로 자리매김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세시기(歲時記)』에 의하면 중국에서는 정월 초하루에 닭[鷄]을 그려서 방문 위에 붙인다고 하였는데, 이러한 풍속은 송·원 이후 매에서 닭으로 대체되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삼재에 해당하는 사람은 3년 동안 근신해 재앙을 예방할 수 있다는 속설이 일반적이었다. 남을 범해도 안 되고, 모든 일을 삼가야 한다는 것이다. 1701년(숙종 27)에 희빈장씨가 궁 안에 무녀를 불러다가 방재(龐災)를 했던 것을 왕이 직접 무녀와 그 딸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무녀 오례가 기해생(己亥生)인 희빈장씨에게 금년에 3재가 있으니 근신하고 다시는 신사(神祀)를 하지 말라 당부한(『숙종실록』 27년 9월 28일) 내용이 이를 입증한다고 볼 수 있다. 1701년은 신사년(辛巳年)으로 삼재법에 의해 돼지띠의 해에 태어난 장씨는 뱀의 해에 삼재가 드는 것이었다. 가능하면 삼재가 드는 기간 동안에는 근신을 통해 불행을 예방하려는 믿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절차 및 내용

삼재법에 따라 태어난 간지와 관련하여 삼재가 드는 규칙은 다음과 같다. 홍석모(洪錫謨)의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의하면 사(巳)·유(酉)·축(丑)의 해에 태어난 사람은 해(亥)·자(子)·축(丑)의 해에 삼재가 들고, 신(申)·자(子)·진(辰)의 해에 태어난 사람은 인(寅)·묘(卯)·진(辰)의 해에, 해(亥)·묘(卯)·미(未)에 태어난 사람은 사(巳)·오(午)·미(未)의 해에, 인(寅)·오(午)·술(戌)에 태어난 사람은 신(申)·유(酉)·술(戌)의 해에 삼재가 든다.

이를 보다 자세히 설명하면, 뱀과 닭 그리고 소의 해에 태어난 사람은 돼지의 해에 삼재에 들어 쥐의 해에 머물렀다가 소띠의 해에 나간다. 원숭이와 쥐 그리고 용의 해에 태어난 사람은 호랑이의 해에 삼재에 들어 토끼의 해에 머물렀다가 돼지의 해에 나간다. 돼지와 토끼 그리고 양의 해에 태어난 사람은 뱀의 해에 삼재에 들고 말의 해에 머물렀다가 양의 해에 나간다. 호랑이와 말 그리고 개의 해에 태어난 사람은 원숭이의 해에 삼재에 들어 닭의 해에 머물렀다가 개의 해에 나간다.

이와 같이 삼재는 들어오는 해, 머무르는 해, 그리고 나가는 해로 구성이 된다. 생년으로부터 9년 만에 삼재가 들기 때문에 해당하는 기간에는 모든 일을 꺼리고 삼가는 일이 많다. 삼재에 해당하는 사람은 이를 예방하기 위해 삼두매와 같은 삼재 부적을 문설주에 붙이기도 하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절이나 무당을 찾아가 삼재풀이와 같은 예방의식을 행하기도 한다.

생활·민속적 관련 사항

민간에서는 삼재가 처음 들어온 해는 ‘들삼재’, 그다음 해는 ‘눌삼재’, 그리고 마지막 해는 ‘날삼재’라 이르며, 3년 내내 근신한다. 그런데 속설에는 9년마다 찾아오는 삼재 중에는 그 운의 흐름이 긍정적으로 흐르는 복삼재가 드는 경우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복삼재가 들면 액운을 가져오기보다는 오히려 길운을 가져온다고 믿었다.

민속에서는 삼재가 든 해에는 좋지 않은 일들이 일어난다고 하여 일생의례 중 혼인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이는 9수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과 유사하다. 혼인에서 9수를 꺼리는 것과 같이, 삼재가 들기 전후에 혼인을 하려는 경향이 있다.

참고문헌

  • 『고려사(高麗史)』
  • 『경도잡지(京都雜誌)』
  •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 『목은집(牧隱集)』
  • 『세시기(歲時記)』
  •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
  •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
  • 국립민속박물관, 『한국 세시풍속 자료집성: 삼국·고려시대편』, 2003.
  • 국립민속박물관, 『한국 세시풍속 자료집성: 신문·잡지편(1876~1945)』, 2003.
  • 국립민속박물관, 『한국 세시풍속 자료집성: 조선전기 문집편』, 2004.
  • 국립민속박물관, 『한국 세시풍속 자료집성: 조선후기 문집편』, 2005.
  • 국립민속박물관, 『한국 세시풍속 자료집성: 현대신문편(1946~1970)』, 2006.
  • 임동권, 『한국 세시풍속 연구』, 집문당, 1984.
  • 김명자, 「한국 세시풍속 연구」, 경희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89.
  • 노성환, 「삼재와 액년에 의한 재앙인식과 대응방식」, 『비교민속학』20집,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