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포도(山葡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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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나무목 포도과 나무의 열매.

개설

덩굴성 포도나무의 열매로, 일반 포도보다 단맛이 진하다. 성숙한 장과(漿果)는 흑자색으로, 9~10월에 수확한다. 머루나 산머루로 불리며, 조선에서 9월에 종묘에 천신(薦新)하는 물품이었다.

원산지 및 유통

한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 등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자라는 식물로 해발 100~1,500미터 부근의 산기슭이나 산골짜기에 주로 분포한다. 땅이 비옥하고 배수가 잘되는 곳에서 자라며 추위에 강하다. 머루 또는 산머루라 부른다. 종류로는 왕머루, 까마귀머루, 새머루, 개머루 등이 있는데, 개머루를 제외하고는 모두 식용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는 평안도의 토산(土産)으로 기록되어 있다.

머루는 서리가 내린 후 당도가 더욱 높아진다. 병든 태조에게 경력(經歷)김정준(金廷雋)이 서리를 맞아 반쯤 익은 산포도 1상자를 가지고 와서 바치니, 태조가 크게 기뻐하였다(『태조실록』 7년 9월 1일). 봉진(封進) 시에는 서리가 내린 뒤에 가지와 덩굴이 달린 채로 할 것을 명하였다(『연산군일기』 8년 9월 8일).

이응희(李應禧)는 『옥담사집(玉潭私集)』 「산포도(山葡萄)」라는 시에서 산포도의 생육 과정을 읊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과일이 있는데 / 有實名不著

넝쿨이 뻗어서 고목에 엉켰어라 / 蔓延古樹紆

비에 젖은 채 푸른 탄환이 주렁주렁 / 雨滋垂碧彈

서리 내릴 땐 검은 구슬이 달렸구나 / 霜重絡玄珠

마유를 손으로 잡을 수 있거늘 / 猶能探馬乳

용수를 끌어당길 필요가 있으랴 / 何用引龍鬚

진짜와 가짜 분별하기 어려우니 / 眞假難分別

손으로 어루만지며 탄식하노라 / 摩挲起一吁

연원 및 용도

『악장가사(樂章歌詞)』와 『시용향악보(時用鄕樂譜)』에 실려 전하는 「청산별곡(靑山別曲)」에는 “살어리 살어리랏다 쳥산(靑山)애 살어리랏다 / 멀위랑 다래랑 먹고 쳥산애 살어리랏다 / 얄리 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라고 하여 머루는 다래와 함께 고려 이후 늦여름이나 초가을의 일상적인 과실이었음을 알 수 있다.

머루는 생으로도 먹었지만 술이나 정과로 만들어 먹었다. 인조 대에는 강원도에서 만들어 올린 산포도 정과를 중궁전에 올렸다. 또 『음식디미방[飮食知未方]』에는 잡채를 만들 때 동아에 맨드라미나 머루 물을 이용하면 붉은 물을 들일 수 있다고 하여, 머루는 음식의 색을 내는 발색제로도 이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한방에서는 몸의 습(濕)을 없애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이뇨 작용을 돕는 보혈강장제로 쓰인다.

생활민속 관련사항

잘 익은 머루는 색이 진하여 먹을 때 손이나 입안 전체에 물이 든다. 그러므로 머루를 먹고는 먹지 않은 채 시침을 땔 수가 없다. 그래서 ‘머루 먹은 속’이란 속담이 있다. 즉 훤히 들여다보이는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말이다. 또 분별을 가리지 않고 아무것이나 취한다는 의미로 ‘소경 머루 먹듯’이란 말이 있다.

참고문헌

  •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 『시용향악보(時用鄕樂譜)』
  •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 『악장가사(樂章歌詞)』
  • 『옥담사집(玉潭私集)』
  • 『음식디미방[飮食知未方]』

관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