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국사(奉國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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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선공주와 명혜공주의 명복을 빌던 경기도 성남시의 절.

개설

성남 봉국사(奉國寺)는 고려 현종 때 창건되었다고 하지만 전하는 문헌이 없고, 조선 현종대부터 기록에 나온다. 현종의 장녀인 명선공주와 차녀인 명혜공주가 정혼을 한 상태에서 요절하자 어머니인 명성왕후가 두 공주의 명복을 빌기 위해 무덤 근처에 재사(齋舍) 원당으로서 사찰을 짓도록 지시하였다. 명성왕후의 명을 받은 금강산 승려 축존(竺尊)이 사찰을 창건하였다. 이에 왕실에서 사찰명을 봉국사라 하고, 두 공주의 명복을 위해 매년 봄·가을에 제사하도록 하고 재정을 지원하였다.

내용 및 변천

경기도 성남시 영장산(靈長山) 서남쪽 기슭에 위치해 있는 봉국사는 1028년(현종 19)에 승려 법현이 창건하였고, 그 뒤에 폐허가 되었던 것을 1395년(태조 4)에 승려 담화(曇華)가 태조의 명으로 중수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봉국사에 관한 본격적인 기록은 1674년(현종 15)에 요절한 두 공주의 명복을 빌기 위해 새로 창건한 이후부터 나온다.

현종과 명성왕후 사이에 태어난 장녀인 명선공주(明善公主)와 차녀인 명혜공주(明惠公主)는 요절하였다. 명혜공주는 1673년(현종 14년) 정혼하였으나 가례를 올리지 못한 상태에서 갑자기 사망하였고(『현종실록』 14년 4월 27일), 3개월 후에는 언니였던 명선공주마저 정혼하였으나 가례를 올리지 못하고 사망하였다(『현종실록』 14년 8월 2일). 이때 명혜공주와 정혼한 부마(駙馬)는 공주가 육례(六禮)를 행하기 전에 죽었기 때문에 봉작(封爵)을 거두었지만, 명선공주와 정혼한 부마는 이미 가례청(嘉禮廳)을 설치하였기 때문에 봉작을 거두지 않았다.

현종은 어린 나이에 사망한 두 딸을 불쌍히 여겨 두 공주에 대한 전장(田庄) 및 공장(供帳) 등을 생존한 공주들의 예와 같이 하였다. 공주가 사망한 이듬해인 1674년에는 어머니 명성왕후가 금강산에 있던 승려 축존(竺尊)을 불러 두 공주의 무덤 근처에 있는 성부산(星浮山) 아래에 원당(願堂)을 세우도록 하였다. 그리고 환관을 보내 공사를 감독하게 하고 ‘봉국사’라는 사액을 내렸다. 성부산은 오늘날 성남의 영장산을 말한다. 명혜공주의 묘가 원래 서울시 서초구 내곡동에 있었고, 명선공주의 묘가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에 있었으므로 장녀의 무덤 가까운 곳에 원당사찰을 지었던 것이다.

봉국사에서는 매년 궁인(宮人)이 참석한 가운데 봄·가을에 두 공주의 제사를 지냈다. 그런데 1691년(숙종 17)에 대사헌(大司憲)심단(沈檀)이 왕에게 봉국사의 제사가 옳지 못하다고 말하고, 또 우의정(右議政)민암(閔黯)이 봉선사(奉先寺)와 봉은사(奉恩寺)에 열성(列聖)의 위판(位版)을 봉안하였지만 유생(儒生)의 상소 때문에 폐지했던 일을 말하며 봉국사의 제사를 혁파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하지만 임금은 선대 왕부터 해오던 제사를 갑자기 폐지할 수 없다는 이유로 윤허하지 않았다(『숙종실록』 17년 4월 2일). 이후로 더 이상 봉국사의 제사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고 두 공주의 제사는 근대까지 이어졌다.

명혜공주와 명선공주의 묘는 현재 경기도 고양시 서삼릉(西三陵)에 안장되어 있다. 명혜공주의 묘는 원래 태종과 원경왕후 민씨의 능인 헌릉(獻陵) 근처인 서울시 서초구 내곡동에 있었고, 명선공주의 묘는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에 있었으나, 일제강점기에 이장되어 서삼릉에 안치되었다. 그러므로 봉국사에서 거행하던 두 공주에 대한 제사는 일제강점기 이후 없어졌다.

봉국사는 1924년에 주지 권두창(權斗昌)이 중수하였고, 1932년에는 주지 이춘성(李春城)이 서울 삼청동백악산 동쪽 기슭에 법당을 지어 부속 암자를 만들었다. 그 후 한국전쟁으로 퇴락하였으나 1958년에 비구니 법운(法雲)이 중수하였다. 그리고 1967년에는 혜성(慧星)이 삼성각(三聖閣)을 신축하였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대광명전, 삼성각, 심검당 등이 있다.

참고문헌

  • 『대각등계집(大覺登階集)』
  • 「봉국사신창기(奉國寺新創記)」
  • 권상로 편, 『韓國寺刹全書』, 동국대학교출판부, 1979.
  • 탁효정, 「조선시대 왕실원당 연구」,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논문,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