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척식주식회사(東洋拓殖株式會社)

1908년(융희 2) 일본이 서울에 설립한 독점적 국책회사.

개설

1906년(광무 10) 통감부 개설 이후 일제가 대한제국의 토지와 자원을 수탈할 목적으로 설립한 국책회사이다. 이 회사는 주로 토지를 강매하고 일본인 농업이민을 장려하는 한편 한국인에게는 높은 소작료를 징수하고 토지에서 생산된 미곡 등을 일본으로 반출하는 일 등을 수행하였다. 이후 본점을 동경으로 옮기고 지점을 만주 일대까지 확대하였다.

설립 경위 및 목적

일본은 1908년 3월 제24회 제국의회에서 「동양척식주식회사법」이라는 특수법을 제정하였다. 통감부는 이 법안을 대한제국 정부에 강요해 1908년 8월 26일 순종의 재가를 얻어 다음날인 8월 27일 일본과 대한제국 양국에서 동시에 공포하였다. 「동양척식주식회사법」은 총 6장 49개조와 부칙 6개조로 구성되어 있다. 법은 1장 총칙, 2장 임원규정, 3장 영업범위, 4장 증권발행 규정, 5장 준비금 조항, 6장 정부 감독 및 보조 조항 등으로 되어 있다. 이 법령에 따라 총 84조에 이르는 동양척식주식회사 정관을 제정해 그해 10월 8일부로 정부의 인가를 얻었다.

조직 및 역할

1908년(융희 2) 9월 한일 양국 정부로부터 116인의 창립위원이 임명되었는데, 그 가운데 일본 측 위원은 83인, 한국 측 위원은 33인이었다. 설립위원장에는 일본인 정친정실정(正親町實正)이 선임되었다. 일본 측 위원은 대장성, 내무성, 법무성, 농상무성, 육군성 등의 고위관리와 통감부 직원들이 임명되었고, 한국 측은 조진태(趙鎭泰), 백완혁(白完爀), 한상룡(韓相龍) 등 금융계 인사 및 귀족과 지주들이었다. 이렇게 조직 구성을 마친 뒤 12월 28일 이중국적 회사인 동양척식주식회사가 설립되었다.

동양척식주식회사는 창립자본금을 1,000만 원으로 정했고 이를 20만 주(1주당 50원)로 나누었다. 그중 6만주는 한국 정부로 하여금 토지에 투자하게 했고 나머지 14만 주 중 일본 황실이 5천 주, 황족이 1천 주를 우선적으로 인수하고 대한제국 황실이 1천 7백 주를 인수하도록 했으며, 그 나머지 13만 2,300주는 일본 국내 및 한국 국내에서 공모키로 하였다.

동양척식주식회사는 1909년 1월 29일부터 서울에 본점을 두고 사무를 개시하였다. 창립 당시 총재는 현역군인인 육군중장 우사카와 가즈마사[宇佐川一正], 부총재는 요시하라 사부로[吉原三郞]와 민영기(閔泳綺), 이사는 이와사[岩佐瑝藏]·하야시 이치조[林市藏]·이노우에[井上季哉]·한상룡, 감사는 마스시타[松下直平]·노다 우타로우[野田卯太郎]·조진태 였다.

동양척식주식회사는 설립과 더불어 대한제국 정부로부터 출자분으로 토지 1만 7,714정보, 즉 논 1만 2,523정보, 밭 4,908정보, 잡종지 283정보를 우선 인수받았다. 이 회사의 토지 소유는 토지조사사업이 완료된 뒤 국유지 불하의 혜택을 받아 더욱 확대되었다. 토지는 전국에 걸쳐 있었으나, 특히 전라남도·전라북도·황해도·충청남도의 곡창지대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들 토지는 일본인 농업이민에 불하되었고, 1920년 이후 특히 임야 경영에 주력해 막대한 면적의 삼림을 소유하게 되었다. 그러나 동양척식주식회사의 한국 내의 사업은 1920년대 후반기부터는 토지 경영보다는 부동산담보 대부에 주력하였고, 1930년대 이후 일제의 식민지 공업화 정책에 따라 투자 사업도 공업건설 부문으로 옮겨졌다.

변천

이 회사는 창립 시 한일 양국의 이중국적회사로 발족했으나 1910년 대한제국의 국권상실과 더불어 일본국적 회사가 되었고 조직에도 변화가 있었다. 대한제국 정부가 출자했던 6만 주의 주식도 조선총독부의 소유가 되었다. 또한 1917년 7월 동양척식주식회사법을 개정하여 부총재 2인을 1인으로 바꾸었다. 이로써 한국인 부총재의 길은 줄어들었고, 한국인은 이후 이사 및 감사의 직에도 선임될 기회가 적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 개정법에서는 지역 제한을 철폐하고 조선 및 외국에서도 영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 결과 일본이 식민지 조선을 거점으로 중국대륙의 진출을 기도하면서 1917년 10월에는 서울 본점을 동경으로 이전하고 서울에는 지점을 두었다. 또한 봉천(奉天)과 대련지점(大連支店)을, 1919년 하얼빈지점, 1925년 간도출장소, 1933년 신경지점(新京支店)을 개설하였다.

동양척식주식회사는 1931년 만주사변과 1937년 중일전쟁 이후 일제의 중공업 집중 투자정책에 따라 광공업 등의 부분에도 관심을 기울여 투자하였으나, 사업 중심은 조선의 농업수탈이었다. 이들의 활동은 전국 각처에서 소작쟁의가 발생하는 등 항상적인 민원(民怨) 대상이었고, 1926년 12월 28일에는 의열단원 나석주가 동척에 폭탄을 투척하는 사건도 있었다.

참고문헌

•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 『조선총독부관보(朝鮮總督府官報)』
• 『동양척식주식회사삼십년지(東洋拓殖株式會社三十年誌)』, 東洋拓殖株式會社, 1939.
• 고승제, 『한국이민사연구』, 장문각, 1973.
• 조기준, 「일인농업이민과 동양척식주식회사」,『한국근대사론』I, 지식산업사 1977.