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실(朔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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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망월(朔望月)의 길이를, 하루를 10,000분으로 표시한 값.

개설 및 내용

예부터 사람들은 달이 규칙적으로 차고 기우는 모습에 따라 1달이라는 시간을 정하여 사용하였다. 즉 삭(朔)에서 다음 삭까지, 또는 망(望)에서 다음 망까지 이르는 시간을 측정하여 1달의 길이를 정하였다. 이와 같이 삭망의 주기에 따라 정한 달을 삭망월이라고 한다. 중국 원나라 때의 역서(曆書)인 『수시력(授時曆)』과 조선 세종 때의 『칠정산내편(七政算內篇)』에서는 이 삭망월의 길이를 삭책(朔策)이라 이름하고, 29일 5,305분 93초로 정하였다. 현책(弦策)은 삭에서 현(弦)까지의 길이로, 1/4삭책에 해당하므로 7일 3,826분 48초 25가 된다. 또 삭에서 망까지의 길이를 나타내는 망책(望策)은 1/2삭책이므로 14일 7,652분 96초 5가 된다. 여기서 삭실(朔實)은 삭책의 값을 1일을 10,000분으로 하여 환산한 값으로, 29만 5,305분 93초에 해당한다.

삭실(朔實) = 29만 5,305분 93초

삭책(朔策) = 29일 5,305분 93초

현책(弦策) = 1/4삭책 = 7일 3,826분 48초 25

망책(望策) = 1/2삭책 = 14일 7,652분 96초 5

변천

삭망의 주기에 따라 1달을 정할 때, 그 첫날을 정하는 방법은 시대마다 차이가 있었다. 옛 바빌로니아 시대에는 초승달이 보이는 때를 1달의 시작으로 삼았다. 고대 로마에서도 초승달이 처음으로 보이는 날, 뿔피리를 불어 한 달의 시작을 선포하였다고 한다. 오늘날 달력을 나타내는 영어 캘린더(calendar)는 이처럼 매월 초하루를 선포한다는 뜻의 칼렌드(calend)에서 유래하였다.

중국에서도 주(周)나라 초기까지는 초승달이 처음 보이는 날을 매월 1일로 정하였다. 그러나 그 뒤 전국시대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사분력(四分曆)』에서는 달이 태양과 지구 사이에 놓여 보이지 않게 되는 삭(朔)을 1일로 정하였는데, 그 이후에 제정된 많은 역법(曆法)들도 이를 수용하였다.

이처럼 1달의 시작을 정하는 방법뿐 아니라, 1삭망월의 길이도 역법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주력(周曆)』에서 사용한 삭망월의 값은 29.53085일로, 실제보다 0.00026일 컸다. 그 뒤 한(漢)나라 때 제정된 『태초력(太初曆)』에서는 29.5308642일, 후한(後漢) 시대의『사분력(四分曆)』에서는 29.5308511일로 정하였는데, 후한 말인 206년에 편찬된『건상력(乾象曆)』에 와서야 29.5305422일로 정해 오늘날의 값과 비슷하게 되었다.『수시력』에서는 삭망월을 29.530593일로 정하였는데,『수시력』이 제정된 1281년의 삭망월을 현대의 값으로 계산하면 29.530587일이 된다.『수시력』의 삭망월 값이 실제와 불과 0.5초(=0.0000006일)의 오차 범위를 갖는 정확한 값이었음을 알 수 있다.

1 朔亡月(1900)=29.5305882일 + 0.0000000016T(T: 1900년으로부터 경과 년수)

1 朔亡月(1281)=29.5305882일 - 0.0000000016×(1900-1281)=29.53058721일

참고문헌

  • 유경로·이은성·현정준 역주, 『세종장헌대왕실록』「칠정산내편」, 세종대왕기념사업회, 1973.
  • 이은성, 『曆法의 原理分析』, 정음사, 1985.
  • 이은희, 『칠정산내편의 연구』, 한국학술정보, 2007.
  • 藪內淸,『中國の天文曆法』, 平凡社, 19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