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경초집언해(馬經抄集諺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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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경대전(馬經大典)』과 『신편집성마의방(新編集成馬醫方)』을 초집(抄集)하여 언해한 책.

개설

『마경초집언해(馬經抄集諺解)』는 편자, 편찬 연대 미상의 『마경대전』과 『신편집성마의방』을 초집(抄集)한 후 일반 대중이 쉽게 말을 치료할 수 있도록 언해하여 편찬한 책이다. 인조(仁祖) 대에 사복시(司僕寺) 제조(提調)를 지낸 이서(李曙)가 편찬했다는 설과 숙종(肅宗) 대인 1682년(숙종 8) 전후에 편찬했다는 설이 있다. 『마경언해(馬經諺解)』라고도 한다.

편찬/발간 경위

간기(刊記)가 없기 때문에 이 책을 편찬한 경위 및 간행시기 등에 대하여 자세히 분명히 전해지는 것은 없으나, 조선시대 인조 대에 이서가 간행하였다는 주장이 있다. 이서는 왕실의 가마, 말, 마구간과 목장 등 말의 사육과 방목을 맡았던 사복시(司僕寺)에서 제조(提調)를 지낸 인물이다. 무과 출신의 이서는 왕에게 건의해 남한산성을 수축하고 마필을 번성케 하였으며, 무기를 정비하여 인조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인조실록』 2년 3월 9일),(『인조실록』 3년 2월 23일),(『인조실록』 3년 8월 3일),(『인조실록』 9년 7월 2일) 그는 일찍이 마필 관리의 중요함을 인식하고 중국 마의학서인 『마경(馬經)』을 구해 『신각참보침의마경대전(新刻參補針醫馬經大全)』을 간행하였으며, 원래 전해내려 오던 『신편집성마의방(新編集成馬醫方)』을 우리말로 번역하였다. 특히 마필을 관리하는 대부분의 백성이 한자를 모른다는 점에 주목하여, 한자로 된 어려운 수의학 서적을 언해하여 보급한 것은 그의 큰 업적이라 할 수 있다.

서지 사항

총 2권 2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질은 한지이다. 책의 크기는 세로 35cm, 가로 21.5cm이다.

1682년(숙종 8)에 중추부(中樞府) 영사(領事)송시열(宋時烈)에게 하사한 내사기(內賜記)가 있는 인본(印本)이 현재 전하고 있다. 이 책으로 인해 1692년에 『마경초집언해』가 편찬되었다고 보기도 한다.

현재 국립중앙도서관과 장서각도서, 세종대왕기념사업회 등에 소장되어 있다.

구성/내용

이 책의 근간이 된 『신편집성마의방』은 권중화(權仲和)·한상경(韓尙敬)·조준(趙浚)·김사형(金士衡)·방사량(房士良) 등이 편찬한 것으로 『향약제생집성방(鄕藥濟生集成方)』과 함께 간행되었다. 1399년(정종 1) 강원도에서 초간된 후 전주·의주·제주 등 각지에서 중간되었으며, 1634년(인조 12)에는 훈련도감활자(訓鍊都監活字)의 소활자로 인출되기도 하였다. 이 책은 전의소감지제생원사(典醫少監知濟生院事)방사량(房士良)의 서문에 따르면, 좌정승조준과 우정승김사형이 권중화와 한상경에게 명하여, 중국 백락(伯樂)의 경(經)을 날[經]로 하고 원나라의 결(訣)을 씨[緯]로 하여 제서(諸書)의 효력 있는 방문들을 모은 후, 동인(東人)이 이미 시험한 술법을 채집하여 편성한 것이라 하였다. 따라서 이 책은 송(宋)나라와 원(元)나라 때의 『마의방(馬醫方)』·『우의방(牛醫方)』과 동인들의 경험방을 참작, 수집한 책으로, 고려시대 수의학의 전통을 이어 온 전문의방서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상권과 하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권은 ‘논마유부모(論馬有父母)ㆍ상양마도(相良馬圖)ㆍ상양마가(相良馬歌)ㆍ상양마법(相良馬法)’ 등의 67항목이 수록되어 있으며, 하권은 ‘마환냉장즐사병도(馬患冷腸瀉併圖)ㆍ마환신구내사병도(馬患新驅瀉併圖)’ 등의 항목이 수록되어 있다. 곳곳에 삽화를 그려 넣어 이해를 돕고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노마(駑馬)ㆍ흉마(凶馬)의 변상법(辨相法), 마수(馬壽)ㆍ마치(馬齒)ㆍ장부진맥법(臟腑診脈法)ㆍ양마법(養馬法)ㆍ외양법ㆍ방목법(放牧法)ㆍ행침법(行針法)ㆍ골명법(骨名法)ㆍ혈명도(穴名圖) 등에 이르기까지 매우 상세하다. 이 외에 말의 오장육부 질환과 각종 골저(骨疽), 창상(創傷), 온역문(溫疫門) 등으로도 나누어 해설하고 있다.

이와 같이 『마경초집언해』는 전부터 내려오던 지식을 망라하여, 말에 관한 여러 가지 병을 기록하였다. 원문인 한문을 앞에 놓고 그 사이사이에 음을 단 후, 우리말로 번역하였다. 이 책에서 드러난 한자음은 동국정운식(東國正韻式) 한자음이 아닌 현실음인데, 한글 글자가 한문 원문과 같이 대자(大字)이고, 입겿과 언해문은 소자(小字)이다. 어두 경음 표기에는 ‘ㅅ계’, ‘ㅂ계’ 합용병서가 ‘와’, ‘무롭’, ‘’와 같이 쓰였고, 받침에서 ‘ㅅ→ㄷ’의 혼기가 정반대의 ‘ㄷ→ㅅ’의 혼기로 나타나는데, 그 예로 ‘ᄂᆞᆺ는 곧디오’, ‘곳이오’, ‘곧이오’를 들 수 있다.또한 ‘곧디오’처럼 중철(重綴)도 나타난다. 예컨대 ‘<(蜜)’이라든지 ‘<(造)’ 등과 같이 근세어의 양상을 그대로 나타내는 경우도 있고, ‘우를’, ‘양반을’ 등에서 모음조화(母音調和)를 무시하고 ‘를, 을’로의 편재(偏在)를 보이는 것도 근세어의 특징을 보이고 있는 부분이다. 어휘로는 ‘초리(참(새))’, ‘고리눈말’, ‘구브러디다(구부러지다)’, ‘즐히다(지리다)’, ‘귀붏(귓불)’, ‘댱맣(장마)’ 같은 것들이 눈길을 끈다.

참고문헌

  • 『인조실록(仁祖實錄)』
  • 김두종, 『한국의학사』, 탐구당, 1966.
  • 김석득, 「17세기 국어의 된소리 형태음소되기-된소리되기 원인과 된소리 증가 현상」, 『연세논총』21 , 연세대학교, 1985.
  • 김종진, 「近代國語 表記法 硏究」, 원광대학교 박사학위논문, 원광대학교, 1986.
  • 최현배, 『고친 한글갈』, 서울:정음사, 19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