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어(鮒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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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의 잔치나 천신제(薦新祭)를 지낼 때 올리던 제물 중의 하나로, 음식 재료와 약재로 사용하는 잉엇과의 민물고기.

개설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는 대표적인 민물고기이다. 천신제의 제물이고, 궁중의 일상식뿐만 아니라 연회에서 찜이나 구이로 쓰였다. 비위(脾胃)를 다스려 붕어죽은 약으로도 쓰였다. 즉어(鯽魚)라고도 한다.

원산지 및 유통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는 80여 곳의 토산으로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조선초기에 이미 보편적인 민물자원이었다. 서식지에 따라 자연환경의 영향을 받아 색과 맛이 달랐다. 허균(許筠)은 『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에서 팔방(八方)에 모두 있는데, 강릉부 경포는 해파(海波)가 통하므로 맛이 가장 좋고 토기(土氣)가 없다고 하였다.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에는 강천(江川)에 사는 것은 빛깔이 금처럼 누렇고 맛이 좋으나, 지택(池澤)에 사는 것은 검고 맛이 좋지 못하다고 평가하였다.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서는 호서의 제천현 의림지의 붕어가 비린내가 없으면서 가장 맛있고, 호남 전주부 덕진의 붕어찜, 관서 평양대동강변의 붕어찜, 의주압록강의 붕어 반찬이 맛있고, 관동 경흥적지의 붕어가 가장 크고 좋다고 하였다.

조선에서는 생붕어와 말린 붕어로 유통되었으며, 8월의 천신(薦新) 물품으로 쓰였다. 또한 일본과의 교역 물품으로 몇백 마리 단위로 거래되었다(『세종실록』 26년 윤7월 22일)(『단종실록』 2년 2월 14일).

연원 및 용도

이색(李穡)은 『목은집(牧隱集)』에서 노루포[乾鹿]를 선물로 보낸다는 서신을 받았으나, 염주(鹽州)의 붕어가 먹고 싶어 시를 한 수 지어 부친다는 것으로 보아 이미 고려시대부터 즐겨 먹은 것으로 보인다.

이익(李瀷)은 『성호사설(星湖僿說)』에서 궤사례(饋食禮)에는 생선포로 붕어를 제물로 써야 한다고 하였다. 『송자대전(宋子大全)』과 『순암집(順菴集)』에는 혼례 동뢰상에 옛날에는 생선은 붕어를, 육류는 돈육을 썼는데, 지금은 형편에 따라서 쓴다고 하였다. 혹은 탕이나 구이[灸]를 중간에 놓는데, 생선은 북쪽에, 육류는 남쪽에 놓는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오래전에는 붕어를 제수나 혼례 음식으로도 이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붕어는 주로 찜이나 구이로 이용하였는데, 궁중의 잔치에는 붕어찜이 올랐고, 왕의 수라상에는 구이가 올랐다.

위를 튼튼하게 하고 몸을 보하는 약재로도 사용되었다. 『산림경제(山林經濟)』에서는 『의학입문(醫學入門)』을 인용하여 모든 고기는 모두 오행(五行)의 화(火)에 해당하나, 붕어만은 토(土)에 속한다. 그러므로 위를 보호하고 장을 튼튼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였다. 또 『증류본초(證類本草)』를 인용하여 순채와 함께 국을 끓여 먹으면 위가 약해져 소화가 잘 되지 않을 때 좋다고 하였다.

생활민속 관련사항

붕어찜은 조선의 고조리서(古調理書)에 기록된 찜류 중 가장 자주 나오는 음식이다. 『규합총서(閨閤叢書)』에서 붕어찜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술하였다. 큰 붕어를 통째로 비늘을 긁고, 칼로 등마루를 찢어 속을 내고 어만두 속처럼 만들어 뱃속에 넣는다. 좋은 식초를 두어 술 붓고 붕어 입 속에 백반 조그마한 조각을 넣는다. 생선 벤 자리에 녹말을 묻히고 실로 동인다. 노구솥에 물을 조금 붓고 기름장에 뭉긋한 불로 끓여 낸다. 밀가루와 달걀을 풀어 쓴다.

참고문헌

  •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 『규합총서(閨閤叢書)』
  •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
  • 『목은집(牧隱集)』
  • 『산림경제(山林經濟)』
  • 『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
  • 『성호사설(星湖僿說)』
  • 『송자대전(宋子大全)』
  • 『순암집(順菴集)』
  •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
  • 『옥담사집(玉潭私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