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용문(登龍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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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유생이 문과에 급제하여 관직에 나가기까지의 힘겨운 고난과 과정을 비유하는 말.

개설

등용문은 말 그대로 용문(龍門)을 오른다는 뜻이었다. 용문은 황하(黃河) 상류에 있는 협곡 이름인데, 이곳은 물 흐름이 매우 세차고 빨라서 웬만한 큰 물고기도 여간해서는 상류로 거슬러 오르지 못하였다. 그러나 물고기가 일단 이 상류를 오르기만 하면 곧바로 용으로 변하여 하늘로 날아오른다는 전설이 있었다. 따라서 등용문은 어렵고 힘들게 문과에 응시하고, 급제하여 벼슬길에 오르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쓰였다.

내용 및 특징

등용문은 중국 후한(後漢)의 고사(故事)에서 나오는 용어였다. 당시 이응(李膺)이라는 사람은 퇴폐한 환관(宦官)과 맞서서 기강을 바로잡으려는 정의파 관리의 영수(領袖)로서, 몸가짐이 고결하고 청렴하였기 때문에 당시 젊은 관리들은 그에게 인정받는 것을 등용문이라 칭하면서 몹시 자랑스럽게 여겼다는 것이다. 이때 등용문이라는 용어는 황하 상류의 용문 계곡 근처에 흐름이 매우 빠른 폭포가 있어 그 밑으로 큰 물고기들이 수없이 모여들었으나 오르지 못하였는데, 만일 물고기가 거슬러 오르기만 하면 곧바로 용이 된다는 전설을 비유한 것이었다.

이후 이 등용문이라는 용어는 조선시대 유생이 힘겨운 고난과 과정을 거치고 문과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나아가게 된 것을 가리키게 되었다. 이것은 1436년(세종 18) 사학(四學)의 학생(學生)들이 왕에게 자신들도 문과에 응시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왕께서 등용문을 활짝 열어 놓으시고’라고 표현한 것에서 알 수 있다(『세종실록』 18년 4월 7일).

이러한 등용문과 관련하여 나온 또 다른 용어가 있었다. 용문을 오르는 등용문만 하면 이전의 물고기는 용으로 변하여 하늘로 솟구쳐 날아오르지만, 상류를 거슬러 오르지 못한 물고기는 용문을 솟아오르려다가 떨어질 때 바위에 이마를 부딪쳐 점이 찍히듯이 큰 상처를 입는다는 용문점액(龍門點額)이 바로 그 용어였다. 앞의 등용문이 문과 급제를 가리켰다면, 반대로 용문점액은 문과에 낙방(落榜)한 것을 빗대어 하는 말로 사용되었는데, 『상촌선생집(象村先生集)』에 실린 조선중기의 문신(文臣) 장유(張維)의 시에서도 확인되었다.

참고문헌

  • 『상촌선생집(象村先生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