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농(麥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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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와 밀농사를 짓는 일.

개설

조선시대에는 다양한 곡물이 재배되었다. 가장 대표적 곡물인 쌀을 비롯하여 좁쌀·콩·보리·밀·기장·조·팥·녹두 등이 재배되었는데, 이 중 보리와 밀 농사를 일컬어 맥농(麥農)이라 한다. 맥농(麥農)은 조선전기까지만 해도 밭[旱田]에서 주로 이루어졌지만 이모작이 보급되는 후기에는 논[水田]으로도 재배가 확대되었다. 맥농은 크게 보리를 재배하는 보리[大麥] 농사와 밀을 재배하는 밀[小麥] 농사로 구분된다.

내용 및 특징

맥농은 파종 시기에 따라 봄보리[春麥]와 가을보리[秋麥]로 구분되었고, 파종 장소에 따라서는 한전 보리와 수전 보리가 있었다. 이 중 맥농의 주류는 언제나 한전 보리였다. 그것은 본래 습기와 바람을 피해야 하는 맥(麥)의 습성 때문이었다. 한전 보리는 콩·조·기장 등과 같은 여러 잡곡과 더불어 이모작되고 있었다. 한편, 조선후기 농법(農法)이 발달하고 농서(農書)가 널리 보급됨에 따라 수전(水田)에서도 맥농이 가능해지면서 수전이모작이 시행되기 시작하였다.

농민들에게 가장 어려운 시기는 전년도에 농사지은 식량이 바닥나고 새로운 곡식이 나오지 않는 춘궁기였다. 이때가 되면 농민 대부분이 양식이 없어 기근에 허덕이거나 나무껍질을 벗겨먹으며 생계를 유지하였다. 이 시기 농민들의 양식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맥농이었다. 가을보리의 수확 시기가 춘궁기에 걸쳐 있었기 때문에 농민들에게 맥은 매우 소중한 식량이 되었다. 따라서 농민들은 벼에 비해서는 비록 보리와 밀을 천시하고 있었지만, 곤경을 타개한다는 점에서는 대단히 중요하게 여겼다. 조정에서도 기근을 타개하는 방안으로 가을에 심는 맥농을 적극 권장하였다. 가을보리는 보통 논에 가을걷이가 끝난 10월에서 11월 사이에 파종을 하여 이듬해 5월 즈음 수확을 하였다.

변천

조선전기 맥농은 거의 밭에서만 이루어졌다. 서늘하고 건조한 기후를 좋아하는 맥의 습성과 주로 직파법을 쓰던 농법으로 인해 논에서는 보리의 성장과 추수 시기가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선후기 농법이 발달하고 이앙법이 널리 보급되면서 양상은 바뀌었다. 직파법에 따르면 이른 벼, 즉 올벼[旱稻]는 2월, 늦은 벼, 즉 늦벼[晩稻]는 3월에 파종해야 했기 때문에 보통 4월 말에서 5월 초에 추수를 하는 맥과 기간이 맞지 않았다. 하지만 이앙법은 모판에서 모를 키웠다가 4월 말에서 5월에 논에 옮겨 심었기 때문에 맥의 성장 및 추수 기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이앙법의 보급은 벼와 맥의 수전이모작을 가능하게 하고 농민경제 성장에도 일정 부분 기여하였다.

참고문헌

  • 『비변사등록(備邊司謄錄)』
  •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 김용섭, 『조선후기농업사연구』1, 일조각, 1970.
  • 김용섭, 『조선후기농업사연구』2, 일조각, 1971.
  • 김용섭, 「조선후기의 수도작기술(水稻作技術) -도(稻)·맥(麥) 이모작의 보급에 대하여-」, 『아세아연구』7, 고려대 아세아연구소, 1964.
  • 한국농업사학회, 『조선시대 농업사 연구』, 국학자료원,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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