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편(備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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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시험에서 한 시권에 작성한 두 개의 답안 중 뒤쪽에 작성한 답안.

개설

과거에서는 하나의 장(場)에서 두 개의 문제를 출제하여 한 장의 시권(試券)에 두 개의 답안을 작성하는 경우들이 있었다. 이 중 뒤쪽에 작성한 글을 비편(備篇)이라고 하였다.

내용 및 특징

과거에서는 많은 경우 하나의 장(場)에서 두 문제의 답안을 작성하였다. 예를 들어 진사시에서는 시(詩)와 부(賦)의 시제를 각각 출제하고 응시자들이 두 편의 글을 짓도록 하였다. 글의 작성 순서는 응시자들이 선택하였는데, 대개 자신이 보다 능숙한 글을 앞쪽에 작성하였다. 응시자가 앞쪽에 작성한 답안을 원편(原篇) 또는 상편(上篇)이라고 하고, 뒤쪽에 작성한 답안을 비편(備篇)·비편(裨篇)·보편(補編)·하편(下篇) 등으로 일컬었다.

채점을 할 때는 원래 원편과 비편의 성적을 각각 매기고, 두 편의 성적을 합산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점차 앞쪽에 작성한 원편을 위주로 채점을 진행하면서 응시자들도 비편은 형식적으로 작성하였다(『현종실록』 1년 3월 6일). 현전하는 시권을 보면 원편은 해서(楷書)로 정성 들여 작성한 반면 비편은 간단히 몇 줄을 초서로 작성하여 형식화된 것을 볼 수 있었다. 또 시험 성적도 비편은 대부분 과락에 해당하는 ‘외(外)’의 성적으로 처리하여 시험의 당락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다. 비편이 형식화되자 1714년(숙종 40) 비편을 폐지하고 응시자가 두 문제 중 한 문제를 선택하여 답안을 작성하도록 제도를 바꾸었다(『숙종실록』 40년 8월 22일).

참고문헌

  •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 『속대전(續大典)』
  • 박현순, 『조선후기의 과거』, 소명출판, 2014.
  • 이성무, 『한국의 과거제도』, 집문당, 2000.
  • 조좌호, 『한국과거제도사연구』, 범우사,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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