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초강목(本草綱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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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명나라 이시진(李時珍)이 편찬하여 1590년(명나라 만력 18)에 간행된 본초서.

개설

중국 명나라 이시진이 편찬한 본초서였다. 1590년(명나라 만력 18)에 간행되어 조선에는 임진왜란 이후에 도입되었으며, 18세기 이후에야 비로소 조선 의학에 널리 쓰였다. 조선에서는 북학이 널리 파급된 이후에야 이 책이 뒤늦게 사용되었다. 따라서 조선 문헌에서 일반적으로 ‘본초’ 혹은 ‘본초경’이라 밝힌 것은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을 말하거나 『경사증류비용본초』 등 송대에 이루어진 본초서를 지칭하였다.

『본초강목(本草綱目)』은 『중수정화본초(重修政和本草)』를 저본으로 이루어졌는데, 이시진은 이 책에 대하여 “제가(諸家)의 본초와 천고(千古)의 단방을 오늘날까지 그대로 보존한 공로가 있다.”고 찬양하였다.

편찬/발간 경위

이시진은 명나라 이전 본초학의 성과를 계승하고 종합한 토대 위에, 약초 재배인이나 민간의 의원, 수렵인, 어민 등을 찾아다니며 광범위하게 집적한 다량의 본초학 지식을 채록하였다. 각 분야의 저작 800여 종을 참고하고, 장기간에 걸친 임상 실천과 연구를 진행하여, 수십 년에 걸쳐 편성하였다.

서지 사항

이 책은 임진왜란 이후에 조선에 도입된 것으로 보이나 조선에서 간행한 기록은 없었다. 조선후기에는 주로 중국판과 일본에서 들여온 번각판이 통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구성/내용

전52권의 방대한 분량으로 되어 있었다. 제1·2권은 각 학자의 본초학 서례(序例)를 집록하고, 제3·4권은 증후를 위주로 소용(所用)되는 약물을 기술하였다. 제5권 이후는 약물을 천수류(天水類)·지수류(地水類)·화류(火類)·토류(土類) 등 62류로 나누어 약물 1,892종을 수록하였는데, 그중 새로 첨가한 것이 374종이었다. 방제 10,000여 수, 삽화 1,000여 폭을 수록하였으며, 각종 약물마다 석명(釋名)·집해(集解)·정오(正誤)·수치(修治)·기미(氣味)·주치(主治)·발명(發明)·부방(附方) 등으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과거에 통용되었던 본초학 내용 가운데 일부 착오를 바로잡았을 뿐만 아니라, 많은 자료를 종합하여 체계적인 약물 분류법을 제시하였으며, 풍부한 임상 실험 결과를 반영하였다.

이시진은 약물을 논술할 때 매우 사실적인 입장을 취하였다. 『본초강목』은 한약학 저작이지만 논술한 내용이 매우 광범위하여 널리 생물·화학·천문·지리·지질·광물학과 역사 등의 분야에 이르기까지 많은 성취를 이룩하였다. 따라서 이 책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 박물학적 저작으로 평가되었다. 진화론을 정립한 과학자 다윈(Darwin)도 ‘중국 고대의 백과지식’이 『본초강목』에 모두 들어 있다고 찬탄하기도 했다. 나아가 이 책의 일부 혹은 전서의 내용이 세계 각국 언어로 번역 출판되었으며, 현재 여러 종류의 영인본과 교정본이 나와 있다.

이 책은 청대에 고증학과 박물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많은 학자에게 관심을 받았다. 또한 청나라 임기룡(林起龍)이 편찬하여 1667년(청나라 강희 6)에 간행한 『본초강목필독(本草綱目必讀)』을 필두로 조학민(趙學敏)이 편찬하여 1765년(청나라 건륭 30)에 간행한 『본초강목습유(本草綱目拾遺)』, 1800년(청나라 가경 5)에 간행한 『본초강목만방유편(本草綱目萬方類編)』·『본초강목박의(本草綱目博議)』·『본초강목적요(本草綱目摘要)』 등 많은 수의 2차 저작이 나왔다.

특히 채열선(蔡烈先)이 지은 『본초만방침선(本草萬方鍼線)』은 『본초강목』 중 부방(附方)의 분류와 차례를 기초로 하여 낱낱이 원문을 기록하고 편집하여 만들었다. 모두 107문(門), 11,713방(方)으로 나누었으며, 『본초강목』에 있는 단방(單方)과 험방(驗方)을 각기 다른 질병에 따라 분류하여 독자가 찾아보기 쉽게 하였다. 이 책은 조선에 들어와 황도연이 약성가와 『방약합편』을 구성할 때 편집의 전범이 되었다.

조선에서 본격적으로 『본초강목』을 연구한 책으로는 17~18세기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본초정화(本草精華)』가 있으며, 『의문보감』·『제중신편』 등의 책에도 이용되었다. 현재덕(玄在德)은 『본초강목』의 본초방을 연구하여 『본초유함』과 『본초유함요령』을 집필하였고, 황도연은 『본초강목』의 부방을 분류·재편하여 『부방편람』을 지었으며, 이것을 밑거름으로 불후의 명작 『방약합편』을 펴냈다.

특히 조선말기에 이규준(李圭晙)은 『본초경교정(本草經校正)』이라는 서명으로 3권으로 된 본초서를 편찬하였다. 그는 당(唐)·송 이래로 수십 종류의 본초서가 나와 종류는 많으나 요령이 없으며, 복잡하여 정미하지 못한 것을 개탄하고, 『신농본초경』의 원래 모습을 복원하기 위하여 지었다고 하였다. 『본초강목』을 원본(原本)으로 하여 석명(釋名)·집해(集解)·기미(氣味)·주치(主治)에서 발췌하고 교정하여 만든 것이었다. 전3권으로 1권은 상약(上藥) 125종, 2권은 중약(中藥) 120종, 3권은 하약(下藥) 120종으로 구성하였으며, 『신농본초경』의 상중하품(上中下品) 365종을 채택하고, 그 밖에 널리 통용되는 80종을 부록으로 실었다. 이 책의 특징은 단지 『본초강목』을 발췌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황제내경(黃帝內經)』의 이치에 맞게 설명하는 데 충실하였다. 가령 인삼(人參)의 기미가 감한(甘寒)으로 되어 있던 것을 감온(甘溫)으로 바로잡으면서, “상품약(上品藥)은 모두 소화지기(少火之氣)를 얻어 풍한습비(風寒濕痺)를 쫓고 사람 몸을 가볍게 하며 기운을 돋우고 오래도록 늙지 않게 하거늘, 이전 책에 습(濕)을 없애고 기운을 도우는 약을 더러 한랭(寒冷)하다 한 것은 명백히 그릇되었으므로, 이제 모두 온평(溫平)으로 고치고 바로잡아 알기 쉽게 하였다. 대개 평온(平溫)한 미(味)가 능히 한열(寒熱)을 쫓을 수 있거늘, 그 약들이 열을 물리치므로 한(寒)하다고 한 것은 잘못이다.”라고 하였다. 주치도 이전 책에 번거로울 정도로 많은 것을 간추려 『신농본초경』에 나온 것을 위주로 하고, 『명의별록(名醫別錄)』에서 보충하여 내용을 간략히 하였다.

참고문헌

  • 동양의학대사전 편찬위원회, 『동양의학대사전』, 경희대학교 출판국, 1999.
  • 안상우, 「역대 본초서의 대표명저-『經史證類備用本草』」, 『고의서산책』 296회, 민족의학신문, 2006.
  • 안상우, 「歷代本草 바로잡은 石谷藥物學의 眞髓-『本草經校正』 ②」, 『고의서산책』 462회, 민족의학신문, 2010.
  • 안상우, 「오늘에 되살린 神農本草 三品藥性-『本草經校正』 ①」, 『고의서산책』 461회, 민족의학신문, 2010.
  • 안상우, 「향내나는 약초, 아름다운 판화감상-『經史證類大觀本草』」, 『고의서산책』 314회, 민족의학신문,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